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 영화음악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20.07.25l수정2020.07.30 17:3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초등학교 5학년 때 <Sound of Music> 영화가 개봉됐다. 그 당시 합창반에서 활동했는데 합창반 선생님 인솔 하에 단체로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를 보고 홀딱 반해 엄마에게 <Sound of Music> LP판을 사달라고 졸랐다. 그 당시 빵집 DJ(?)를 하고 있었기에 그 판을 계속 돌려 수도 없이 들었다. 영어는 몰라도 들리는 대로 외워 주구장창 불러댔다. 지금도 <Sound of Music>에 나오는 모든 곡을 좋아한다.

초등학생이 DJ를 했다고?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집은 인천교대 근처에서 2년 정도 빵집을 했다.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우유와 빵을 먹으면서 담소하는 공간이었기에 팝송을 주로 틀었는데... 나는 가끔 방과 후에 턴테이블을 책임지고 돌렸다. 

그 어린 나이에 어떻게 팝송을 아냐고? 라디오를 끼고 사셨던 엄마 덕분이었다. 엄마는 음악방송을 좋아하셨다. 엄마 옆에서 음악을 따라 듣던 나는 저절로 팝송을 알았다. 곡 제목이나 가사는 잘 몰라도 그냥 가락으로 다 알았다. 영어를 모르니 신청곡을 받을 수도 없었던 엉터리 꼬마 DJ였지만, 내가 좋아하는 곡을 골라 틀고 까딱거리던 모습이 조금은 귀여워 언니 오빠들이 그런대로 봐줬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아는 옛날 팝송 대부분이 그 당시 틀었던 음악이다.

그 때 틀었던 곡인지 나중에 알게 된 곡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어린아이 귀에도 한 번 들으면 바로 꽂히는 강렬한 곡이 몇 개 있었다. 그 중 총잡이 영화음악 세 곡을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곡은 1964년 나온 영화 <A Fistful of Dollars> 테마 음악이다. 사람 죽이는 영화인데... 음악은 한편의 파노라마다. 트럼펫 연주 부분은 총싸움의 덧없음을 알려주는지... 허무하다 못해 애절하다.

1965년 나온 영화 <For a Few Dollars More> 음악도 강렬하다.

1966년 나온 영화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음악도 진짜 독특하다.

그 당시 누가 작곡을 했는지 관심이 없었댜. 알았어도 이름이 어려워 외우지 못했을 거다. 그 후 약 십 수 년 지나 알았다.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젊은 시절 작품이라는 것을.... 

▲ 사진 출처 : http://www.enniomorricone.org/(공식 홈페이지)

'엔니오 모리코네'는 얼마 전 7월 5일 92세 나이로 사망했다. 1928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9세부터 음악원에서 공부했다. 클래식을 전공하면서 트럼펫, 피아노, 작곡, 지휘를 배웠다. 18세인 1946년, 음악 활동을 시작했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이름을 날리게 된 것은 영화음악을 작곡하면서부터다. 그는 33세 되던 1961년부터 사망할 때까지 영화 음악 약 500여 편을 작곡했다.

그의 이름 석 자가 내 귀에 들어온 건 1984년에 제작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Once Upon a Time in America)를 본 후가 아닐까 싶다. 그 영화 내내 굉장히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계속 가락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 중 'Deborah's Theme'와 'Amapola'를  소개한다.

그 다음 나를 또 매료시킨 음악은 1986년 나온 영화 <미션 (The Mission)>의 주제곡, Gabriel의 오보에다. 펑펑 울며 본 영화... 음악만 들어도 그 때 그 아픔이 되살아난다.

이어 1988년 나온 영화 <시네마 천국(Nuovo cinema Paradiso)>의 'Love Theme'를 빼놓을 순 없다. 제목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 '사랑'만큼이나 아름답다. '2CELLOS'가 연주하는 곡으로 소개한다.

2000년에 제작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고통받는 그녀 '모니카 벨루치'가 나오는 <말레나(Malèna)> 주제곡도 작곡했다. 

그는 아카데미 상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천국의 나날들(Days of Heavena)>, <미션(The Mission)>, <언터처블(The Untouchables)>, <벅시(Bugsy)>, <말레나(Malèna)>에서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올랐지만 상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대신 2007년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2015년 제작한 <헤이트풀8(The Hateful Eight)>으로 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했다. 현대음악 분위기가 나는 주제곡 'L'Ultima Diligenza di Red Rock' 이다.    

위 영화음악 외에 1971년 제작된 이탈리아 영화 <La Califfa>의 주제곡도 소개하고 싶다. <La Califfa>는 한국에선 개봉되지 않았지만 음악은 한국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 한국말로 가사를 붙인 노래도 들은 적이 있는데 아쉽게도 제목이 생각나질 않아 찾을 수가 없다.  

이곡은 영국 크로스오버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도 불렀다.

마지막으로 그의 음악을 1시간 이상 들어도 질리지 않는 분들을 위하여... 그의 유튜브 계정에서 특별히 마련한 2시간 동영상과 1시간 25분 동영상을 소개한다.

 

그는 이제 가고 없다. 아쉬운 마음에 한동안 그의 곡을 예전 그 시절 감정을 되새기며 듣게 될 것 같다. 너무나 독특한 강렬함에 귀가 쫑긋하기도 하고, 너무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감성이 잔잔하게 스며들기도 하고, 너무나 가슴 아파 심장이 조여 오기도 하는... 이런 음악을 만들어낸 그는 이 세상에 온갖 색깔을 내는 마법의 별을 뿌리고 간 자다. 하늘나라에서도 행복할 거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미경 편집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이재준 2020-07-27 11:49:30

    가슴을 파고드는 잔잔하고 감동적인 엔리오 모리코네의 영화음악과 생애를 매우 잘 소개하는 글을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요즈음, 그의 음악에 빠져 삽니다.. 한번 빠지니 헤어나기 어렵네요. ㅎㅎ 기회가 된다면 리노로타에 대해서도 한번 더~ ~신고 | 삭제

    • 유소년 2020-07-26 09:25:40

      유소년시절의 경험이 인생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특히 음악과 미술, 시와 소설등 문화와 문학적인 삶에서.
      샘께서는 음악과 미술, 영화와 시문학등 근현대적인 문명과 문화 속에서 영육으로 그들을 체험하면서 살았군요. 저는 그와는 연관이 적은 하늘, 해, 산, 구름, 별, 달, 바람, 시냇물, 논밭, 흙, 풀나무, 새와 풀벌레, 짐승들 속에서 살았지요. 악기라고는 징, 꽹과리, 북이 전부였고 그것도 명절과 행사 때나 접했지요. 또한 그것이 악기인지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러니 그 분야 삶이 일천할 수밖에.감사!신고 | 삭제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주주커뮤니케이션팀  |  전화 : 02)710-0124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김현대  |  편집인 : 이상준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상준
      편집위원 : 김경애, 김국화, 김동호, 김미경,김태평, 서기철, 심창식, 정혁준, 허익배   |  객원편집위원 : 김혜성, 박춘근, 박효삼, 안지애, 양성숙, 최성주, 하성환
      Copyright © 2020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