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이란주의 할 말 많은 눈동자’

김미경 편집위원l승인2020.08.11l수정2020.08.12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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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 <한겨레> [토요판]에는 ‘이란주의 할 말 많은 눈동자’란 연재 기사가 실린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일꾼인 ‘이란주’씨가 외국 이주민들의 사연을 전하는 코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해서 8월까지 8회 연재했다.

연재기사 주소 : http://www.hani.co.kr/arti/SERIES/1320/

8월 기사 : 용접의 달인이 10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7월 기사 : 외국인들을 여기 모아 놨어?’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6월 기사 : 우리는 지금 전철 타고 이사하고 있어요
5월 기사 : 한국에선 다 드라마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4월 기사 : 사토미씨는 딸에게 “‘독도는 한국 땅’ 야무지게 말하라”고 가르쳤다
3월 기사 : 반바지를 입지 말라고? 도대체, 왜? 갑자기, 왜!”
2월 기사 : 방이 없나요, 모깃소리로 물어봤다
1월 기사 : 너를 혼자 울게 하지 않을 거야
- 위 기사 제목을 클릭하면 기사로 들어갑니다

▲ 일러스트레이션 순심(이미지 출처 : 2월 15일자 한겨레신문)

지난 2월 15일 실린 ‘방이 없나요, 모깃소리로 물어봤다.’ 기사는 인도네시아 여성 ‘파니’의 이야기다. 그녀는 공장에서 미얀마인 남편 ‘쏘우‘을 만나 두 아이를 낳았지만 남편은 달아났고 아이들에 대한 양육을 책임지지 않았다. 혼자 고시원 생활을 하다 남편을 찾아 나섰고 미얀마 커뮤니티에서 그를 찾았으나 남편은 다시 잠적했다. 문제는 아이들. 파니와 쏘우는 체류 허가기간을 넘긴 미등록 이주민이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고 서로 국적이 다르다. 이런 연고로 아이들은 서류상 ‘부존재’인 존재들이다.

▲ 일러스트레이션 순심(이미지 출처 : 5월 16일자 한겨레신문)

지난 5월 16일 실린 ‘한국에선 다 드라마처럼 사는 줄 알았어요’ 기사는 베트남 어린 각시의 분투기다. 그녀는 12년 전 한국 총각과 결혼했다. 남편은 지적장애가 있었고 조실부모하여 고모 손에 자랐다. 2년간 고모네 농사일 거들며 살았다. 2년 후 친구 권유로 도시로 와서 공장에서 일한지 10년... 지적장애 남편은 회사에서 쫓겨나길 반복하다 집에서 놀고 있고 아이는 벌써 10세다. 그녀 혼자 야간작업까지 해가며 악바리같이 돈을 벌지만 인간다운 주거환경은 아직도 그녀가 갖기엔 멀고 먼 꿈이다. 그녀는 자신을 콩벌레 같다고 이야기 한다. 죽은 척 가만히 웅크리고 있지만 속으로는 살려고 악착같이 버둥거리는, 그런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 일러스트레이션 순심(이미지 출처 : 8월 8일자 한겨레신문)

지난 8월 8일에는 ‘용접의 달인이 10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기사가 나왔다. 한국에서 12년 일한 스리랑카 노동자 ‘사말’이 용접기술자가 되었음에도 스리랑카로 귀환한다는 사연을 소개한다. 용접 12년차 기술자가 되어도 월급은 늘 최저임금이다. 월급을 더 준다는 회사에서 오라고 해도 기존 회사가 문을 닫아야 갈 수 있다는 E7비자 규정에 절망한 ‘사말’은 스리랑카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래도 사말은 그의 첫 번째 나라는 스리랑카이고 두 번째 나라는 한국이라고 생각한단다.

위 연재기사를 기다리면서도 읽고 나면 우울해진다. 오만한 우리가 보인다. 무심하고 무책임한 정부가 보인다. 매정스런 대한민국이 보인다. 어쩌다 외국인 노동자를 다룬 기사 밑에는 배척과 혐오 댓글이 상당수다. 이런 차별을 꺼리낌없이 드러내는 한국사회, 그런데 문제는 이런 우리 사회는 쉽게 변할 것 같지 않다는 거다. 그래서 더 우울하다.

얼마 전 '‘코로나19’로 드러난 한국인의 세계'란 주제로 <시사인>에서 여론조사를 했다. 코로나 이후 우리 국민들은 배타적 성향이 더 강해진 것으로 나왔다. 간단히 그 내용 일부를 살펴보면 이렇다.

코로나19 이후 낯선 사람을 신뢰하게 되었나, 불신하게 되었나?”로 변화를 직접 물어본 문항에서 “신뢰하게 되었다”는 4%, “불신하게 되었다”는 40%이다.

각 집단에 대한 호감도를 물은 뒤, 2018년 한국종합사회조사(KGSS)와 비교해보았다. 2018년 대비 호감도가 떨어진 그룹은 넷이었다. 떨어진 폭이 큰 순서대로 보면 동성애자, 낯선 사람,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 이민자 순서였다. 감염병이 더 밀어낸 사람들이다.

'코로나19'에서 살아남으려다보니 우리가 더 밀어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결과다. 더 밀어낼수록 차별은 심해진다. 성차별, 인종차별, 소수자 차별, 장애인 차별, 노약자 차별... 이러다 차별공화국이 되는 것은 아닐까 염려가 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차별적 언어를 맘대로 뱉어도 되는 사회다. 선진국이라 하는 대부분 국가들은 차별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차별적 언어도 굉장히 조심한다. 학교에서 차별적 언어를 쓰기만 해도 부모님은 호출된다. 한국 청소년교환학생이 차별적 언어를 사용하면 학교에서 경고를 준다. 두세 번 지속되면 한국으로 쫓겨 온다. 우리도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꼼꼼한 시행령이 갖춰진다면 지금처럼 다른 사람을 향해 함부로 막말하는 사회가 되진 않을 것이라 본다.   

그간 <한겨레>는 오래 전부터 '차별'에 관심을 갖고 보도해왔다. 2013년 5월 '차별 대신 차이로-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http://www.hani.co.kr/arti/SERIES/471)'을 기획하여 10건 연재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3월 10일에는 '차별금지법은 함께살기법(http://www.hani.co.kr/arti/SERIES/1341) 기획코너를 마련했다. 기사 30개를 내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꾸준히 내고 있다. 그리고 ‘이란주의 할 말 많은 눈동자’까지... 이런 기사를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보도해주어야 차별공화국으로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론을 선도하는 <한겨레>가 되었으면 한다.

역지사지란 말이 있다. 우리가 나와 다른 타인을 보듬으면... 어느 세상에서 살더라도.. 어떤 위치에 처하더라도 우리도 보듬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사인 참고기사 :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인의 세계’- 갈림길에 선 한국 편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165

 

편집 : 안지애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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