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객

저는 한 달에 한두 번씩 무등산을 찾습니다. 가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등산이란 이름 때문이기도 합니다. 근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전 같은 정취가 다소 줄어든 것 같습니다. 길손들에 의하면, 길섶에서 자주 보던 청솔모와 다람쥐를 만나기 어렵다 합니다. 사람들은 많아졌지만, 정작 무등산의 주인들은 수를 줄여가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사람도 자연과 어울려 자연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리가 시원찮아 정상은 오르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솜씨로 촬영한 사진 몇 장을 첨부합니다.

 

<친연(親然) 무등(無等)>

 

한 걸음 또 한 걸음

길이 그러하듯

인생 또한 그러하리.

길이 끝이 없듯이

생 또한 그러하리.

 

왜, 무등을 찾는가

올라가기 위해선가

내려가기 위해선가

젊어선 오르기 힘들더니

이젠 내려가기 더 힘드네.

 

무등은 어제도 오늘도 그대로이고

또 내일도 그대로일 것 같지만

한 순간도 그대로인적 없었네.

설익은 사람들이 아직 무등을

무등으로 보지 못해 그렇다네.

 

무등은 억겁을 살아 왔고

억겁을 살아가겠거늘

찰나인 내가 주인으로 착각했지

오늘도 무등의 큰 품은

나를 빈객으로 받아주네.

▲ 무등10월 / 토끼등에서 본 광주시
▲ 무등10월 / 무등산장에서 중봉 오름길
▲ 무등10월 / 무등산장에서 중봉 오름길1
▲ 무등10월 / 무등산장에서 중봉 오름길2
▲ 무등10월 / 무등산장에서 중봉 오름길3
▲ 무등10월 / 중봉 억새1
▲ 무등10월 / 중봉억새2
▲ 무등10월 /중봉억새3
▲ 무등10월 / 정상1
▲ 무등10월 / 정상2
▲ 무등10월 / 정상3
▲ 무등10월 / 중봉에서 본 무등산장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태평 주주통신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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