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자가 즐겁게 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운영 방식을 고민하다

▲ 신은초에서는 생태, 노작 체험학습이 중요한 학습 내용 중의 하나였다. 사진은 6학년 어린이들이 3월 달에 감자를 심기 위하여 화단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1년 서울의 개교형 혁신학교인 신은초등학교의 교육의 방향과 목표, 비전 등을 세우기 위한 교직원 연수에서 필자가 발제했던 내용을 <김광철의 혁신학교 이야기> 11~16애 이어 <김광철의 혁신학교 이야기 17>로 마무리를 하겠다. <김광철의 혁신학교 18>부터는 이러한 논의 끝에 완전하지는 않지만 만들어 시행되었던 서울신은초 교육 계획(교육과정 운영 계획)과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음은 당시 필자가 발제했던 내용의 마지막 회차의 내용이다.

나.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하여

1) 4학기제를 운영함을 원칙으로 하여 학사운영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 봄과 가을에 일주일 정도의 방학기간을 설정한다.

2) 교과는 블록타임으로 묶어 운영함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저학년의 경우는 학년 협의를 통하여 일부 조정할 수도 있다.

블록과 블록 사이의 쉬는 시간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배려한다.

3) 국가 고시 교육과정의 운영 원칙을 존중하되, 혁신학교의 특성을 살려 학교 비전을 구현할 수 있도록 생태, 인권, 평화, 복지, 문화 등의 가치가 교육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관련 교과 내용 추출은 물론, 프로젝트 또는 주제 통합 방식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간다.

4) 교육과정은 국가가 요구하는 시수를 충실히 이행하지만 교육과정의 분석을 통하여 교과 간, 단원 간 통합할 것은 통합을 하고, 그래서 확보된 시간에는 ‘신은 혁신10 교육과정’ 운영을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하여 노력한다.

5) 교수, 학습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하여 교사가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교수보다는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운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교수, 학습의 주체는 가급적 학생들을 세우고, 교사는 안내자로서 역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실험, 실습, 답사, 탐사, 노작, 토론, 토의, 프로젝트 학습, 탐구, 발견학습의 기법 등 다양한 방식의 교수, 학습 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 기존에 제작되어 유통되는 교수, 학습 자료들을 참고는 할 수 있지만 그것을 전적으로 활용하거나 가공 없이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신은초에서는 ‘수업’이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교수, 학습’ 또는 ‘학습’이라는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나간다.

6) 교사의 평가권을 인정하여 가르친 내용의 성취 정도를 측정하여 교사는 교수, 학습 반성의 자료로 삼고, 어린이들은 자기 발전과 성찰의 도구로 바라보아야 한다.

평가는 학년, 학급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지되 수시 수행 평가를 기본으로 하고 지필 평가를 할 때는 선다형 문제나 객관식 문제보다는 서술형 문항 중심으로 구성한다. 평가 결과는 가정에 통지함을 원칙으로 하고, 통지 방식은 학년 단위에서 결정한다.

▲ 신은초에서 이루어졌던 학 학년에서 운영했던 사례들을 모아 '교육과정 재구성'이라는 책자를 '맘에드림 출판사'에서 발행하기도 하였다.

다. 혁신학교를 통한 4년간 추진계획

단계

시기

추 진 내 용

비 고

예비,

준비기

2011.07.

~2012.02.

 

• 혁신학교 지정, 교직원 선발, 발령

• 혁신교육과정에 대한 교사간 협의 실시

• 교사 조직, 전입생 모집, 학급 편성

• 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자체 연수 실시

(자체 계획에 의하여)

• 전학부모 대상으로 혁신학교 설명회와 2011

학년도 학교교육계획 설명회 실시

• 학교운영위, 학부모회 등 조직

• 혁신학교교육과정 수립 및 학년학교 교육과정 수립, 시범적 실시

• 학교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 및 피드백

혁신 교육과정에

대한 의견 수렴 및 교사 논의

학교교육계획

설명회 개최

교육 과정 수립

적용기

2012.3.

~2013.2

• 학교 특성화 프로그램 편성 운영

• 교수․학습 지원 시스템 운영

• 학교 운영에 대한 중간 평가 및 피드백

특성화 교육과정

편성 및 지원체제

발전, 정착기

2013.3.

~2015.8

 

 

• 협력학습, 프로젝트학습 정착

• 학력 관리제 운영

• 학습자 중심 수업 활동 정착

• 학교 운영의 안정화

• 학교운영 평가 및 피드백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 운영

안정화

평가기

2015.8

~2016.2

• 혁신학교 운영에 대한 평가

• 혁신 학교 운영의 지속성 여부 평가, 판단

• 혁신학교 성과의 일반화 기획 및 확산 노력

평가, 일반화

▲ 신은초에서는 모둠학습을 적극 권장했다. 모둠별로 학습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학습 계획을 세우고 조사, 탐구, 발표하는 방식으로 학습자 중심의 학습이 일어나도록 노력하였다.

<참고>

- 위와 같은 혁신학교 운영 일정은 그대로 시행되지는 못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수시로 일정 수정이 이루어지면서 1기 혁신학교 지정에 이어 제2기 지정을 신청하여 지금까지도 서울신은초등학교는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 <교육과정 운영과 관련하여> 필자가 제안한 내용대로 합의가 되어 시행이 되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4학기제>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3, 4월 학사운영을 하고 나서 약 7~10일간의 <봄방학>을 설정하여 운영하였고, 9월, 10월 학사운영을 하고 나서 10월 말~11월 초까지  <가을 방학> 7~10일간 운영하여 어린이들이 가정에서 가족 여행이나 필요한 자율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기간에 가정에서 돌봄을 할 수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다양한 주제의 체험학습 계획을 세워 학교에서 자율 학습과 돌봄을 시행하기도 하였다. 필자 같은 경우에는 신은초 인근에 있는 지양산에서 '숲 생태' 학습을 진행하였다.

- 어린이들에게 놀 시간을 확보해 주기 위하여 <블록타임제>를 운영하여 2교시 수업이 끝나면 30분 동안 어린이들이 운동장이나 강당 등의 공간에서 실컷 놀 수 있도록 한 것 또한 당시 많은 혁신학교들의 교육과정 운영 방식이었는데, 서울신은초에서도 그 방식을 도입하여 어린이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대신 1교시 40분이지만 1, 2교시, 3, 4교시, 5, 6교시로 묶어 80분씩 블록타임제 수업을 진행했다.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은 어린이들은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도록 하였다.

▲ 신은초 6학년에서는 3월 초에 5학년에서 6학년으로 진급하는 진급식을 가져 어린이들이 6학년을 어떻게 지낼 것인지에 대하여 스스로 게획하고 다짐하는 의식을 갖기도 하였다. 이때 탐임캡슐을 만들어 학교의 뜰 같은 곳애 묻어두고 10년 후에 열어보기로 약속을 하기도 하였다.

- 혁신학교라고 하여 교육과정 전부를 학교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30%의 범위 내에서 자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나머지는 국가 교육과정에서 이수하도록 한 내용을 이행하여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자율성을 충분히 살려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의 상>을 구현하기 위하여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운영하였다. 학교 전체 교육과정 계획이 있었지만 각 학년은 학교 교육과정의 큰 틀 속에서 학년 단위로 프로젝트 학습, 체험 학습 등 자율적이면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이 되었다.

- 평가와 결과의 통지방식에서도 대대적인 혁신을 이루었다.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일제고사의 폐지>였다. 가정으로 보내는 학업 성취도에 대한 통지의 방법도 크게 혁신을 하였는데, 이와 관련한 내용은 다음에 소개하겠다.

편집 :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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