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제주도에서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보고 홀딱 반했다. 안도는 한국에서 일곱 작품을 설계했다. 제주도 섭지코지의 <글라스 하우스>와 <유민박물관>, 제주도 중문의 <본태미술관>,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 서울 종로구에 있는 <JCC 아트센터>,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한화인재경영원>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LG 아트센터>가 그것이다.

<글라스 하우스>, <유민박물관>, <본태미술관>은 이전에 소개했다. (관련 기사 : 제주 '안도 다다오' 작품)  <한화인재경영원>은 한화 직원 연수원으로 일반인 관람이 어려운 곳으로 알고 있다. <LG 아트센터>는 올 10월 개관 예정이다.

<JCC 아트센터>는 좁은 골목 주택가에 지어서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았다. 안도 작품이 답답해 보인다. 그가 설계한 건축물은 모두 시원한 숨을 쉬는데 <JCC 아트센터>은 억지로 숨구멍만 틔워 놓은 것 같다. 내부를 들어가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진 몇 장만 소개한다. 그래도 그의 냄새는 좀 난다.

<뮤지엄 산>은 한솔문화재단이 건립했다. 2005년 시작해서 2013년 완공했다. 8년이나 걸려서 완공한 <뮤지엄 산>은 대지와 하늘이라는 자연과 인간의 공간을 조화롭게 형상화한 건축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뮤지엄 산>을 하늘에서 본 사진을 소개하기 전에 먼저 안도가 설계한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을 보자. 바다와 접한 작은 산등성이에 자연과 어우러져 겸손하게 지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뮤지엄 산>은 이보다 좀 더 화려하지만 느낌은 이와 비슷하다.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사진 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62926.html)
나오시마 현대미술관(사진 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62926.html)

하늘에서 본 <뮤지엄 산> 사진과 지도다. 

출처 : 뮤지엄 산 Museum SAN (한솔문화재단)
출처 : 뮤지엄 산 ( http://www.museumsan.org/museumsan/)

<뮤지엄 산>은 길고 가늘게 지어졌다. 길이만 700m라 한다. 산을 훼손하지 않으려 산등성이에 건물이 하나하나씩 조심조심 내려앉은 것 같다.  

출처 : 뮤지엄 산 Museum SAN (한솔문화재단)
출처 : 뮤지엄 산 ( http://www.museumsan.org/museumsan/)

안도 다다오는 이곳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처음 부지를 보았을 때, 가늘고 길게 이어진 산 정상을 깎은 듯한, 아주 보기 드문 땅이었기에, 여기에 주위와는 동떨어진 별천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의 생각대로 <뮤지엄 산>은 세상의 소음과 번잡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별천지가 되었다.  <뮤지엄 산>이라 할 때 '산'을 뫼 '山'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이는 영어 SAN이다. Space, Art, Nature 앞 글자만 딴 것으로 공간과 예술과 자연의 만남을 의미한단다 . 사실 '山'이란 자연과 사람을 가장 완벽하게 품은 최고봉이기에 뫼 '山'이면 어떻고 SAN 이면 어떠랴 싶다. 

<뮤지엄 산>은 6곳으로 나뉜다. 하나하나 따라가보면서 사진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웰컴 센터' 주차장이다. 운치있다. 파주에서 나와서 파주석일까? 독특한 갈색 돌인 파주석이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 파주석을 안도는 사랑한 것 같다. 본관 외벽은 물론이고 상당수 내벽도 파주석으로 겉옷을 입었다.  

'웰컴센터'를 지나 본관으로 가는 길이다.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간다.  

들어갈 때 만난 입구
들어갈 때 만난 입구

 

나올 때 만난 출구
나올 때 만난 출구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가면 넓은 '플라워가든'을 사로잡은 철제 작품이 보인다. 미국 조각가 '마크 디 수베로'(Mark di Suvero)의 '제라드 맨리 홉킨스(시인)를 위하여'라는 작품이다. 그는 기중기 운전사였는데 기중기를 이용한 철제 작품을 최초로 시도한 작가라고 한다. 작품은 홉킨스의 시에 나오는 황조롱이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플라워가든'을 지나 '워터가든'으로 가는 길에 '부용'이 한창이다. 

본관으로 가기 전에 주변이 온통 물천지다. '워터가든'의 시작이다. 이 워터가든을 사로잡은 또 다른 붉은 철제 건축물이 있다. 마치 수중 인도 위의 수문장 같다. 맹랑한 인간들이 지나간다면 그 무서운 집게발로 그 인간들을 집어낼 것만 같다.

이는 미국 작가 '알렉산더 리버먼(Alexander Liberman)의 '아치웨이'(Archway)'다. 알렉산더 리버만은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으로 잡지 편집자, 출판업자, 화가, 사진작가, 조각가였다. 그는 주로 금속을 사용한 작품을 조각했다. 강철, 아이빔, 파이프, 드럼통 등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작품은 주로 밝은 색상으로 통일하여 칠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이 매우 크고 강렬하기 때문에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본관에서 바라본 아치웨이
본관에서 바라본 아치웨이

멀리서 볼 때 본관도 마치 물에 둥둥 떠 있는 듯하다. 본관 건물을 둘러싼 삼면이 물이다. 물속에 비친 파주석과 물속에 깔려있는 검정 회색빛 둥글납작한 해미석이 잘 어울린다. 

본관 정문 
본관 정문 

 

물과 산을 품은 아름다운 테라스에서 차 한잔도 했다.

이 테라스는 안도의 작품 '물의 교회'를 연상케 한다. 의자가 있고 물이 있다. 물너머 풍경은 물과 바로 이어진듯 착각을 일으킨다.

물의 교회(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62926.html)
물의 교회(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462926.html)

본관 내부는 빛과 공간의 자연스러운 조화가 얼마나 부드럽고 은은한지 보여준다. 안도는 인공조명을 많이 쓰지 않는다. 자연 채광을 주로 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간접 조명을 설치한다.

천장 자연 채광이다. 혹 눈이 어두운 사람들을 위해서 발길 닿는 곳에만 조명을 달았다

이렇게 시원하게 통유리를 설치한 곳도 있고... 

이건 뭘까? 삼각코트다. 건물과 건물을 잇는 곳에 빈 공간이 있다. 높은 콘크리트 벽으로 노출된 작은 무념무상의 공간이다. 바닥에 앉아서 올려다 보면 삼각형 하늘을 만날 수 있다.

스톤가든, 명상관, 제임스터렐(James Turrell)관, 본관 미술관 작품 등은 다음 편에....

참고 사이트 http://www.museumsan.org/musmsan/

편집 : 김미경 편집장

김미경 편집장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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