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릉수목원에 다녀오면서 꼭 저녁을 먹으러 들르는 집이 있다. 의정부 만두 맛집 '서락원'이다. 의정부 맛집 중 하나라고 한다. 근처 여러 집을 다녀봤지만, 엄마는 이 집 '만두전골'을 최고로 치신다. 우리는 이 집에서 저녁을 먹기 위해 수목원에 간다고 할 정도로 이 집을 좋아한다. 엄마는 수목원에서 걷는 것을 좀 힘들어하시면서도 너무 덥지만 않으면 마다하지 않는다. 힘든 운동 후에 먹는 서락원 만두전골은 그 보상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작년 5월 초순에 갔을 때 식당 건물이 형체도 없이 전소되었다. 엄마가 놀라서 아이고 우짠 일이래~~ 우짠 일이래~~ 서락원 없어지는 것 아냐~~ 하셨는데...  작년 가을에 가니 예전 건물과 똑같은 모습의 깨끗이 단장한 새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불나기 전과 다른 점은 로봇이 서빙하고 있고, 테이블마다 놓여있던 가스레인지는 인덕션으로 바뀌었고, 여자 화장실은 실이 하나에서 2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가격이 상승했다. 하긴 그동안 전골 1인분이 9,000원이었으니 다른 식당에 비해 좀 저렴하긴 했었다. 가격 상승에 미안했던지 식사 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하나씩 서비스로 주었다.

우리는 서락원에 가면 항상 같은 것을 먹는다. 이름하여 '동고동락'이라 이름 붙은 만두전골이다. 이른바 이 집의 대표상품이다. 동고동락은 채소와 만두와 고기가 넉넉히 나오는 상품으로 3식구가 (중)을 시켜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혹 많이 시장하면 감자전이나 메밀전병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실제 음식은 사진처럼 나올까? 신기하게도 사진과 똑~~~같이 나온다. 만두전골 (중)을 시키면 만두는 1인당 3개씩 먹을 수 있다. 칼국수까지 나와 나중에 고기와 채소와 만두를 다 먹고 국물을 새로 채워 칼국수를 끓여 먹으면 마지막까지 맛나게 냠냠이다.

밑반찬은 예나 지금이나 딱 3가지다. 백김치, 깍두기, 흑미자 소스가 들어간 샐러드. 밑반찬은 처음 상에는 로봇이 서빙해주지만, 더 먹고 싶으면 리필 코너에 가서 더 담아 먹을 수 있다. 우리는 깍두기를 주로 더 먹는다. 깍두기 국물이 짜지 않고 시원하다. 백김치도 맛있는데 내 입맛이 변했나 요새 좀 짜진 것 같다. 

리필 코너
리필 코너

다 먹고 나면 공짜로 주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게 된다. 평소에 아이스크림은 중성지방을 높이는 불량식품이라고 거의 사지 않는데.... 공짜로 준다니 엄마도 남편도 하나씩 들고 먹는다. 엄마는 당뇨 때문에 드시면 안 되는데.... 나도 하나 들고 먹으면서 엄마만 드시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안 먹으면 손해 보는 것 같고... '공짜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속담도 있으니….

손님이 차고 넘쳐 주말에는 대기 후 입장할 때가 많다. 새로 지으면서 대기실도 따로 만들었고 웨이팅기계도 설치했다. 포장용 음식을 무인 판매기에서 사 갈 수도 있도록 했다. 영업시간은 11시~21시이지만 마지막 주문은 20시15분까지 받으므로 8시 넘어가면 눈치 보일 수 있다. 매주 수요일은 쉰다.

엄마에게 왜 이 집이 왜 좋냐고 여쭤보았다. 

1. 전골 국물이 담백해서
2. 만두 속이 깔끔하고 기름지지 않아서  
3. 깍두기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안 매워서
4. 채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익힌 채소가 국물에 우러나 맛있어서
5. 마지막에 끓여 먹는 칼국수가 쫄깃쫄깃 맛있어서

남편도 이 집을 좋아한다. 왜 좋냐고 물어봤다. 답은 간단했다.

"만두전골 최고 집 중 하나야." 

구체적으로 왜 최고인지 물어봤다.  "그냥 최고야. 김치만두 맛있어" 그러곤 끝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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