순둥이 아들 세상 살아남기(번외편)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20.06.25l수정2020.09.1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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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한겨레>에서 이런 기사를 보았다.

정의길 선임기자가 쓴 ‘‘고급 인력 끊길라’ 재계 반대에도 이민·비자 목 죄는 트럼프‘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50538.html?fromMobile

트럼프 대통령은 올 연말까지 특정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조처로 24일부터 미국 취업비자 발급이 중단된다는 기사다.

이 기사를 보니 아들 생각이 났다. 다행히 아들은 최근 캐나다에서 취업비자를 받았다.

아들은 작년 12월 캐나다 대학을 졸업했다. 한국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도 안 가겠다 했던 아들이 무사히 대학까지 졸업한 것이다. 꿈만 같다.

그동안 고생했다며 잠시 한국에 와서 쉬었다 가라는 아빠, 엄마의 간곡한 요청으로, 아들은 지난 설에 한국에 들어왔다. 아들을 굳이 한국에 들어오게 한 것은 살살 꼬여서 한국에서 직업 찾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은 1도 관심이 없었다. 한 달 정도 쉬었다 캐나다로 돌아가 취업을 하겠다 했다. 한국도 코로나로 뒤숭숭한 때라 일 구하기 만만찮을 것 같아 말릴 수가 없었다. 

▲ 지난 2월 중순 아들과 다녀온 제주도 여행. 언제 또 함께 할 수 있을지...

대구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했다.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제 가면 언제 올지 모른다는 아들 말에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다. 2월 21일, 3월 13일자 홍콩을 경유하는 커세이 퍼시픽 항공권을 예매했다. 그런데 3월 2일 취소됐다. 마음이 급해졌다.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에서 오는 항공라인을 닫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보내야겠다고 생각해 서둘렀다. 3월 3일, 3월 6일자 미국 달라스 경유 어메리칸 에어라인을 예약했다. 이 항공편도 3월 4일 취소되었다. 놀라 손이 다 떨렸다. 한국 출발 미국 입국이 닫힌 것이다.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가야했다. 3월 5일, 3월 6일자 토론토 직항 에어 캐나다 항공권을 예매했다. 다행히 캐나다는 한국승객을 막지 않았다.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아들은 캐나다에 갔다.

그런데 웬걸? 3월 10일부터 캐나다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3월 중순 경, 모든 국민에게 자가격리를 명령했다. 재택근무를 하고, 생필품. 의약품 등을 구입하는 경우만 집밖으로 나올 수 있다. 2인 이상 모임도 금지하는 고강도 통제조치다. 아들은 한국에서 친구도 잘 안 만나고 스스로 격리하다 갔는데, 캐나다에선 강제 격리를 당하게 된 거다. 현재는 격리가 좀 완화되어 식당도 여는 것 같지만 일자리는 아직도 구하기 어렵다.

얼마 전에는 캐나다 대학 졸업 후 캐나다 정부에서 통상적으로 주는 3년 기한 취업비자를 받았다. 작년 알바해서 번 수입을 신고해서 세금을 냈더니 재난지원금 대상이 된다고 월 2,000불씩 6달 동안 받게 되었다.

캐나다 들어갈 때 비상금 몇 푼 쥐어보내주었지만, 캐나다 거의 모든 매장이 문을 닫아 알바 자리도 없고, 취업도 전부 멈춰 당장 생활비와 렌트비 걱정이 컸을 텐데 앞으로 12월까지도 버틸 수 있단다. 대학 졸업했는데 부모에게 더 이상 손 벌릴 수도 없었을 테고... 막막하던 차에 단비가 내린 거다. 12,000불 재난지원금에 아들은 여유가 생겼는지 목소리도 명랑해지고 말하면서 웃기도 한다. 이럴 때 돈은 정말 중요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어정쩡한 외국인에게 10원 한 푼 주지 않았을 텐데,.. 캐나다가 너그러운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OECD 국가 중 캐나다는 젊은 나라에 속한다. 이렇게 젊은 인력을 끌어들이니.. 그럴 수밖에... 나는 돈 들여 공부시킨 아들을 캐나다에 빼앗겨버린 거라 너무도 억울하지만...

학교 일정대로라면 아들은 지난 6월 16일 졸업식을 했어야 했다. 중학교 3학년 1학기 마치고 유학 가서 중학교 졸업식은 아예 치를 수 없었고, 고등학교 졸업식은 고민고민하다가 이동 비용이 너무 세다는 생각에 가지 못했다. 대학 졸업식은 꼭 가려고 준비해놨었는데... 어떤 대학은 온라인으로 졸업식을 한다고도 하는데... 온라인 졸업식을 한다면 너무 아쉬워서 대학원에 가라고 권해야겠다. 순전히 아들 졸업식에 한번 가보려고...

얼마 전, 뭘 잘한다는 말을 좀처럼 하지 않는 아들이 이런 말을 했다.

“전 서바이벌은 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부했기 때문에 서바이벌은 해볼만 하다는 거다. 그 말에 걱정은 모두 내려놓기로 했다. 이제 아빠와 제 누나처럼 무조건 믿기로 했다. 엄마 노릇 그만둘 때가 된 것이다. 이젠 친구같은 엄마가 되고 싶은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남자아이들은 크면 그냥 놔줘야 한다니.. 친구같은 엄마는 욕심이겠지...

바이러스 전쟁이 일어나 잠시 세상이 멈췄지만.. 전쟁이 얼추 끝나면 세상은 다시 조심스럽게 돌아갈 거다. 아들은 그 때를 대비해 충실히 자기관리를 하고 있겠지... 언젠간 날개를 펴고 훨~훨~ 날 수 있겠지...

아들아~ 이 또한 다 지나간단다. 힘내렴. 화이팅!!!

▲ 작년 5월 여행에서 나를 보고 악을 쓰며 짖던 개들이 아들에게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쓰다듬어 달라고 몰려든다. 짜식들... 보는 눈은 있어서... 할머니는 싫다 이거지...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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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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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둥이 2020-06-25 19:20:18

    아드님 사랑도 지극하지만
    자랑 또한 못지 않네요.
    남성은 구름 같고 바람 같지만
    여성은 땅 같고 나무 같지요.
    구름은 흐르고 바람은 불어야
    만물이 생동하고 장생하듯이
    남성 또한 구름과 바람 같아야
    사나이답게 살 것입니다.
    아드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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