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가게] 시계 명인, 서울 남대문상가 '미남사' 김형석 대표

김동호 주주통신원l승인2017.01.04l수정2017.01.0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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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시계를 참 좋아합니다. 제가 유일하게 충동구매를 하는 품목이 바로 시계입니다. 기내에서 쇼핑 책자를 보다가 구매를 하기도 하고, 공항 면세점에서 사기도 합니다. 진품도 사고 물론 가짜시계도 있지요.

작은 손목시계!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칩니다. 어쩌면 패션의 마지막 완성이 아닐까? 그리고 시계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연인과의 약속,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선물, 여행지에서의 추억 등등.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고가의 시계일수록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불안한 마음에 함부로 맡기지도 못하고, 장롱 속에서 빛바랜 추억처럼 기억 속에서 희미해질 때마다 그 애석함이 적지 않습니다.

결혼 당시 제대로 된 예물을 줄 수 없었던 형편이었는데, 8년 만에 어렵게 딸을 낳았습니다. 오랫동안 수십 번을 보아왔던 고가의 시계를 선물했습니다. 몇 년 안 되어 배터리가 다되어 시계는 멎었는데 부르는 가격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고 홍콩에 갔다가 매장에 들려 물어봤더니 어느 매장이나 미화 200불에 한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그냥 들어왔습니다. 판매점에서 일 년에 한 번 늦어도 2년에 한 번은 분해청소를 해야 한답니다. (팔 때는 그런 이야기 안 하던데,,,)

가격도 문제지만 아무 곳에나 맡길 수 없음은 기술도 문제지만 가짜가 하도 많이 나돌아서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렵사리 찾은 명장이 바로 남대문 미남사 김형석 사장님이였습니다. 이미 10년도 더 많이 지나온 인연입니다. 우선 첫 인상이 그냥 믿음이 가는 분이었습니다. 더 놀랐던 일은 생각보다 싼 수리비였습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더 받으시라고 해도 웃기만 하시던 분! ‘이런 분이 정말 어른이시구나.’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50년의 내공과 칠순의 연륜에도 초심을 유지하며 명장의 길을 걷고있는 김형석 사장님. 우리 한겨레처럼 어둠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등불을 지키고 계십니다.

그 이후 저의 딸도 시계를 좋아해서 이런 저런 패션 시계를 사면 고장도 나고 배터리도 다 돼서 함께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동네에서 들쑥날쑥 비싸게 부르는 가격보다 믿고 부르시는, 단순 배터리 교환은 5,000원. 최근에는 용두(크라운)를 고정하는 몸체 나사산이 마모되어 수년째 장롱에 있던 시계를 들고 가서 수리를 했습니다. 부품을 교환하는 경우에는 다소 비싸짐을 염두에 둬야하지요. 항상 변함이 없는 모습 언제나 정직한 인품에 반해 즐겨 이야기를 나누다 알았습니다. 바로 한겨레 구독자임을!

2년 전 친하게 지내던 한겨레의 젊은 대리점주 소개로 한겨레신문을 알게되어 지금까지 죽 봐오고 있습니다. 정치 사회면을 빠짐없이 챙겨보고 좋은 칼럼과 사설도 자주 읽게 된다고 하시네요. 마음에 드는 기사는 상가에 가지고 와서 주변 동료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요.

▲ 비록 좁은 장소일 수 있어도 허영과 사치를 쏙 뺀 장인만을 위한 공간으로서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미남사 명품시계수리점.

해방 이후 6,25전쟁 전에 출생을 하셨으니 가장 배고픈 세월을 겪고, 전쟁의 참화를 겪으며 어렵게 살아온 세대입니다. 거기다 13살에 크게 아파서 제대로 공부도 못하고 독학으로 공부를 하였으며, 3급 장애인 다리도 불편하다고 하는데 맑은 얼굴을 뵈면서 전혀 몰랐습니다.

손재주가 유난히 좋았던 아들에게 부모님이 권유해서 들어선 장인의 길! 호남 제일의 김준환 선생과, 부산 최고의 이종팔 선생에게서 기술을 배우고 73년 서울 소공동 반도조선 아케이드의 외국인 전용 면세점에서 명품시계 수리로 명성을 날립니다. 76년부터 지금까지 남대문에서 미남사라는 상호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 기술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라도 '정직과 신뢰'의 무게는 사람마다 하늘과 땅 차이 입니다.

김형석 명장은 저의 첫 느낌 그대로였습니다. 살아오면서 최고의 가치를 ‘신뢰’라고 하셨습니다. ‘신용과 약속은 생명’이라고 하십니다. 그 옛날 많지 않은 남매를 두었는데도, 자식이 바르고 정직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서 하는 작은 거짓도 절대로 용서를 안 하셨답니다. 중국북경으로 유학간 아들에게 청바지 4개로 대학을 졸업하게 하였는데, 성실과 정직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아들은 현재 청도에서 의류사업을 알차게 운영하여 아버지께 생활비를 드리는 효자이며, 두 아이의 아버지로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는 어디에서도 못 고치는 60여 년이 된 벽시계를 들고 오신 손님을 꼽았습니다. 손님의 장모가 벽시계의 소리를 아주 좋아하셔서 꼭 고치고 싶다고. 그래서 12만원에 고쳐드렸는데, 고맙다며 굳이 더 받으시라고 하던 분이 생각이 난답니다.

시계 명인도 의사와 마찬가지로 남이 못 고치는 시계를 다시 살려내서 예전과 똑같이 새것처럼 움직이고, 손님이 좋아할 때 큰 기쁨을 얻는다고 합니다. 물론 일본에도 많이 알려져 손님이 찾아오지만, 미국 LA에서도 교포가 한국에 올 때마다 한 보따리로 들고 와서 수리를 해간다고 합니다.

명인이 말씀하시는 기술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합니다. 타고난 재능과 섬세함의 차이라고 하네요. 대충 대충이 아니라 진지하고 섬세한 손끝에서 차별이 생긴답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50-60여명의 장인들이 있다고 합니다.

▲ 어떤 물건이나 정성을 다하고 귀하게 여기면 그것이 명품이고 또한 기쁨입니다.

작은 작업공간에는 오로지 수리만을 위한 온갖 공구들로 어떤 시계든 모두 고칠 수 있다는 김형석 장인, 아니 우리 시대의 진정한 명품 어른, 그래서 저는 명인이라 부릅니다. 시계는 시간이 오래 지나면 내부 청소를 해줘야 합니다. 항공유로 정성스럽게 닦아내고, 늦어지거나 빨리 가는 시계도 다시 조정을 합니다.

제가 남대문을 찾는 큰 즐거움을 주시는 김형석 명인! 우리 한겨레와 더불어 10년 20년 더욱 큰 발전과 행복을 나누고자 합니다. 추억 속에 곱게 간직하고 있는 어떤 시계라도 들고 가시어, 한겨레라고 말씀하시면 제게 했던 그대로 추억을 되살려주실 것입니다.

‘시계가 사람을 명품으로 만들지 않고, 사람이 시계를 명품으로 만든다.’는 우리 명인의 말씀으로 끝맺음 합니다.

▲ 숭례문과 남대문 시장 사이의 도로에서 남산방향으로 20여 미터 오르다 왼편으로 남대문 파출소가 보이고, 그 옆 건물 남대문 수입상가 일층으로 들어가시면 중간쯤에 바로 미남사가 있습니다.

주소: 중구 남대문시장 4길 28-12

남대문 수입상가 1층 85호

전화:(02)775-6366, 휴대폰:010-2206-6677

▲ 회현역에서 남대문 시장으로 들어오신다음, 남대문 파출소를 찾으시면 옆에 있습니다.

편집: 양성숙 부에디터, 이동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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