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5주년과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 - 김삼웅'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공동대표

제94차 <평화통일전략포럼> 강연회 권용동 주주통신원l승인2020.08.09l수정2020.08.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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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4일 오후 7시, 서울 종로 <문화공간 온>에서 사단법인 '평화통일 시민연대'(상임공동대표 이장희 외대 명예교수) 주최로 제94차 〘평화통일전략포럼〙이 열렸다.  윤조덕 박사('평화통일 시민연대공동대표)의 사회로 공동대표회의(17:00)와 운영위원회(18:00) 회의가 진행되었다.

제7대 독립기념관장을 역임한 김삼웅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공동대표가 광복 75주년과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열정적으로 강연을 해주셨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시대상을 꿰뚫는 성찰적인 강연이라 생각되어 아래에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 김삼웅 선생의 광복 75주년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 강연을 경청하는 모습.

                        「광복 75주년과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

                         - 김삼웅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

 

[복합구조의 한반도 주변 상황]

해방되었지만 독립이 아니고, 독립이 되었지만 해방이 못 되고, 광복이 되었지만 빛이 없는, 그래서 그냥 8.15라는 수치로 불러 마땅한 8.15 일흔다섯 돌을 우리는 통절한 마음으로 맞는다.

자주독립도 평화통일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이 날을 앞둔 우리는 3.1혁명에 나섰던 선열들과 임시정부와 의병,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선대들에게 부끄러운 후손들이다.

중국은 한반도를 자국의 '뒤통수를 내리치는 망치로'. 일본은 '자신들의 심장을 겨누는 비수로'. 미국은 '동북아의 전진 기지로'. 러시아는 '자국의 팽창에 분리될 수 없는 행동반경으로' 각각 한반도를 인식하면서 결코 영향력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다.

이런 정황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주변 열강은 힘이 강하거나 국제정세가 유리하다 싶으면 단독으로 집어삼키려 들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쪼개어 반쪽이라도 야욕을 채우고자 했다.

이른바 '지리적 숙명론'이 아니더라도 동북아의 한반도와 유럽의 폴란드는 지리적 유사성을 떨치기 어렵다. 16세기 일본이 임진왜란의 전후처리 협상 과정에서 조선을 양분하여 남반부를 일본에 넘기라는 제의를 한 이래, 주변 열강은 틈만 나면 한반도를 독점적으로 지배하거나 분할 지배하려 들었다.

세계적으로도 우리 민족만큼 빈번한 외세침략을 겪고, 이를 극복하면서 민족국가를 꿋꿋이 지켜온 나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폴란드.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등을 꼽을 뿐이다. 1,000년을 넘게 이민족의 영향 하에서도 민족을 온전히 보전한 집단은 한국뿐이다.

그것은 한민족의 문화적 우수성과 그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강한 동질성에 기인한다. 우리는 더 이상 민족 내부끼리 낡은 이념싸움과 이해다툼과 지역갈등을 벌일 여유가 없다.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국제적인 대전환의 시대에 민족공동체의 생존과 발전에 눈을 돌려야 한다.

주기적으로 나타나 강도를 더해가는 바이러스 전염병, 그리고 향후 30년이면 바닥 날 석유 자원과 대체에너지 개발, 식량 무기화에 따른 양곡 수급, 물 부족, 자원고갈 오존층 파괴, 환경 호르몬,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 현상, 불균형한 남녀성비, 국제공용어와 민족 언어 보호, 북핵을 비롯한 군축 문제, 이질화된 남북문화, 사이버 세계의 팽창, 생명공학의 궤도이탈, 인간게놈 프로젝트, 나노기술, 성 타락, 가족 해체, 사회적 강자들의 이익집단화 등 민족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촛불혁명과 K 방역, 칸 영화제, 방탄소년단의 K 팝 등으로 나타난 대한민국의 이미지 상승이 문화와 상품 수출로 이어지고 교민들의 지위 향상으로 연결되면 한 민족의 문명권은 세계사의 중심권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국민의 노력으로 세계사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중진국에서 선진국 대열로 진입하였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조차 "북한 변수만 없으면 앞으로 한국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경장의 시대, 역사관 정립부터 ]

대한민국은 지금 엄중한 역사의 전환기에 처해있다. 3.1혁명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넘기고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현시점은 역사의 정도와 정맥을 회복하여 남북 화해와 민주 공화정의 방향으로 발전하느냐, 식민지 잔재와 남북 대결, 각종 적폐를 미봉한 채, 전제적 퇴행을 거듭하느냐의 갈림길이다.

국가도 하나의 유기체에 속한다. 창업 - 수성 - 경장 - 쇠퇴의 과정을 걷게 된다. 자주 독립과 반봉건 민주 공화제를 기치로 봉기한 3.1혁명과 이를 바탕으로 수립한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업이라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6.25 공산 침략 분쇄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는 수성에 해당한다.

지금은 경장의 시기다. 다른 용어로 말하면 개혁이다. 조선왕조가 병자와 정묘, 양난을 겪고도 경장을 하지 못한 채, 낡은 이씨 왕권 체계를 유지하다가 결국 왜적에게 국치를 당하고 말았다. 1884년의 갑신정변, 1894년의 동학혁명이나 갑오경장 중에서 단 하나만이라도 성공했다면 나라가 망하는 비극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1884년 갑신정변은 1868년 일본 메이지 유신에 불과 16년 차이다. 메이지 유신으로 일본이 근대적 국가개혁을 실천할 때 조선왕조는 기껏 왕권이나 강화하는 칭제건원론 따위로 미봉하고 말았다. 경장의 시기에 제대로 개혁을 하지 못하면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나라는 독립운동가들의 피어린 창업이 이루어지고, 민주화 운동과 산업화로 어느 정도의 수성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일제 잔재, 군사 독재 잔재, 사대주의 세력, 냉전분단 세력의 발호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고, 이들이 남긴 적폐는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세력의 공통분모는 조선 후기 집권층으로서 결국 망국의 주역이고, 식민지의 적자인 '노론 벽파' 의 계열이거나 그 정신적 후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흔히 우리나라를 '다이나믹 코리아'라고 부르고, 그 역동성을 평가하지만, 반동적 정치 세력과 반동적 지식인, 종교인, 족벌언론, 그리고 갈수록 극성을 부리는 극우 유튜브, 부패재벌, 개혁되지 않은 검찰, 반기독교적인 대형교회 등이 '기득권 증명체제'를 형성하면서 개혁을 가로막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르는 지도층]

코로나 19 사태로 그동안 선망의 대상이었던 선진국, 미국과 유럽국가들의 발가벗은 실체가 드러나고, G2라 일컫던 미국의 반인권·폭력, 그리고 약탈의 모습과 홍콩의 민주화를 짓밟고자 국가보안법을 강행한 중국의 반시대적 처사에서 우리는 강대국들의 야만성을 목격한다. 

식민지 해방운동에 이어 반독재 민주화운동 특히 2017년의 촛불혁명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부패 무능한 위정자들을 감옥으로 보냈으며, 입만 열면 '종북좌파'라는 해묵은 허깨비를 쫓는 수구파 정치인들을 21대 총선에서 대거 물갈이하였다.

절대 빈곤 국가에서 (아직도 고르지 못한 상태이지만) 풍요로운 나라가 되었으며, 일자리를 찾아 이웃 나라에서 밀입국하는 사건이 빈발할 만큼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국민의 피와 땀, 그리고 헌신으로 성취한 민주주의이고 경제발전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아직 지체된 부문이 너무 많다. 국가기관 중 가장 큰 불신의 대상인 정치권(국회)과 사법·검찰. 그리고 족벌언론과 재벌이 그렇다. 따지고 보면 나라의 핵심축이 대부분 국민의 기대 수준에 훨씬 못 미치고, 민주주의 척도에서 낙제점을 받는 것이다. 국민은 모범적인데 지도층은 이에 따르지 못한 형국이다.

국가의 총체적인 발전상에도 가장 모자라고 지체되고 있는 현상의 하나를 꼽으라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부끄럽고 참담한 모습이다.

현존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중에는 친일의 대가와 군사독재와 유착으로 급속히 성장한 재벌이 적지 않다. 1949년 이승만 정권에 의해 반민특위가 해체되면서 친일기업인들도 모두 살아남았다.

이들 가운데는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로부터 적산을 불하받아 사업체를 키우고, 군사독재와 부패한 민간정부와의 유착으로 각종 특혜, 예컨대 금융 지원, 수출 지원, 세제 혜택, 노조 탄압, 공장용지매각 등을 통해 급성장했다. 그리고 '차떼기' 등 각종 부당한 수법으로 막대한 정치자금을 제공해 왔다.

 

[평등의 구현과 영세중립국의 모색]

지금 코로나 19 감염병을 계기로 문명 사회적인 전환기에 놓여있다. 국제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대변환을 예고한다. 감염병이 하나의 '계기'가 되고 있을 뿐, 원인은 이미 오래전부터 마련되어 왔다.

사회주의는 비효율성으로 문을 닫았고, 자본주의는 비인간성과 자연 파괴로 이제 종점을 향해 맹렬히 치닫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집약되는 자연파괴는. "타고 있는 뗏목을 잘라 연료로 삼으면서도 그 뗏목이 침몰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우매함이다.

지난해 하노이회담 실패로 한반도는 또다시 예측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본질적으로는 군산복합체를 유지하려는 미국의 워킹그룹에 책임이 크고, 한반도의 영원한 분단을 바라는 일본 극우세력의 부채질, 냉전 기득권에 목을 맨 국내 반동적 수구 세력의 합작품이다.

우리나라 경제는 세계 8. 9위 수준이다. 부자 나라다. 그런데 불평등 구조가 너무 심화하였다. 상위 0.1% 2만여 명의 종합소득이 33조, 하위 27% 630만 명이 번 돈에 육박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 19사태로 격차는 더 늘어나고 실업자는 더 많아질 것이다.

오스트리아식 중립화를 통해 동북아 평화를 이루고 이 지역에만 구성되지 않은 경제공동체를 이룬다면 세계평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북핵 문제도 해결하게 된다. 남북의 군사력을 합하면 세계 4위 또는 5위의 수준이 된다. 이를 위해 남한의 자주성. 북한의 민주성을 진작시켜 나가면 길이 열릴 것이다.

우리는 8.15 일흔다섯 돌을 계기로 더 이상 우리의 운명을 타율에 내맡긴 채, 다 큰 청년이 유모의 치맛자락이나 붙잡고 어리광 부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 참석자들이 김삼웅 선생의 강연을 경청한 뒤에 진지하게 질문하는 장면.

편집 :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권용동 주주통신원  kownyongd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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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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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성환 2020-08-09 00:41:52

    김삼웅 선생님이 강연한 내용을 읽으면서 정말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탁견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공간 온>에서 열린 뜻깊은 행사를 취재해 주신 권용동 주주통신원님의 수고에 고마움을 전해 올립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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