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에 관한 설명의 마지막

노젓기 경기 모습
노젓기 경기 모습

 

10) 파도가 있을 때 노 젓는 방법

앞장까지의 설명은 노를 젓는 순서와 날씨가 좋을 때 노를 젓는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그렇다면 파도가 심한데 어떻게 노를 젓느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바람이 있으니 돛으로 가면 될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여 불가피하게 노를 저어야할 때가 있다.

즉 돛으로 항해하기가 어려울 때 노를 저어서 가야 한다는 말이다. 아마도 돛단배를 모르는 사람은 이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예를 들어 배가 북쪽을 향해서 가야 하는데 북풍이 분다고 하자, 바람이 항해를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역풍항해를 하면 된다. 그러나 역풍항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바람이 심하게 불 때를 말하는 것이다.

이럴 때 노를 젓는 방법을 말하려고 한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방향이 북쪽이고 바람이 북풍이라면 갈 수가 없다. 이때는 조류의 방향이 남에서 북으로 가야만 한다. 만약 조류의 방향도 북에서 남으로 흐른다면 노를 저어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조류의 방향이 남에서 북으로 흐를 때라야만 가능하다. 이럴 때는 배의 방향만 똑바로 해주면 조류의 힘에 의하여 빠르게 간다. 배가 절대적으로 방향을 잃지 않아야 하고 노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파도 속에서 노를 젓고 가려면 최소한 세 개의 노는 장착된 배라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항해를 하려면 먼저 돛대 등을 눕혀서 바람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날씨가 좋을 때처럼 노를 저으면 노는 다 부러지고 만다. 또한 부러진 노로 인하여 사람이 다치거나 물에 빠지는 일도 생긴다. 그래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아주 노련한 뱃사람이 아니면 이러한 상황에서 노를 저을 수가 없다. 이때의 파도는 앞에서 오기 때문에 이물이 위로 올라갔다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현상은 고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이물이 올라갈 때 노를 젓는다. 대신 이물이 내려갈 때는 노를 저어서는 안 된다. 이물이 아래로 내려갈 때는 노에 물을 털어버려야 한다. 노에 물을 털어버린다고 하는 것은, 노를 옆으로 하여 노에 물이 걸리지 않도록 한다는 말이다.

만약에 이물이 밑으로 내려갈 때 노를 저으면 노좆이 있는 곳이 지렛목이 되어 노의 잎에 걸리는 물로 인하여 노가 부러지거나 노 반드레가 끊어져서 다치거나 물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물이 아래로 내려갈 때 노를 저으면 고물이 위로 올라가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이럴 때는 노를 저을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를 젓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오랜 배 생활로 아주 노련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되면 가까운 섬으로 피항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그럴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른 새벽에 고기잡이를 나갈 때 그 배의 선원이 아침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량만을 가지고 간다.

그러기 때문에 당장 저녁을 해먹을 식량이 없기도 하지만, 그날 잡은 고기를 팔아야한다. 그래야 다음날 고기잡이 나갈 때 필요한 식량을 사기도 해야 하지만 오직 고기를 많이 잡아와서 팔아야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귀항을 하려고 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휴대전화는커녕 일반전화도 없는 세상이었으니 약속 시간에 돌아오지 않으면 생사조차도 몰라서 마음 조릴 가족들에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무리한 항해를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도 당시의 어부들은 오직 믿을 건 사람의 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작은 배를 타고 다니면서도 해난사고가 많질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기계의 힘만 믿고 무리한 항해를 하기 때문에 해난사고가 잦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마광남 주주통신원  wd34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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