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교환학생 체험기 43(마지막 회) : 한국에 오다

이지산 주주통신원l승인2016.12.26l수정2016.12.2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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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가족과 함께.

12월 18일 정확히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 Morgan 오빠의 생일이었어요. 그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러 나가고 선물을 주었어요. 딱히 무엇을 주어야 할지 몰라서 gift card를 사주었어요. 마음에 드는 걸 사라고….

그날 오빠는 부모님에게서 Ice hockey table을 선물로 받아서 저랑 하루 종일 ice hockey를 했지요. 저는 죽자 살자 하는 바람에 그 다음날 팔이 쑤셔서 잘 못 움직이는 신세까지 되고 말았지요;;;

12월 19일은 특별한 날이었어요. 제가 미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못 지내고 가기 때문에 저를 위해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미리 하기로 한 거죠.

저는 무언가 특별한 것, 저를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선물을 드리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한 달 전부터 별, 꽃 그리고 학을 접어 예쁜 병에 담아주기로 결심을 했어요.

야광별은 100개 정도 접어서 Morgan 오빠한테 주고, 종이꽃은 꽃꽂이를 해서 Janet 아줌마에게, 학은 별과 섞어서 David 아저씨에게... 모두 다른 한국에서 온 여러 가지 물건을 더해서 말이죠. 그날 크리스마스 tree에 선물이 가득 놓여 있었어요. 저는 제 선물을 드리고, 가족들은 저에게 선물을 주었어요. 10개 정도 되는 선물을 하나하나 뜯으며 저에게 뭐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 가족의 사랑이 느껴지더라고요. 옷, 가방, 지갑, 반지 테네시를 기억할 수 있는 것들...

▲ 크리스마스 선물을 담는 양말

제 선물을 뜯으시며 이런 걸 받아도 되냐고 하시면서 평생 간직하신다고 좋아하셨어요. 그렇게 시간은 다가오고 저는 마지막 짐을 싸기 시작했어요. 가족과 마지막 쇼핑도 하고 사진정리도 같이 하고, 어느덧 정말 멀게만 느껴졌던 12월 23일이 왔어요.

그날 공항에서 저를 꼭 안아주시면서 우시던 모습. 같이 hug하면서 울음을 삼킨 나, 언제 돌아올 거냐고 물으신 말에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던 그런 날이었어요. 다들 만약 다시 오고 싶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하라고 그러면 바로 데리러 나오시겠다고... 날 위해서 항상 방을 비워 놓겠다고 하셨어요. 정말 감사한 분들이지요. 저는 편지를 써서 제 고마움을 표시했어요.

그렇게 가족과 친구와 제 집 그리고 테네시와 작별을 했답니다.

▲ 공항에서 가족과 함께, 이별 직전

저는 24일 9시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어요. 헌데 나리타공항에서 3시간이나 연착이 되고 말았어요. 결국 한국에 밤 12시 넘어서 도착을 했지요. 그러나 문제는 거기서 멈추질 않았어요. 비행기로 붙인 제 가방이 한국에 오질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lost and found에 제 이름과 가방을 신고해놓고 공항을 떠났지요. 26일 5시쯤 마침내 제 가방을 받았어요. 시카고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는데 시카고에서 보내질 않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가방이 오기 싫었나요? 제가 오기 싫었나요?

한국에 와서

가족을 만나고 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나면서 금방 예전으로 돌아왔어요. 온지 일주일도 안 되는데 한참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와서 제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르바이트에요. 미국 친구들이 부러웠는지 부모님에게서 좀 독립적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하루 날을 잡아 1,2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았는데 ‘19세 이상이 되어야 한다.’ ‘벌써 인원이 다 찼다’는 등 한군데도 자리가 없었어요. 엄마는 동생에게 flute 연습을 시켜주면 시급으로 용돈을 주겠다고 하셨지만 엄마 돈은 받기가 왠지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고 진짜 노동을 통해서 돈을 벌고 싶어요. 하지만자리가 쉽게 날 것 같지 않네요.

1년 동안의 교환학생에서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제일 먼저 얻은 게 있다면 아마도 제2의 가족이 된 Host Family 같아요. 잘 알지도 못하는 저를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 주시고, 같이 살면서 언제나 힘든 일이 있으면 부모님처럼 도와주신 저의 호스트 부모님 아마 교환학생으로 얻은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미국의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보통 친척들보다 가까웠고, 그래서 미국에 놀러 가도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 호스트 부모님들이 있기 때문에 걱정 없이 갈수 있을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친구라고 생각해요.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란 말처럼 저는 제가 정말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그런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거든요. 만약 놀러 오면 자기 집으로 오라고 그러는 친구와 친구 가족들도 있고요.

세 번째로는 돈으로는 절대로 살 수 없는 경험과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이에요. 미국에 가서 1년 동안 많은 걸 보았고 많은 걸 느꼈고, 많은 걸 배웠어요. 제 맘속에는 ‘어렵고 힘든 무언가를 해냈다.’라는 자부심, ‘앞으로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저 자신이 더 성숙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을 만큼 미국에서의 경험이 저의 많은 걸 바꾸어놓았어요.

처음에 저는 그냥 뭔가 다른 것을 겪고 싶어서, 남들과 좀 다른 삶을 살고 싶어서 교환학생을 신청했어요. 그런데 다른 무엇인가를 많이 갖고, 느끼고 와서 아주 뿌듯하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갈까 말까 망설이시는 분들은 한번 참여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한국이라는 울타리, 부모님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도 살아갈 수 있는 다른 세상들이 있고, 또 힘들지만 멋지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마지막 통신원 글을 마치겠습니다. 그 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마지막으로 제 친구들 사진 올립니다.

▲ 떠나기 전 Chelsea 와 Gracie
▲ 떠나기 전 친구들과 함께

 

▲ 친구들과 쉬는 시간에 찰칵!
▲ 식당에서 함께
▲ 퀘이튼
▲ 존과 멜러리 뒤에 보이는 밴드 친구 존

1961년 미국에서 교육문화상호교류법(The Mutual Educational and Cultural Exchange Act)이 제정되었다. 이 법에 의거하여 교환교수, 교환연구원 그리고 교환학생(청소년, 대학생)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다. 청소년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유학이 아니다. 미국공립학교에서 최장 1년간 무료로 학교를 다니고, 자원봉사 가정에서 1년간 가족의 일원으로 지내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영어공부가 아니라 서로의 문화를 교환하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있다. 독일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들에게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 남미, 중국, 동남아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참여 학생들도 많다. 원래 비용은 무료이나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립기관이 위탁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편집자 주]

편집 : 박효삼 부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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