昊에게

햄버거를 먹고 싶다고 엄마가 지난 주부터 말했었는데, 이번 토요일에는 갈 수 있겠다 싶을 만큼 속이 편안해지고 있다. 이틀 동안 밥 한 공기를 나눠서 물 부어 끓여먹고 한 숟갈 정도의 참치통조림과 간장, 김 대여섯 장으로 식사를 해결한 덕이지 싶다.  

매일 이런 식으로 먹어도 삶에 지장이 없다면 참 좋겠는데.. 영양학적 불균형을 따지기 이전에 미각에 대한 욕망이 앞서서 쉽지 않을 것 같다.

 햄버거는 패스트푸드( fastfood) 인 동시에 누군가의 소울푸드(soul food) 이기도 하다.(출처 : pixabay.com)
 햄버거는 패스트푸드( fastfood) 인 동시에 누군가의 소울푸드(soul food) 이기도 하다.(출처 : pixabay.com)


항상 그렇지만 '크게' 아프고 났더니 많은 생각들이 달라지고 있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실패해도 사람들이 변한다. 변한다는 것은 마음에 각인될 만큼 깊은 경험을 해야 하나보다.

몸이 더 좋아지면 시장에 나는 제철 음식들을 사먹으러 가고 싶다. 
타국의 너는 매일 비슷한 먹거리와 스트레스, 외로움을 넘기며, 향수를 달랠만한 음식 생각에 가끔 간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똑같은 객지생활이라지만 네 동생은 한국에 있는 터라 이것저것 잘 챙겨먹고 해먹고 하더라.
많이 먹지도 않고 음식에 무던한 네 생각만 뭘 먹다가도 문득문득 들곤한다.

인생의 쓴 경험들은 비료와 같아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잘 자라지 못함을 알고 있다. 

네 오늘,
그리고 이어지는 날들이 네 삶을 촉촉이,
그리고 단단히 키워내는 적당한 양의 비료가 되기를 바래본다.

맛있는 저녁 먹길.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해인 주주통신원  logca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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