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고속도로

昊에게

일찍 집을 나섰다.
새벽의 길은 상대적으로 한가롭지만 화물차들로 인해 느리다.

화물차들은 무게를 이기지 못해, 혹은 적정한 속도를 통한 연료절감과 제동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한 속도로 느릿하게 움직인다.

특히 법규상 운반차량에 실어 이동해야 하는 굴삭기나 지게차등의 중장비등도 가까운 거리를 이유로 비용을 아끼기 위해 운송량이 적은 새벽에 움직인다.

그 사이를 뚫고 미친 듯이 질주하는 차량들 또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질주하는 차량은 외제차와 국산차를 가리지 않는다. 드물게는 스포츠카도 물론 있지만 인상적인 것은 가끔 힘에 부치지 않을까 싶은 999cc 경차. 슬픈(?) 배기음을 내며 달려오는 것을 룸미러로 보게 되면 기꺼이 자리를 비켜준다.

 매일 반복되는 길에도 풍경은 꿈처럼 흘러 마음을 자극한다.
 매일 반복되는 길에도 풍경은 꿈처럼 흘러 마음을 자극한다.(출처 : pixabay.com)

목적지가 어딘지 모르지만 내가 본 모든 차들은 어딘가에 도착할 것이다. 이른 아침을 넘기듯이 먹고 고속도로에 뒤엉켜 달리는 매일 같은 곳으로 반복해서 달려간다. 이 모습 또한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인간 군상의 한 면일 것이다.

그래 나는 어디로 가는지. 운전대를 잡았고 갈 곳도 정해져 있지만 도착은 멎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어떤 면에서는 운명 지어진 것일까.. 이 반복 속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 것일까..- 해답은 존재하기나 하는 것일까.

그 모든 것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운전대를 놓아서는 안 될 것 같다.
힘들 매일매일, 풍경 속에 섞여서 달려가고 있는 네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가길.
어쩌면 나보다 더 빨리 네가 그 의미를 체득할지도 모르니^^

하루, 행복하길^^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해인 주주통신원  logca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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