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 노작, 문예체'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혁신학교>

2014년 5월 17일 서울신은초 인근에 있는 지양산 숲에서 필자가 담임을 맞고 있는 1학년 <열매반> 아이들이 아카시 잎을 가지고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이기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아카시의 작은 잎을 하나씩 따 나가는 게임을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5월 17일 서울신은초 인근에 있는 지양산 숲에서 필자가 담임을 맞고 있는 1학년 <열매반> 아이들이 아카시 잎을 가지고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이기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아카시의 작은 잎을 하나씩 따 나가는 게임을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09년 경기도 김상곤 교육감 시절부터 시작된 <혁신학교>는 공·사립의 인가된 정규학교에 대안학교의 일부 교육내용이나 방법 등이 도입되어 운영된 학교이다. 그렇다고 하여 <혁신학교>들이 교육과정을 학교 나름대로 완전히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교육부가 고시하고 있는 교육 일수와 시수를 이수해야 한다.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것도 완전히 자율적인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의 3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하여 운영할 수 있다.

지양산으로 <숲 체험 활동>을 가서 활동이 끝난 다음 인근에 있는 작은 공원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면서 봄을 즐기고 있는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출처 : 김광철)
지양산으로 <숲 체험 활동>을 가서 활동이 끝난 다음 인근에 있는 작은 공원의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면서 봄을 즐기고 있는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출처 : 김광철)

우리나라는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학교가 입시 위주의 경쟁교육에 내몰려 있다. 일류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장을 가지면 평생 먹고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대학입시에 매달리고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린다. 이 경쟁에서 떠밀려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과 부모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크다.

외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외국 학교에 다니다가 한국으로 들어온 학생들일수록 한국의 교육방식에 적응하지 못하여 결국은 대안학교를 찾거나 홈스쿨링을 하기도 한다. 한국의 대안학교 운동이 일어난 역사가 깊지 않고, 대안학교 수가 얼마 되지를 않아 이런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14년 서울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학교 인근에 있는 지양산 자락의 농사를 짓던 묵은 밭에서 쑥, 쇠별꽃, 메꽃 등의 나물을 찾고, 뱀딸기도 찾아서 먹어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노랗게 피어있는 원추천인국이 아이들을 반기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서울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학교 인근에 있는 지양산 자락의 농사를 짓던 묵은 밭에서 쑥, 쇠별꽃, 메꽃 등의 나물을 찾고, 뱀딸기도 찾아서 먹어보는 활동을 하고 있다. 노랗게 피어있는 원추천인국이 아이들을 반기고 있다.(출처 : 김광철)

현실이 이러하니, 공·사립의 정규학교에도 대안학교 성격의 교육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갔다. 일반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혁신학교>를 찾아 모여들다 보니 그 수요가 많이 늘었다. <혁신학교> 운동이 일어났던 초창기 때, <혁신학교> 인근 학군은 전월세 값이 오르고 집값이 뛰고 있다는 소식들이 전해 오곤 했다.

필자가 근무했던 서울신은초가 <혁신학교>라서 특별히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하여 전학을 온 아이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있었다.

2014년 4월 초 신은초 화단에서 개나리 가지에 달린 꽃을 가지고 꽃배 놀이 하기에 앞서서 꽃을 들어 자랑하고 있는 하진이(출처 : 김광철)
2014년 4월 초 신은초 화단에서 개나리 가지에 달린 꽃을 가지고 꽃배 놀이 하기에 앞서서 꽃을 들어 자랑하고 있는 하진이(출처 : 김광철)

 

2014년 4월 초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학교 뜰에 있는 연못에서 개나리 꽃잎을 따서 꽃배 띄우기를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4월 초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학교 뜰에 있는 연못에서 개나리 꽃잎을 따서 꽃배 띄우기를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개나리 꽃배가 연못에서 떠내려 가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는 신은초 1학년 어린이들(츨처 : 김광철)
개나리 꽃배가 연못에서 떠내려 가는 것을 보고 즐거워하고 있는 신은초 1학년 어린이들(츨처 : 김광철)
2014년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아이들이 필자와 함께 학교 인근에 있는 <연의 생태공원>을 찾아 갈대  핀으로 풀배를 만들어 띄우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아이들이 필자와 함께 학교 인근에 있는 <연의 생태공원>을 찾아 갈대  핀으로 풀배를 만들어 띄우고 있다.(출처 : 김광철)

<혁신학교>가 대안학교 교육의 좋은 점들을 수용하면서 교육의 내용과 방법에서 일반학교들과 차별화되면서 인기가 높았다. <혁신학교> 초창기 때 여론 조사를 보면 <혁신학교>를 선호하는 여론이 70%가 넘을 정도로 많은 관심들을 가졌지만 요즘은 약간 시들한 감도 없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서 <혁신학교>의 수를 늘리다 보니 초창기 개교형 <혁신학교>들이 보여주었던 교육의 질을 제대로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면 약간의 특별 예산을 지원받기 때문에 많은 학교들에서 <혁신학교> 지정을 원했다.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혁신학교>에 대하여 사람들은 “무늬만 혁신이다.”라는 유행어가 돌기도 했다.

묵밭에서 아이들이 쑥버무리를 할 쑥과 뱀딸기를 찾고 있다.(출처 : 김광철)
묵밭에서 아이들이 쑥버무리를 할 쑥과 뱀딸기를 찾고 있다.(출처 : 김광철)
지양산 자락에 있는 묵밭을 아이들과 함께 찾았는데, 이렇게 뱀딸기들이 탐스럽게 익고 있다. 사람들은 뱀딸기가 별로 맛이 없어서 잘 먹지를 않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뱀딸기를 따서 먹어보기도 하였다.(출처 : 김광철)
지양산 자락에 있는 묵밭을 아이들과 함께 찾았는데, 이렇게 뱀딸기들이 탐스럽게 익고 있다. 사람들은 뱀딸기가 별로 맛이 없어서 잘 먹지를 않지만 나는 아이들과 함께 뱀딸기를 따서 먹어보기도 하였다.(출처 : 김광철)

<혁신학교>에서는 대안학교 교육 내용 중에서 공립학교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들을 도입해 <혁신학교>를 운영하였다. 필자가 근무하던 신은초에서는 슬로건이 ‘생태, 노작과 문예체 교육’이라는 말로 집약하여 그 특성을 표현했다.

자연 속에서 뛰어놀면서 학습하고 텃밭 가꾸기 활동과 목공, 친환경 요리 학습 등을 중심으로 <생태적 감성>을 키우는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했다. 여기에 더하여 <예체능 감성>을 계발하고 발전시키는 교육이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야외로 나가는 현장 체험학습의 기회가 많았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연을 접할 기회가 없는 아이들에게 숲과 자연과 텃밭, 물과 흙을 체험하며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교육활동이 중심을 이루었다.

1학년 어린이들도 학교에 등교하면 학급별로 배당이 되어 있는 작은 텃밭에서 농사체험을 하고, 인근의 지양산과 <연의 생태공원> 등 물가로 나가 자연과 벗하며 공부하는 활동이 수시로 이루어졌다.

학교 화단과 텃밭이 주요 생태학습장의 역할을 하고 학교 밖의 지양산 등 자연 속에서 자연을 이용한 놀이 활동과 자연을 탐사한 내용을 시와 그림과 노래로 표현해 보는 활동들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텃밭에서 농사를 지어 거기에서 생산되는 감자, 고구마, 채소 등을 이용한 친환경 요리 또한 인기 있는 학습의 소재였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삶의 방식인 의식주 교육을 바탕으로 하여 자연과 문화와 예체능 감성으로까지 발전해 가는 교육을 한 것이다.

 

♧ 숲에서 나무와 풀, 돌멩이 등 자연물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놀이의 예

아카시 잎 따기 놀이

아카시나 찔레 잎(겹) 하나를 따서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이길 때마다 작은 잎을 하나씩 따들어 가며 잎이 먼저 다 떨어진 쪽이 이기는 놀이, 응용하여 손가락으로 튕기면서 따들어 갈 수도 있다.

 

질경이 꽃대 싸움 놀이

질경이 꽃대를 이용하여 서로 엇걸어서 끊기 하는 놀이로 먼저 끊는 쪽이 이긴다.

2013년 6월 필자가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연의 생태공원>으로 가서 아이들과 함께 갈대를 잘라 풀피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 갈대피리를 신나게 불고 있는 누원이(출처 : 김광철)
2013년 6월 필자가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때 <연의 생태공원>으로 가서 아이들과 함께 갈대를 잘라 풀피리를 만들어 주었다. 그 갈대피리를 신나게 불고 있는 누원이(출처 : 김광철)

풀피리 만들어 불기

- 민들레 꽃대,  갈대,  버드나무 껍질, 보리짚 등을 이용하여 풀피리를 만들어 불 수 있다.

- 사철나무, 광나무 등을 말아서 끝을 이빨로 살살 씹어서 불 수도 있다.

 

생명나무 만들기

알고 있는 동식물의 이름을 적어 나무에 생명을 주세요. 많은 이름이 달릴수록 나무는 건강해진답니다.

 

눈감고 숲에 들어가기

5~6명이 줄을 서서 맨 앞에 선 사람을 제외한 사람들은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눈을 감는다.

- 앞사람의 안내에 따라 조심조심 숲 속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눈으로 보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느껴 보도록 한다.(소리, 바람의 느낌, 냄새, 얼굴이나 발 등 몸에 닿은 감촉 등)

- 지치지 않을 정도의 활동 후 눈을 뜨고 느낌을 발표한다.

2014년 5월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숲 체험활동>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갈참나무 잎을 땨서 손부채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출처 : 김광철)
2014년 5월 신은초 1학년 <열매반> 어린이들이 <숲 체험활동>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갈참나무 잎을 땨서 손부채로 이용하고 있는 모습이다.(출처 : 김광철)

빙고 게임(밑에 다시 자세한 예를 참고하기)

 

 

 

 

 

 

 

 

 

 

 

 

 

 

 

 

 

1) 노란 꽃이 피어 있는 식물의 이름

2) 낙엽을 긁어내고 흙냄새를 맡고 느낌 쓰기

3) 계곡물 소리를 흉내내는 말로 써 보기

4) 거미줄을 찾고 거미줄의 감촉 적기

5) 산초나무 잎을 찾아 맛보기

6) 떨어져 있는 오래된 열매를 찾아 붙이기

 

자연물을 이용하여 공작하기

- 자연물을 이용하여 꾸미기

- 자연물을 이용하여 장신구나 놀잇감 만들기 등

신은초 1학년 아이들이 '쑥버무리'를 해 먹기 위하여 쑥을 찾아 뜯고 있다.(사(출처  : 김광철)
신은초 1학년 아이들이 '쑥버무리'를 해 먹기 위하여 쑥을 찾아 뜯고 있다.(사(출처  : 김광철)

채집하여 먹어 보거나 조리해 먹어보기

- 쑥떡 해 먹기

- 쑥버무리 해 먹어보기

- 산딸기 찾아서 따 먹어보기

- 괭이밥 잎 따 먹어보기

- 찔레 순, 명감 나무순 따 먹어보기

- , 개암, 으름, 머루, 다래 등 야생 식물의 열매 따 먹어보기

2014년 1학년 아이들이 지양산 숲에서 감각게임을 하고 나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1학년 아이들이 지양산 숲에서 감각게임을 하고 나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있다.(출처 : 김광철)

□  감각 게임

- 넓은 종이 위에 자연물을 늘어놓고 일정한 시간(1) 동안 모둠별로 보고 나서 보았던 자연물의 이름 쓰기 게임

- 흙탕물 속에 자연물을 넣고 손으로 먼져보고 들어 있는 자연물 확인하기

- 식물 등 냄새를 맡고 식물 이름 확인하기

2014년 신은초 1학년 아이들이 지양산 숲에서 내 나무 찾기 활동을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4년 신은초 1학년 아이들이 지양산 숲에서 내 나무 찾기 활동을 하고 있다.(출처 : 김광철)

내 나무 찾기

- 21조가 되어 눈을 뜬 상태에서 미리 내 나무를 정하고 만져보고 안아보는 등 내 나무에 대하여 감각으로 익히기

- 한 사람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나머지 한 사람은 눈을 가리지 않고 안 대를 한 친구를 손을 잡고 이 나무, 저 나무를 옮겨 다니면서 감각으로 익힌 내 나무를 찾게 하는 놀이

2011년 10월 <초록교육연대> 아이들과 함께 파주에 있는 장곡리에서 <숲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손카메라를 이용하여 숲의 상층, 중층, 하층 등의 구조를 살피고 있다.(출처 : 김광철)
2011년 10월 <초록교육연대> 아이들과 함께 파주에 있는 장곡리에서 <숲 체험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손카메라를 이용하여 숲의 상층, 중층, 하층 등의 구조를 살피고 있다.(출처 : 김광철)

손 카메라를 만들어 숲 사진 찍기

- 양손의 엄지와 인지를 이용하여 손 카메라를 만들고

- 그 안에 들어오는 숲의 모양을 그리게 하여

- 숲의 구조를 알게 하는 학습(놀이)

위에 예시한 것 외에도 '숲 놀이 도감'이라든가 '자연에서 할 수 있는 놀이' 등 시중에 출판되어 판매하고 있는 책자나 자료들을 찾으면 얼마든지 찾아서 응용하여 할 수 있다. 그것은 교사의 몫이다.

편집 : 하성환 객원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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