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루떡>
<시루떡>
어렸을 때 늦가을에 담근 동치미에, 김장김치에
돼지고기 삶아서 보쌈 먹던 기억이 난다.
엄마는 1년에 4번 정도 고사를 지냈다.
그때는 무 썰어 넣은 멥쌀 시루떡을 하는 모습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고 하였던 기억이 난다.
집에서 해가 어눅어눅 해 질 무렵
떡시루에 멥쌀가루 팥가루를
번갈아 가며 한단 두 단 흩날리는
듯 뿌려 쌓는다.
어느 정도 일정
높이가 되면 시루를 불에 올리고
김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며
엄머는 정성을 들여 손을 비비시며
무엇인가
지금 생각하면 가족의 안녕을 기원
했을 그런 말들이었을 것이지만
고사 뒤 시루떡에 동치미 무와
국물을 시원하게 들이켜며
늦은 밤에도 참 잘도 먹었었다
그때 엄마는 동네 떡을 돌리며
한 광주리에 가득 담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시루떡을 접시에 나누어
담아 이웃집에 돌려 나누어 먹었다
그때 동네 사람들은 우리 집 고사떡이
맛있다고 칭찬하던 기억이 난다.
이 밤에 그때가 그리운 것은
지난날의 기억이
추억이 되어
나의 한 켠에
내려 앉기 때문일까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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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 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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