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노 젓는 방법

지금까지 노에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이렇게 만들어진 노를 어떤 순서로 어떻게 저어야 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노가 하나인 해추선의 경우는 왼쪽 발을 앞으로 내고 오른쪽 발은 뒤로 뺀다. 마치 걸어가는 것과 같은 자세이다. 이때 발의 간격은 대략 30cm 정도면 되지만 사람의 키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다.

이러한 자세에서 노를 밀 때는 우측발의 뒤꿈치를 들고, 당길 때는 좌측발의 앞을 들면서 노를 젓게 된다.  이렇게 노를 젓는 것이 원칙이지만 처음으로 노를 젓는 사람은 발을 고정한 상태에서 노를 젓게 마련인데 무척 많은 힘을 필요로 한다.

 또한 노를 젓는 사람이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데 만약 우측 발을 앞으로 내고 젓는다면 몸이 뒤틀리고 고개가 몹시 불편하다. 이렇게 노를 저을 때 노가 옆으로 비스듬하게 하여서 노를 밀고 당기게 되는데 이때 노의 각도는 대략 35~40 정도가 된다.

이 배에다 만약에 앞 젓거리 노를 하나 더 설치한다면 노를 젓는 것은 밑 노가 밀면 앞 젓거리는 당긴다. 이렇게 하는 것은 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아주기 위한 것이다.

그럼 세 개의 노가 있는 배라면 어떻게 노를 저을까?

밑 노와 앞 젓거리는 설명을 하였다.

밑 노의 뒤편에 설치한 노를 왼노 또는 왼동 노라고 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했다. 이 노는 밑 노와 같이 밀고 당긴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배가 좌우로 몹시 흔들리기 때문에 노를 젓기도 불편하고 배의 속도도 떨어진다.

그러나 왼동 노는 우측 발을 앞으로 내고 젓는 점이 다르다. 이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노를 젓는 사람이 전방을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노를 젓는 사람들이 말은 하지 않더라도 방향전환을 할 때 동시에 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노를 저으려고 노를 잡는 것은 밑 노와 앞 젓거리는 왼손으로는 노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노착의 끝을 잡는다.  노를 밀 때는 노손이 자기의 몸 쪽을 향하게 하여서 밀고 당길 때는 노손이 배의 바깥쪽을 향하게 하여서 당긴다.

노를 밀고 당길 때 노의 각도에 따라 배의 추진에 가(加)해지는 힘이 다르다. 만약 노를 최대로 눕혀서 당기거나 민다면 배가 좌우로만 움직이지 추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노가 하나인 배는 노를 저을 때 배의 이물은 상하좌우로 움직인다. 그래서 물의 저항을 더 받기도하고 덜 받기도 한다. 그러나 노가 세 개인 배는 노를 저을 때 배의 이물이 좌우로는 움직이지 않는데 반해 상하로는 움직인다.

그러나 이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노를 밀고 당길 때 노에 걸리는 물의 저항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다시 말하면 노에 물을 걸고 당기기 때문에 노좆이 있는 곳이 지렛목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에 물을 걸고 힘차게 당기면 배의 뒤를 누르는 힘이 생기기 때문에 이물은 위로 올라가고 노에 물이 걸리지 않으면 이물이 밑으로 내려간다.

이것은 노반드레에 노가 걸어져 있기 때문에 노를 밀고 당길 때 물속에 있는 노의 높이(각도)가 달라지면서 물을 뒤로 쳐내는 힘이 생긴다. 이러한 힘에 의하여 배가 추진된다.

그럼 우리의 자랑인 거북선처럼 노가 많을 때는 어떻게 젓는지 알아보자.

편의상 맨 뒤의 좌우 노를 1번 노라 하고 설명을 할 것이다. 좌우의 1번 노는 같이 밀고 같이 당긴다.

앞에서도 설명을 하였지만 배가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즉 거북선의 노는 좌우 1, 3, 5, 7, 9번의 노가 밀면 2, 4, 6, 8, 10번의 노는 당긴다는 말이다.

이렇게 노를 저으면 노의 끝이 쉴 사이 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배의 속도가 빨라진다. 지금까지의 설명은 날씨가 아주 좋은날 노를 젓는 방법이었다.

그림 84 노 젓기 교육
<그림 84> 노 젓기 교육
<그림 85> 노 젓기 체험
<그림 85> 노 젓기 체험

그러나 이러한 노를 젓는 것은 엄청난 힘이 드는 일이다.

사력(死力)을 다하여 노를 젓기란 너무 힘이 많이 들어, 단 10분도 저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모든 노동에 노래가 있듯이 노를 저를 때 부르는 노래가 있다.

일종의 노동요이다.

이 지역에서 불렀던 노 소리를 소개한다면 먼저 완도의 동부권(금일, 금당, 생일면)에서 불렀던 노 소리이다.

어허--/ 어기하 어야디야/ 무정한 세월 어야디야/ 가지마라 어기하/ 이내 청춘 어기하/ 다 눍는다 어기하/ 애기하 어야 여차/ 이 배는 누구 밴가 애기하/ 잘도간다 잘도간다 애기하/ 병암산이 멀어지고 애기하/ 어야디야 잘도간다 애기하/ 대굴도가 코앞일세 애기하/ 어야차 애기하/ 어야디야 애기하/ 가자가자 어서가자 어기하/ 어여차 디야 애기하/어야디야 지어로세 어기하/저가락(곁노)을 어기하/ 맞쳐주소 어기하/ 이 노가 어기하/ 누 노인가 어기하/ 김영감네 어기하/ 참노일세 어기하/ 어야여차/ 어기야디야 여야여차.

다음으로는 청산면의 여서도 멸치잡이 노래이다.

어기하 어야디야/ 무정세월아 가들마라 어기하/ 이네청춘 다 눍는다 어기하/ 애기하 어야여차/ 하느님은 나를 내고 애기하/ 어장을 내고 애기하/ 어야디야 올라간다 애기하/ 어야차 애기하 애기하/ 어야디야 애기하/ 가자가자 엇가자 어기하/ 이 수건을 뱃노가자 어기하/ 어여차 디야 애기하/ 어야디야 지어로세 어기하/ 어야 가래야 어기하/ 가래야 어기하/ 맞쳐주소 어기하/이 가래가 누가랜가 어기하/ 김서방네 가래로다 어기하/ 어야여차 어기하/ 가고오는 어기하/ 말리로 어기하/어야여차 디어로세 어기하/세월아 가들마라 어기하/ 인간청춘이 다 늙는다 어기하/ 어야디야 어기하/ 어기하 여야여차.

 이 두 노래가 전해지고는 있으나 이곳은 전부가 도서(섬)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도 이와 같은 노래가 전해지고 있을 것이다(완도군 문화원 제공).

상하 낙월도의 노래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어떤 사람 팔자 좋아

어야디야어허야디야 고대광실 높은 집에

어야디야어허야디야 호의호식 잘하는데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이놈팔자 무슨 팔자로

어야디야어허야디야 남자는 잠 못 자면서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이 고생이 웬 말인가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웬수로다 웬수로다

어야디야어허야디야 부모님이 웬수로다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어야디야어허야디야

(출처: 역사 속의 낙월)

노 젓는 소리가 때론 처량하게 들리기도 하여 밤에는 적막을 깨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옛 문인들은 노 젓는 소리를 넣어서 지은 시들이 많다. 그중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제11권 아정유고 3(雅亭遺稿三)의 시편에 친구의 만사(輓詞) 중에란 제목의 시가 있어 이를 소개하련다.

 얼마 동안 떨어진 새에 갑자기 이렇게 되었으니

눈에 삼삼한 그 모습은 돌아간 것 같지 않으이

원주 사람들은 상여 실은 배 보내며 눈물이 비오듯 하니

강물소리 목메고 노 젓는 소리도 구슬프네

여기에서 상여 실은 배란 대목이 나오는데 섬으로 형성된 곳의 사람들도 상여를 배에 싣고 섬으로 갈 때 상여소리를 하면서 섬으로 가는 것이 이곳에도 있었던 일이다.

또 노 젓는 소리라고 했는데 고요한 달밤에 노를 젓고 가는 배에서 삐-걱 삐-걱 하는 소리가 몹시도 처량하게 들리는데 이 소리는 노의 돌기와 노조지에서 발생하는 마찰음이다. 즉 쇠와 나무의 마찰음이다.

참고로 노를 저을 때 쓰는 용어를 적어둔다.

배의 방향을 전환하려 할 때 고물에서 보았을 때 왼쪽으로 돌리려면 대려라, 대린다고 하는데 노를 당기는 것을 말하고, 배의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리려고 한다면 어서라, 엇어라라고 하는데 이것은 노를 미는 것을 말한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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