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가든
스톤가든

본관을 지나 후문으로 나오면 ‘스톤가든’과 만난다. 스톤가든은 둥근 돌로 된 돌무덤(스톤 마운드) 9개와 조각 작품을 보며 구불구불 걷는 짧은 산책길이다. 스톤가든은 신라 고분을 주제로 지어졌다고 한다.

경주 대릉원(사진 출처 : 경주문화관광 홈페이지/https://www.gyeongju.go.kr/tour/page.do?mnu_uid=2695&con_uid=155&cmd=2)
경주 대릉원(사진 출처 : 경주문화관광 홈페이지/https://www.gyeongju.go.kr/tour/page.do?mnu_uid=2695&con_uid=155&cmd=2)

경주 황남동에 가면 '대릉원'이 있다. 거대한 돌무지덧널무덤(돌로 내부 묘실 둘레를 가득 채웠다는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들이 평지에 쭉 늘어서 있다. 안도는 대릉원을 보고 작품을 구상했지 싶다.

조지 시걸(George Segal)의 작품 ‘두 벤치 위의 연인’
조지 시걸(George Segal)의 작품 ‘두 벤치 위의 연인’

스톤가든 시작점에 미국 조각가인 ‘조지 시걸(George Segal)’의 작품 ‘두 벤치 위의 연인’이 있다. 연인은 마주보고 손을 잡고 있다. 관람객들도 벤치에 앉아 연인이 된 것처럼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며 좋아한다. 관람객의 합류로 작품은 생동감을 얻는다.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한 것이다. 조지 시걸이 의도한 바일까? 조지 시걸은 인체에 직접 석고로 형태를 잡아 등신대(等身大)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벤치 위의 연인도 그리했을 거다. 우리와 똑같은 모습인 것을 보면... 그래서 우리가 작품에 쉽게 끌려들어간 것을 보면...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의 '부정형의 선(Undetermined Lines)'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의 '부정형의 선(Undetermined Lines)'

여러 겹 굴렁쇠가 자유롭게 놓여있다. 프랑스 조각가 '베르나르 브네'(Bernar Venet)의 '부정형의 선(Undetermined Lines)'이다. 그는 한국에서 수차례 전시회를 열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다. 서울과천미술관을 비롯하여 서울 시내 곳곳에도 그의 작품이 있다. 하지만 압도적 크기의 철로 만든 대형조각품들은 이해하긴 어렵다. 그가 “일반인이 내 작품을 이해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다만 ‘이런 표현도 가능하다’는 미술의 한계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으니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스톤가든
스톤가든

스톤 마운드 사이에 또 다른 조각 작품이 보인다. 심상치 않아 보인다. 누구의 작품일까?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의 ‘누워있는 인체(Model for Two Piece Reclining Figure)’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의 ‘누워있는 인체(Model for Two Piece Reclining Figure)’

 작품은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뒤에서도 찍었으면 또 다른 느낌이 날 것 같다.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의 ‘누워있는 인체(Model for Two Piece Reclining Figure)’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의 ‘누워있는 인체(Model for Two Piece Reclining Figure)’

이 작품은 유명한 영국 조각가 헨리 무어(Henry Spencer Moor)의 ‘누워있는 인체(Model for Two Piece Reclining Figure)’다. 청동 조각품으로1970년 제작했다. 그는 주로 가로 누운 인간, 母子, 가족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전통적인 서구 조각상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오히려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칸 원주민 조각상 냄새가 난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아프리카, 아메리칸 인디언 등 원시 예술로부터 영감을 얻어 주제를 잡았다고 한다. 

왼쪽이 몬트리올 미술관에서 만난 이누이트 작품. 왼쪽이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아프리카(?) 원시 예술품
왼쪽이 몬트리올 미술관에서 만난 이누이트 작품. 왼쪽이 시카고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난 아프리카(?) 원시 예술품

헨리 무어의 작품 중 굉장히 아름다운 선을 지닌 '누워있는 상'도 있다.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몇 작품만 골라 소개한다. 

HenryMoore RecliningFigure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enryMoore_RecliningFigure_1951.jpg)
HenryMoore RecliningFigure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HenryMoore_RecliningFigure_1951.jpg)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profzucker/33672812678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profzucker/33672812678

 

Henry Moore, Reclining Figure (6874668218)(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hilly_for_nudism_-_geograph.org.uk_-_1158074.jpg)
Henry Moore, Reclining Figure (6874668218)(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Chilly_for_nudism_-_geograph.org.uk_-_1158074.jpg)

그는 현대적 느낌이 나는 세련되고 가는 곡선에서 둔탁하고 부드러운 원시적 곡선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조각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육체의 아름다움과 포용성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만남과 합일을 갈구하는 본성을 느낀다. 헨리 무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그것일까?   

또 가다 보니 조각품 하나가 나무 사이에 숨어 있다. 영어 알파벳 글자 같다. 

미국 조각가 토니 스미스(Tony Smith)의 1962년 작품 윌리(Willy)다. 철로 만들어진 이 조각품도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는 기하학적 형태의 조각을 독특하게 결합하여 작품을 만든다. 1962년부터 1978년까지 꾸준히 윌리를 만들었다. 윌리(Paul Feeley)는 Beckett의 희곡 Happy Days의 캐릭터 이름이다. ‘땅에서 떨어지지 않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힘겹게 땅을 기어 다니는 윌리가 보이는 듯하다.

명상관 
명상관 

<뮤지엄 산>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마지막 작품 '명상관'이다. 스톤 가든에서 보았던 돌 무덤 속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떤 체험일까.  무덤을 가로지르는 창을 통해 빛이 조화를 부린다. 하늘에서 들어오는 그 빛이 신비로움과 따스함을 준다. 그 공간은 어둠의 정적과 빛의 생명이 공존하는 평화의 세계가 된다.

명상관 내부(사진 출처 : < 뮤지엄 산> 홈페이지)
명상관 내부(사진 출처 : < 뮤지엄 산> 홈페이지)

명상관에서 40분 '쉼 명상'을 체험했다. 아로마 오일 향기로 기분 좋게 시작해서, 누운 상태에서 긴장을 풀고 깊은 호흡과 싱잉볼 소리를 들으며 이완명상을 했다. 주변에 잠에 빠져 코 고는 사람만 없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왼쪽 사진 :빛의 교회(출처 : 한겨레 신문) / 오른쪽 사진 : 명상관 내부(뮤지엄 산에서 방영하는 소개 동영상에서 캡처)
왼쪽 사진 :빛의 교회(출처 : 한겨레 신문) / 오른쪽 사진 : 명상관 내부(<뮤지엄 산>에서 방영하는 소개 동영상에서 캡처)

명상관에 들어가서 빛을 보는 순간 안도 다다오의 '빛의 교회' 작품이 떠올랐다. 단지 빛 하나로 엄숙함의 절정에 오른 교회와 단지 빛 하나로 신비로움의 절정에 오른 명상관을 보면서... 안도는 역시 빛을 가장 잘 다루는 건축가임에 틀림없다.

참고 사이트 :http://www.museumsan.org/museumsan/
https://en.wikipedia.org/wiki/George_Segal_(artist)
https://m.khan.co.kr/culture/art-architecture/article/201103102137395#c2b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8m0355b
http://www.tonysmithestate.com/artworks/sculpture/willy-1962

편집 : 김미경 편집장

김미경 편집장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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