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의 종, 대전 부르스, 소양강 처녀

수년전부터 트로트 열풍이 불었다. TV조선에서 시작해서 다른 방송사들도 따라 경연대회를 여는 것 같다. 트로트는 내 취향이 아니다. 관심도 없다.

엄마는 트로트를 좋아한다. 엄마 집에 가면 늘 트로트 음악이 나오는 TV가 켜져 있다. 그 방송이 TV조선이면 나는 질색하는데... 엄마는 “TV조선이 이거 하난 잘했어” 하고 꿈쩍도 않는다. 한겨레 주주시고 2년 전까지 한겨레신문을 보셨으며, 세월호 리본을 지금도 달고 다니는... 나름 의식 있는 할머니신데 트로트엔 어쩔 수 없나보다. 나도 할 수 없이 듣게 되지만... 마음에 들어오는 곡은 하나도 없고 소음으로만 들린다.

내가 모든 트로트를 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옛날.. 아주 옛날 어린 시절 들었던 트로트를 좋아한다. 옛날 곡은 지나친 꺾기도 없고, 현란한 굴림도 없고, 과도한 감정이입도 없는 담백한 스타일이다.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1916~1965)(사진 출처 :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745287.htm)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1916~1965)(사진 출처 : https://www.hani.co.kr/arti/area/area_general/745287.htm)

그런 곡 중 몇 곡을 소개한다. 1935년에  나온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아래는 1960년 부른 영상이다. 일본 엔카에서 독립하여 최초로 우리 전통가요의 틀을 갖추었다는 평을 받는 곡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3인조 뉴에이지 그룹 'Acoustic Cafe'도 '목포의 눈물'을 연주했다.  2015년 나온 앨범 'Last Carnival'에 실린 곡으로 한국 팬들을 위해 실었다 한다.

 

두 번째 곡은 1958년에 나온 나애심의 '미사의 종'이다. 도대체 어린 아이에게 왜 이런 ' 죄 많은 과거사'를 운운하는 처량한 노래가 꽂혔을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나온다. 

 

국악가수 장사익도 이곡을 사랑한 것 같다. 

 

세 번째 곡은 1956년 안정애가 부른 전설의 '대전 부르스'다. 

 

이곡은 내 사랑 조용필도 불렀다. 1979년 데뷔 음반에 실렸다. 20대 어린 시절 나도 이 LP 음반을 사서 모든 곡을 듣고 또 들었다. 1집에 있는 한 곡 한 곡이 명곡이라 생각한다. 영국에 Queen이 있다면 한국엔 조용필이 있다 할 정도?    

 

마지막으로 1969년 김태희가 부른  '소양강 처녀'다. 이전 트로트 분위기와 달리 맑고 낭랑하다.  


이 곡을 주현미가 국악 반주로 멋지게 불렀다. 주현미의 기교적 창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곡은 그 기교를 반에 반도 안 썼다. 다른 사람이 부른 것 같다. 근데 최고다!!!  

 

'소양강 처녀'는 워낙 명곡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악기로 연주하고 있다. 그 중 첼로와 피아노로 연주한  곡을 소개한다. 


옛 트로트는 단조로 된 곡이 많다. 러시아 로망스 같이 단조로 된 곡은 뭔가 애달프다. 우리 민족은 한이 많아 단조로 된 곡을 즐긴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유행하는 트로트는 장조로 된 곡이 많다. 장조로 된 곡은 흥겹다. 박수 치고 춤추기 좋은... 노는 곳에 어울리는 곡이다. 이제 우리 민족의 아픔과 고난의 시절은 다 지나가버렸다고... 다 극복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편집  : 김해인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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