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추자도 근해에서 낚시어선 돌고래호 사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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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3명의 생명을 구했던 97흥성호 박복연 선장과 부인 김용자씨를 만났다. 군청에 자신들의 정보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해서 이들의 연락처를 구하는데 애먹었다. 간신히 통화가 되었지만 만나기를 한사코 거절해 난감했다. 조업 준비하는 곳까지 쫓아가 어렵게 두 사람을 만났다.

박 선장은 "나 아닌 누구라도 그런 상황이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뭐 대단한 일이라고 찾아와서 귀찮게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아내 김용자씨는 그때가 다시 생각이 나는지 멀리 바다를 바라보다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말을 조금씩 이어 주었다.

"사고 선박을 발견한 순간 온 몸이 떨렸고 눈물이 났다. 파도가 심해 사고선박에 접근하기 어려웠다. 우리 배까지 위험할 수 있었지만, 내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남편은 키를 잡고 나는 줄에 묶인 구명환을 수십 차례 던졌다. 간신히 11시간 사투를 벌인 3명을 구할 수 있었다. 3일 간 수색작업을 같이 했다. 그로 인해 전날 잡아 놓은 고기는 다 죽어서 팔 수 없게 되어 다 버렸다. 그동안 조업을 못하고 죽어나간 고기를 생각한다면 손실이 크지만 세 사람의 생명을 구했으니 그것을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완도군에서 자랑스러운 군민 상을 주려 했는데 그것도 사양했다고 한다. 지난 달 24일 국민안전처는 이 부부를 초청해 ‘참 안전인상’을 주고 격려했다. 이는 국민안전처가 주는 ‘참 안전인상’ 첫 사례가 되었다. 부부는 상금으로 받은 100만 원을 어려운 이웃에게 써 달라며 군청에 성금으로 기탁했다.

바다에서는 가끔 이런 사고들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구조 받은 사람들은 떡을 해 인사 하는 것이 통례다. 앞으로 이런 사례가 있다면 상 받을 사람을 장관실로 부르지 말고 장관이 직접 현지 군청에 와서 상을 주면 어떨까. 인근 주민들이 그들의 행동을 높이 사 더욱 본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구명환을 던질 때 배 위에서 넘어지기를 수십 번, 온 몸에 타박상을 입으면서도 오로지 생존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는 김용자씨와 그의 남편 박복연 선장... 돈이 세상의 전부인양 돌아가는 세상에서 정말 보기 드문 분들이다. 같은 완도사람으로서 막 자랑하고 싶다. .

두분은 사진 촬영을 극구 사양하여, 완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분의 모습을 담을 수가 없었다. 배의 사진과 뒷모습만 찍은 것이 못내 아쉬워 완도군청이 자랑삼아 공개한 사진을 붙인다.

▲ 97 흥성호
▲ 박복연 선장의 뒷모습
▲ 완도군청 제공 사진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마광남  wd3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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