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정의 역사]위대한 오랑캐족의 역사 14화

광개토-오딧세이사9 백이숙제를 추격하라 오순정 시민통신원l승인2018.06.13l수정2018.06.1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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十年庚子         영락10년(400년) 절구질[庚]하는 새끼[子]들이

敎遣步騎五萬     말을 버리고 말을 따르는[遣馬步馬] 쇼[敎]로써 五萬을 차별화[奇]하며

往求新羅從男居城 꾸짖기[求]를 진부화[往]하자 신라가 남자가 자살하는 城을 모방하매

至新羅城倭滿其中 그물질을 폐하여 그물을 혁신한 城은 其中을 베풀어 其中을 채웠다.

官軍方至倭賊退   관군이 지극한 것[至]을 처방하자 복종하는 비적들[倭賊]은 물러났다.

自來背           (광개토왕이)상생[來]을 비롯[自]하며 배후[背]를 찾아서[自]

急追之           물러나며 '복종하는 도적[之=倭賊]'을 급히 추격하매

任那加羅 從拔城  임나가라任那加羅가 발성拔城(뿌리 뽑는 자아)을 추종[從]하였으니,

城卽歸服         성城이 돌아와서[歸] 복종[服]을 종식[卽]하였다.

安羅人戌兵       안라인(유리왕 때 삼한으로 간 ‘협보陜父’의 후예?) 술병戌兵이

於新羅城鹽城     변혁[新]망라[羅]하는 城을 계승[於]하여 장아찌자아[鹽城]를 어기매[於]

倭寇大潰城       ‘짝퉁[倭]비구匪寇[倭寇]들’은 ‘파괴[潰]하는 자아[城]’를 찬미[大]하였다.

…중략(원문판독불가)…

昔新羅寐錦未有身來論事 예전에 신라매금이 몸이 오지 못한 채 윤리의 섬김을 비판하며

唯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 ‘國岡上하고 廣開土境하여 平安好하기’를 염원[唯]하였으니

太王大恩新羅寐錦       태왕太王은 신라를 포용[大]하고 매금寐錦을 책봉[恩]하매

遺家僕勾請太王命朝貢   이산가족의 종복은 태왕의 命을 청하며 조공할 것을 서약했다.

 

(통론: 영락10년(400년) 경자庚子, 태왕은 보기병 오만병사를 보내어 신라를 구원하도록 하였는데, 남거성을 지나 신라도읍에 이르자 성안에 왜구가 득실거렸으나, 고구려군대가 바야흐로 이르자 왜적倭賊은 퇴각하였다. 뒤에서 와서 도망가는 왜적倭賊을 급히 추격하여, 임나가라국의 종발성까지 쫓아가니 임나가라는 항복하였다. 안라인 술병이 신라성과 농성을 쳐서 빼앗으니 왜구는 크게 궤멸하였다. …중략… 아직 신라매금이 찾아와서 알현하지 않아 국강상광개토경평호태왕이 ○○하자 신라매금은 ○○ 신하로서 ○○○○조공할 것을 서약하였다.)

 

'경자庚子'는 주역 제57중풍손重風巽 九五를 묵시하는 표현이다.

   貞吉悔亡        주둥이[吉]를 숙청[貞]하면 분노[悔]가 사라져서[亡]

   无不利 无初有終 무无는 늙지[利] 않으니 무无가 새 옷을 입으면 유有는 죽는구나.

   先庚三日        선왕조가 다양한 왕[三日]을 절구질[庚]하더니

   後庚三日 吉     후계자가 영원한 왕[三日]을 절구질[庚]하매 선비는 밥을 먹도다.

 

敎遣步騎五萬=敎步馬+遣奇五萬. 五萬은 하늘과 땅 사이를 춤추는[五 논어 위정5장 참조] 선비[萬]들이다. 만萬은 알을 많이 낳는 ‘전갈’로서 획일의 인간을 낳는 선비를 비유한다. '꾸짖기[求]'는 백이숙제의 대명사다. ‘왕往’은 '한물가다(진부화)'라는 뜻이지만 실제 의미는 정반대의 '첨단화'다.

다섯 개의 '신라'를 보라. 3행과 중략 이후 두 개의 '신라'는 고유명사이지만, 4행과 11행의 '신라'는 다른 뜻으로 사용되었다. 앞서 신묘년기에서도 보았지만 광개토왕비에서 '왜倭'라는 글자가 '일본'이라는 뜻으로 사용된 사례는 하나도 없듯이 말이다. ‘남거성男居城’은 충신이 자살하는 중화의 자아[城]다. ‘지신라성至新羅城’은 그물질[羅 욕망충족]을 폐[至]하고 백성잡는 그물[羅]을 변신[新]하는 중화의 성城이다. 倭滿其中=倭其中+滿其中. 백성들에게 첨단의 중화[其中]를 베풀어[倭] 자기들의 배[其中]를 충족[滿]하는 성인군자를 풍자하는 대목으로서 도덕경 제3장의 이야기다.

5~12행의 다섯 주체를 응시하라. 

5행에서 "관군이 지극한 것을 처방"한 것은 영락9년 광개토왕이 신라사신에게 보낸 '밀계密計'를 따라 신라매금이 한 일이다. 6~7행의 주체는 광개토왕이며, 8~9행의 주체는 '임나가라'이며, 10~11행은 '안라인 술병'이며, 12행은 '짝퉁비구'다. 미리 기획한 각본에 따라 신라매금이 신라조정의 중화주의자들을 물러나게 하고 광개토왕이 물러나는 백이숙제를 추격하자, '백이숙제-임나가라-안라인 술병-짝퉁비구들' 순으로 줄줄이 백기를 들고 광개토왕에게 투항한다.

 

‘왜적倭賊’과 ‘왜구倭寇’의 뿌리는 주역 제3수뢰둔水雷屯 六二효의 ‘비구匪寇’이다.

   屯如邅如   비슷한 것을 집합[屯如]하면 짝짓기 밥먹기[女口]를 회피[邅]하리라.

   乘馬班如   말[馬 새로운 군주]을 비난[乘]하며 같은 것[如]을 분리[班]하는

   匪寇婚媾   비적이 짝짓기를 겁탈[女女]한 황혼의 법도[昏冓]를 약탈[寇]하매

   女子貞不字 여자가 죽어서 아이(有)를 배지 않으니

   十年乃字   하나로 꿰어서 농사지으면 마침내 아이(无)를 잉태[字]하도다.

 

‘비구匪寇(우아한 도적)’가 중화의 오리지널 선비라면, ‘왜구倭寇’는 중화에 부역하여 오리지널(匪寇)을 모방하는 오랑캐땅의 짝퉁들이며, ‘왜적倭賊’은 그 중 조정에 출사하여 직접 재물을 착취한 선비들이다.

‘뿌리 뽑는 자아[拔城]’는 손자병법 모공편 "사람의 자아[人之城]를 뿌리뽑는[拔]" 중화의 전략을 조롱하는 표현으로서 '변혁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술병戌兵’은 ‘개[戌]처럼 짖는 선비[兵]’다. 안라인이 유리왕때 삼한으로 간 협보의 후예가 맞다면, 그들은 유화문명을 부르짖었으리라. 그러나 400년이 지나는 동안 중화에 포획되어 중화의 개가 되었으니, 임나가라를 부활한 광개토왕은 안라인을 부활한다. “성의 귀환[城歸]”은 주역 제11지천태地天泰의 "성이 해자(중화의 물)로 돌아온다[城復于隍]”에 대항하는 유화문명의 귀환이다.

신라의 부활을 보라. 임나가라는 뿌리뽑는 자아를 추종하고, 안라인 술병은 변혁 망라(다양화)하는 자아를 계승하고, 짝퉁비구들은 파괴하는 자아를 찬미한다.

14행의 '예전[昔]'은 영락9년 신라사신이 고구려로 찾아온 일을 말한다. '윤리의 섬김'은 영락8년기에서 언급하였듯이 주역 제63'수화기제'비판이다. "예전에 신라매금이 몸이 오지 못한 채"는 분명 신라매금을 대신하여 사신을 보낸 일을 말한다. 그런데 '몸이 오지 못한 채[未有身來]'는 문법적으로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다. 작가의 취지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未有'가 들어있는 「맹자」 ‘공손추’편의 세 구절-未有孔子也, 未有夫子也, 未有盛於孔子也-를 제대로 읽어보라는 취지다. 모자란 까마귀[未]가 공자를 모방[有]한다. 모자란 까마귀[未]가 공자를 일탈[有]한다. 모자란 까마귀[未]가 일탈[有]하여 왕성[盛]해지면 공자를 변신[於]하라는 맹자의 가르침을.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는 무슨 뜻일까?

‘國’은 경계[囗]를 일탈[或]한다는 말이다. '강岡'은 중화의 언덕[丘]에 대립하는 유화문명의 '산맥[岡]'이다. '광개토경廣開土境'은 '널리 대지를 열어젖혀 경계를 넘는' 열린 세상의 뜻으로 영락5년기의 '유관토경'과 같은 뜻이다.

제우스신전의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얀 코시에스(1600~1671) 작.

이제 그림을 보라. 프로메테우스는 신전의 불을 인간에게 가져다주었다. 지배계급이 독점하는 지혜를 인간에게 확산함으로써 인간이 지배의 굴레에서 해방되기를 꿈 꾸었던 최초의 혁명가는 신의 노여움을 사서 높다란 바위산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는 형벌을 받는다. 그런데 신의 노여움이 아니더라도 지배계급의 지혜를 인간에게 가져다주는 것이 얼마나 지난한 일인지는 독자들이 이해하리라. 짤막한 '영락9년기'에 촘촘히 박혀있는 주역 논어 맹자 손자병법 도덕경의 인용구들은, 설명하는 필자에게도 읽는 독자들에게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하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광개토왕비'가 우리에게 유일하게 남아있는 서기 1000년 이전에 우리 손으로 쓴 문헌인 것을. 뿐만 아니라 허균이 반역의 소설(홍길동전)을 쓰고, 임꺽정 장길산 등등이 반란을 일으키고, 공자의 學을 탈출[北]하겠다는 北學파가 일어나고, 최제우 최시형의 가르침을 받아 中學을 팽개치고 東學이라는 철학으로 人乃天을 건설하겠다고 녹두장군이 죽창을 들었을 때에도, 광개토왕비만큼이나 머리 아픈 문장들과 씨름했을 게 아닌가. '태-정-태-세-문-단-세...'는 잊어버리자. 우리가 조선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반란의 역사이기 때문이며, 그래서 반역하는 민족의 뿌리를 찾아 고구려로 고조선으로 향하는 것이니.

지금까지 광개토왕비1~9의 여정을 돌아다보자.

1. 주몽의 르네상스

2. 음양오행 vs 진보상생

3. 에피탑

4. 여자와 노동자를 위한 변명

5. 是가 주인인가, 사람이 주인인가

6. 백제의 자아를 찾아가는 60고개

7. 맛있는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8. 오라클 vs 오라클

9. 백이숙제를 추격하라

백이숙제를 추격한 광개토왕은 신라매금을 책봉한다. 신라의 땅에서 중화의 오라클을 파괴하고, 유화의 오라클(문명)을 건설하였다는 말이다. 이제 남은 이야기는 세 개 뿐이다. 10 삼족오깃발을 휘날리며. 11 이이제이 vs 이화제화. 그리고 피날레인 되찾은 아버지의 까마귀나라. 주몽신화가 '아버지 죽이기'의 서사임을 기억한다면, 광개토왕비는 아버지죽이기에서 기나긴 여정을 거쳐 '아버지 부활'로 마무리된다. 죽여야 할 아버지가 누구인지, 부활해야 할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독자들이 생각하리라.  

편집 :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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