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돛과 돛의 제작
1) 범선, 범노선, 노선
우리는 돛단배를 한자표기로 범선(帆船)이라고 하지만 어민들은 풍선(風船)이라고 한다.
옛날의 배들은 돛만 있어도 안 되고 노만 있어도 안 되는 배들이었다. 그래서 노와 함께 돛 또한 범선의 추진기구 중 매우 중요하다.
돛은 바람을 이용하여 배를 추진시킨다. 그러나 바람이 없으면 하등의 쓸모가 없는 것이 또한 돛이다. 그래서 범선, 범노선, 노선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범선은 말 그대로 돛배이다. 이 배는 바람이 없으면 전혀 움직일 수 없는 배이다. 그래서 바람이 없으면 닻을 놓고 정박을 하고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엔닌의 입당구법순례행기에 신풍(信風)이 불지 않아 닷새 동안 머물렀다고 한 기록이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범선은 바람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그러나 범노선(帆櫓船)은 바람이 있으면 돛으로, 바람이 없으면 노로 움직일 수는 있으나 배의 크기에 따라서 노로 움직이기 힘든 큰 배도 있을 것이다. 즉 배가 무척 크다면 노 한 두개로 배를 움직인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딱 잘라 배가 얼마 이상 크면 노가 몇 개 있어야 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조선시대의 판옥선이나 거북선은 노가 16~20개 까지 있었으나 근대의 어선으로는 최고 5개의 노를 장착한 숭어건착망어선이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근대선인 중선 배(안강망어선)와 옹기 배는 당시로서는 아주 큰 배였는데(전장 14~17m 정도), 이 배들은 두 개의 노를 가지고 있었으며 육지에 접안하려고 할 때 이 노를 이용하였다. 이 배에서의 노를 설치하는 장소는 선미의 좌우측에 설치한다. 노선의 경우는 당초에 돛이 없이 한 개의 노만을 가진 자그마한 해추선(海鰍船)이다.
이 배는 노가 하나 있고 돛이 없기 때문에 바람이 조금만 불어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저자도 이 배를 타고 낚시를 해보았는데 혹시라도 바람이 불면 삿대를 돛대삼고 홑이불, 짚 가마니 등을 이용하여 돛처럼 만들어 이용해 보기도 하였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관련기사 마광남의 배목수이야기 기사더보기
- 배목수이야기 47 부록 1) 한국자와 일본자의 비교
- 배목수이야기 46 체험기
- 배목수이야기 45 항해법 2) 뒤바람항해법
- 배목수이야기 44 항해법 1) 역풍항해법
- 배목수이야기 43 닻과 닻줄 2) 닻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