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시골 생활이 한 주가 지나며 점점 궤도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커피 잔을 받쳐 들고 밖으로 나가 한 바퀴 돌고 옵니다. 6시 30분에는 살금살금 손발을 놀려 도시락을 싸고 아침밥을 준비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집 양반이 제 발 가까이서 잠자고 있기 때문이지요.

7시에는 영감님을 깨우고 아침을 먹습니다. 8시에는 사랑을 담은 도시락을 가지고 뒷그림자를 남기며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그이를 배웅하지요. 이제부터는 나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먼저 작은 검둥이를 데리고 소나무 아래를 뛰며 운동합니다. 지금은 검둥이도 운동 시간이 됐음을 알고 있지요. 제가 가까이 다가가면 조용히 누워서 목줄 바꾸기를 기다립니다. 강변에 다다르면 손에 잡히는 대로 야생풀을 꺾어서 민박집 주인이 기르는 애완용 토끼 가족의 아침거리로 배달해줍니다.

옷이라야 얼마 안 되니 손빨래를 합니다. 더러워지지도 않지만, 세제를 풀고 한 시간쯤 지나 손힘이 없어 발로 밟습니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빨래하면 곁에서 옷을 밟아 치대며 물놀이 하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힘이 달려 비틀어 짤 수가 없으니 후원에 빨래를 그냥 널어두면, 태양 할아버지가 저를 도와 말려주십니다. 이곳에 오니 옷들도 모두 즐거워하네요. 그들도 일광욕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민박집 주인 딸이 38살인데, 2년 전 머리 부위에 손상을 입어 언어능력과 더불어 오른쪽 손과 발에 지장이 있습니다. 오른발은 열심히 재활 운동을 한 덕분에 지금은 천천히 걸을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걸음걸이가 아직은 불안합니다. 요즘은 산나물 성수기인지라 온 가족이 바빠서 딸을 도와 운동을 시켜줄 사람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가한지라 매일 아침저녁으로 그녀와 함께 한 시간 걷는 운동을 합니다.

어제부터 우리는 함께 걷기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인 딸이 중국어에 흥미가 있다고 해서 걸을 때 구호인 하나 둘 셋 넷(이, 얼, 산, 쓰)을 걸음에 맞춰 가르쳤습니다.

왼발부터 시작하면 ‘얼’을 소리 낼 때는 오른발이지요. 사성(주: 성조 중에서 강하게 하는 발음)입니다. 발꿈치를 먼저 땅에 힘차게 밟으며 소리를 내는데 성조도 딱 맞지요. 걸음걸이 교정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잘 따라 합니다.

그녀가 제게 질문합니다. ‘당신은 아주 예뻐요’ ‘주님의 은혜’를 중국어로 어떻게 하느냐고 묻더니, ‘안녕하세요!’와 ‘아침인사’, ‘저녁인사’도 알고자 합니다.

오전 10시와 오후 4시에 재활 운동을 하며 이런 종류의 단어를 반복해서 배웠는데, 그녀가 또 묻습니다. “이모! 아저씨가 몇 시에 퇴근해요?” ‘6시’라고 답해주었습니다.

6시에 정원에 나가 영감님 퇴근을 기다렸습니다. 민박집 딸도 나와서 기다리더니, 우리 집 양반을 보자,

“안녕하세요?” “아주 예뻐요” “주님의 은혜” “안녕” “안녕히 주무세요.” “이, 얼, 산, 쓰”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다쳐 말과 행동에 장애가 있음에도 열심히 운동하고 하루하루 잘 사는 모습을 봅니다. 그녀 덕분에 저도 열심히 노력하며 남은 생을 잘 보내야겠다는 깨우침을 얻습니다.

그런 딸이 제게 말합니다. “이모! 당신은 예수님께서 보낸 천사입니다.”

민박집 주인과 가족은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입니다.

저의 친정은 할아버지 때부터 천리교를 믿습니다. 부모신(주: 천리교에서 모시는 창조주)이 보우하사 저를 이 좋은 곳으로 오게 하시어 30여 년을 쓰지 못하고 묻어둔 간호사 일을 배운 대로 실생활에 운용할 수 있게 해주셨군요.

오늘 밤하늘엔 별이 유난히 총총합니다.

가장 밝은 저 별이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는 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시며 미소 짓고 있는 것이지요?

번역,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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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離城市的日子四>

鄉下生活過了一星期了,漸入軌道。

早上6點起床,端杯咖啡,出去外面走一圈,6:30必须輕手輕脚的把便當,早餐準備好,因為老爺在我的脚邊睡着。

7點叫醒老爺,吃早餐。

8點看着他帶着我的愛心便當,騎著脚踏車離去的背影,我自己的一天生活也開始了。

先帶小黑到松樹林下跑跑運動,現在小黑都知道運動時間到了,看到我靠近牠,牠就安静的躺下來,讓我換上牠頸部的繩帶。跑到河邊,

我就順手拔了幾棵野花草,外送給民宿主人養的寵物兔子這一家族當早餐。

衣服只有幾件就用手洗,也不髒,泡了洗衣精一小時後,我的手力不足,就用脚踩,小時侯媽媽洗衣服時,我們在旁邊踩著衣服玩水的記憶突然浮現,没有力量擰很乾,就凉曬在後院,讓太陽公公來幫我曬乾吧,到這兒來連衣服們都開心,它們可以享受到充足的日光浴。

民宿主人的女兒38歲兩年前頭部受傷,語言能力,右側手脚行動都有些受損,右脚努力的做復健後,現在可以慢慢的走,但步伐還不是很穩,現在是野菜收成季節,全家人都忙着工作,無法陪她運動,我反正也閒着,每天早晚就陪她走路運動1小時吧!

從昨天開始,我們一起走路運動,她對中文有興趣,我就邊走邊教她抬脚說中文1.2.3.4。

從左脚開始,喊2的時候是患側右脚,四聲,讓脚跟先着地用力踩,聲調也對,校正脚的步划,好玩。

她很配合,又問我說:

妳很漂亮,主的恩惠,中文怎麽說,

還有你好,早安,晚安。

早上10點,和下午4點的復健運動時間反復的學了這些單字,她問我說:阿姨您的先生幾點回來?

我要對他說:您好。我說6點。

6點我到庭院去等老爺下班,民宿女兒她也出來了,她也等待着要對我家老爺說:你好,你很漂亮,主的恩惠,早安,晚安。1.2.3.4.

看著一位健康又漂亮的女人,因受傷語言,行動都有障礙,但她還是努力的運動著要過好每一天,她提醒著我,要更努力的過好我的下半生。

她對我說:阿姨您是主耶稣派來的天使。

民宿主人全家都是虔誠的基督徒。

我娘家從祖父開始信仰天理教,我感謝父母神的護佑,讓我來到這好地方,讓我荒廢30年的護理工作,可以學以致用。

今夜天空佈滿星星,

最亮的那颗星星是爸媽坐在哪兒看著我們在微笑吧?

라문황 주주통신원  low030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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