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종합암검진을 받았다. 환절기만 되면 비염을 달고 살고, 추운 곳에 좀 오래 있다 보면 열감기로 비실대는 체력을 불쌍히 여겨선지 올 봄에 종합암검진티켓을 갖게 되었다. 다른 검사는 다 별 거 아니라 생각하는데 대장내시경은 정말 하기 싫었다. 대장내시경을 하기 위해 미리 해야 하는 장 청소가 징글징글 했던 것이다. 몇 달을 미루다 아이들의 성화에 며칠 전 검진을 받으러 갔다. 집에서 가까운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원자력병원.

아니 그런데 이것이 무슨 일? 검진센터 내 메인 소파 탁자에 신문이 하나 턱 놓여 있는데 바로 <한겨레>였다. 얌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예쁘고 반갑던지.. 한겨레 말고 다른 신문도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이리 저리 둘러보았더니 다른 탁자 한 곳에도 신문이 펼쳐져 있었다. 가서 들쳐보기 뭐해서 무슨 신문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나중에 내시경실 앞 탁자에는 스포츠 서울이 있고 또 다른 탁자 앞에는 매일경제가 놓여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여하튼 4종류(?)의 신문에 한겨레가 끼었구나 하는 생각에 흐뭇했다.

병원 담당자 누군가를 찾아 왜 한겨레를 선택하였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검진 받으러 간 예비 환자가 유별나다 할 것 같아, 또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 일 있나 하는 생각에 그냥 사진만 찍어 왔다.

▲ 저 멀리 탁자 위에 알 수 없는 신문이 또 있다.

그런데 이 병원은 미래창조부 산하의 공공병원이다. 혹 한겨레신문 본다고 (밉게 보여) 미래창조부에서 얼차려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다.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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