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

530분이면 일어나 커피를 타서 정원으로 나가 마십니다. 새벽 햇살이 주는 느낌을 아주 좋아합니다. 정말 편안합니다. 커피를 다 마신 후, 검둥이를 데리고 몇 바퀴 뛴 다음 다시 돌아와 따끈한 바닥에 누워 허리를 지집니다. 이곳 저녁은 아직도 쌀쌀하여 보일러를 틉니다. 따뜻한 바닥에 누우면 정말 편안하지요.

어제 아침 암 말기 환자에게 상황을 물었더니 똑같다고 합니다. 점심때가 되어 화장실에 갔었다며 몇 차례로 조금 보았다고 합니다. 복부 팽창은 여전하고 딸꾹질이 계속 난다고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좋은 징조라고 답했습니다. 장이 움직였으니 안 움직인 것 보다는 낫지요. 딸꾹질은 오래되면 불편합니다. 비닐봉지를 가져와 뒤집어쓰고 입과 코로 숨을 쉬게 하였습니다. 비닐봉지 내에 CO2가 가득차면 횡격막 신경을 이완시켜 딸꾹질이 멈춥니다. 하하하. 35년 전 내과 간호사 시절 배운 걸 기억해낸 것이지요.

저는 너무 기뻐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환자도 웃으며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저는 환자의 두 손은 꼬~옥 쥐고 별로 도움도 안 되는 저의 처방을 기꺼이 따라주어 고맙습니다. 우리 함께 힘내요그러자 아닙니다. 선생님이 제 병세를 알려주시니 마음속에 믿음이 생겨 의지하게 되고, 몸도 좀 편해졌습니다. 제가 밥을 살게요

 
민박집 주인이 정원에서 환자와 함께 운동하고 있다
민박집 주인이 정원에서 환자와 함께 운동하고 있다

큰 소리로 “좋아요. 사신다면 잘 먹을게요” 우리 둘은 즐겁게 웃었습니다. 환자의 방을 나서는데 갑자기 휘파람을 불고 싶어졌습니다.

숭인(崇仁)의 가르침

온전한 희생.
진정한 사랑.
언제나 기쁨.
을 떠올립니다.

어제 저녁에는 민박집 주인이 우리 부부를 저녁에 초대하였습니다. 우리 부부에게 함께 밥 먹자며 두 번이나 초대했는데 우리는 식사시간이 빠르다고, 한 번은 먹었다고 사양했었습니다.

어제는 아침 일찍 마주쳤습니다. 지금은 산나물을 뜯는 계절이라 매우 바쁘답니다. 제가 암 말기 환자의 병세를 살피고 보살펴주니 자기 스트레스가 훨씬 가벼워졌다며, 오늘 저녁은 꼭 함께 먹자고 합니다. 또다시 거절하기도 미안해 알았다고 하고 그 집 가족 저녁시간인 7시에 먹기로 했습니다.

저녁 7시 밥 먹으러 나가는데 우리 집 양반 옷에 신경을 엄청 씁니다. ‘꼭 그래야 되냐?’고 묻자, ‘오랫동안 누가 밥 먹자고 초대한 적이 없잖느냐’며 좀 젊게 입어야 한답니다. 하하하! 그렇지요! 그렇다니 저도 지분을 좀 발랐지요.

주방으로 들어가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주인아주머니가 나를 보더니 놀란 목소리로, “우와! 라선생님! 이렇게 예쁘셨구나.”(제가 여기 3일 째 밖에 나올 때마다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해서. 주인아주머니는 저의 여산 진면목(주: 구름에 가려 잘 드러나지 않는 본 모습)을 처음 보는 것이지요. 하하하.

25년 전 제가 외국어 고등학교 교사시절 전교에 5분의 여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음악선생인 성악가는 아주 뚱뚱했고, 독일어 선생은 아주 작았으며, 국어선생은 크고 말랐는데 근시가 심해 안경알이 아주 두꺼웠고..... 그분들의 단점을 빼면 저는 괜찮은 편이었지요. 말하자면 그해 외국어 고등학교에서 가장 예쁜 선생님이었답니다. 하하하.

선량한 민박집 가족이 주의 은총으로  환자를 돕는다
선량한 민박집 가족이 주의 은총으로  환자를 돕는다

25년이 지나 인연도 없는 이곳 산촌에 와서 아름답다는 소리를 들으니, 저녁 내내 밥과 반찬이 정말 맛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방으로 돌아와 영감님에게 맛있었냐고 물었더니, 아주 맛있었다고 하네요. 하하하.

제가 믿는 부모신의 안배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로 하여금 서로 돕고 사는 민박가정에 들어오게 하시었습니다. 저는 이 모두를 아끼고 사랑하며 하루하루 잘 지낼 것입니다.

번역및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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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離城市的日子三>

5:30醒來,泡杯咖啡,走到庭院喝,我喜歡晨曦的感覺,真舒服。喝完咖啡,帶小黑跑幾圈,再回來躺在地板熱敷腰部,這裡晚上還冷,還要開暖氣,躺在熱熱的地板,很舒服。

昨天早上我問癌末病人情况,他說一樣,到中午他告訴我他有上厠所,多次少量,但胃漲還是一样,一直打嗝。

我聽了很開心,我說太好了,腸有動,總比不動好,打嗝太久不舒服,我教他拿塑膠帶,悶住嘴鼻呼吸,直到塑膠袋内充满CO2,讓横膈膜神經鬆弛就會停止打嗝,哈哈哈,我記得40年前内科護理是這樣教的。

我很高興的伸出雙手,病人也笑着伸出雙手來,我緊緊握着他的手,我說:謝謝您願意讓我做那些幫助不大的處理方式,我們一起加油喔。

他說:不,因為有您的解釋病情,我心里有了安全感的依靠,等我舒服些,我請您吃飯。

我很大聲的說: 好,要請我吃好吃的喔。我們俩開心的笑着。走出他的房間,我突然想吹口哨。

崇仁的校訓:

全犠牲,
真愛人,
常喜樂。

在腦海裡浮起。

昨晚,民宿主人在她餐廳請我們夫妻吃飯。民宿主人前天叫了两次,要我們夫妻一起吃飯,我都以我們吃的時間早,吃過了,推辭了,昨天一大早見面她就說,現在是野菜收成的季節,她很忙,我願意出手幫忙照顧癌末病人的病情,讓她减輕了很大的壓力,今晚一定要一起吃飯,我也真不好再推辭了,就說好,配合她們家吃飯時間7點一起晚餐。

昨晚7點要下去吃飯時,我們家老爺認真的穿著衣服,我說需要嗎?他說,已經好久没有人請我吃飯了,要穿年輕些。

哈哈哈!是啊!那我也擦粉點胭脂一下,

進了餐廳,脱下口罩。老板娘看到我驚呀的說:哇!羅老師是這麽漂亮的啊。(我來這裡三天,到外面都一直戴帽子,戴口罩,她都没看到我的盧山真面目,哈哈哈)。

30年前我在外國語高中上課時,全校只有5位女老師,音樂老師聲樂家很胖,德文老師很嬌小,國文老師高瘦,但近視很嚴重,鏡片很厚……。去除了她們的缺點,我算好些,所以當年我在外國語高中是最漂亮的女老師。哈哈哈!

30年後到了這没有人煙的鄉下,聽到讚美,整個晚上的飯菜都不知道是真的好吃嗎?

回到房間問我家老爺,好吃嗎?他說很好吃。哈哈哈!

感謝父母神的安排,讓我們住進一家好相處的民宿家族,我會珍惜這一切過好每一天。

라문황 주주통신원  low030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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