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속담에 격행여격산(隔行如隔山. 주: 업종이 다르면 산을 마주한 듯 거리가 있어 서로 알기가 어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어떤 일을 하였든 어떤 지위에 있었든,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반드시 처음부터 시작해야만 합니다. 최근에 우리 집 양반이 퇴직을 한 후에 새로 시작한 <숲 해설가>일을 위해 매일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진정 존경스럽습니다.

이 양반은 예전에 나무, 꽃, 풀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이었습니다. 최근에 숲 해설가로 근무하면서 산길을 걷다가 모르는 나무나 꽃 풀을 만나면 바로 사진을 찍고 자료를 찾습니다. 저도 그이에게 감염되어 화초에 대한 흥미가 생겼습니다. 매일 산과 들을 걸으며 화초를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그리고는 묻지요.
“예쁜 꽃! 뭐라고 부르지?”

삼봉국립자연휴양림은 해발 750~800미터로 강원도에 위치해있습니다. 온 산에 화초가 가득하고 계절과 기후 변화에 따라 달마다 새로운 화초가 출현합니다. 이곳에 온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날마다 놀람과 기쁨으로 화초들과 조우합니다.

5월 하순의 울창한 신록! 

 

함박꽃
함박꽃

<함박꽃> 가지 위로 흰색 꽃망울이 갑자기 올라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에 함박꽃이 피었음을 알았습니다. 순백의 화판 중심에 둥근 자주색 꽃술, 그 중앙에 연두색 꽃술이 돌출되었는데, 정말로 한 번 보기만 해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청순 담백하고 고아한 함박꽃이여!

 

복주머니란=개불알난
복주머니란=개불알난

꽃 이름 <복주머니란>은 마치 그 옛날 시집가는 규수가 정밀한 솜씨와 세심한 바느질로 아직 얼굴도 모르는 서방님에게 정표로 건네는~복주머니.

붉은 빛깔 속에 보라를 품었으니 준수한 낭군님이 허리에 찬다면 그 이상 무엇이 더 어울리겠는가?

그런데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복주머니란을 가리키며 속명이 <개불알난>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소리를 듣고는 참을 수 없어 크게 웃고 말았지요. 매일 대리고 나가 운동하는 작은 검둥이를 한 눈으로 몰래 바라봅니다. 하하하! 복주머니란처럼 아름답지도 않고, 빛깔도 다릅니다!

왜???  왜냐고요???

왜 이토록 아름다운 복주머니란 위에다 <개불알난>이란 속명을 걸어두었습니까?

 

매발톱
매발톱

꽃 이름 <매발톱>은 산과 들의 소로에 널리 퍼져있습니다. 언뜻 보면 뾰족하고 길게 아래로 쳐진 커피색 화판이 마치 매의 발톱처럼 보입니다. 며칠을 보다가 호기심이 일었습니다. 아래로 쳐진 꽃을 들고 뒤집어보았습니다.

그 모양이 참으로 특별했습니다. 5개의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비밀통로가 있는데, 꽃이 아래로 늘어져있을 때 매의 발톱과 같은 화판이 이를 엄호하고, 작은 곤충들이 지뢰 속으로 기어오르게 합니다.

 

개다래
개다래

나무 이름 <개다래>는 꽃이 가늘고 작습니다. 벌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개다래 나무는 꽃이 피는 시기에 잎의 절반이 흰색으로 변합니다. 햇빛이 비치면 눈에 확 띄게 하는 역할이지요. 꿀벌이 호기심으로 날아왔다가 작은 꽃을 보고 꽃가루를 옮겨줘 개다래가 열리도록 해줍니다. 화초마다 환경의 요구에 맞는 각자 자신만의 생존의 길이 있습니다.

숲 해설가의 업무도 꽤 흥미롭습니다. 매일 전국 각지에서 오는 여행객을 만납니다. 그들은 모두 신분도 다르고, 생활 계층도 다르며, 기호 또한 다릅니다. 숲 생태에 대해 알고자 하는 지적 욕구도 크게 다르니 숲 해설가는 <인재시교(因材施教 주: 각자 능력에 따른 교육법)>가 가장 좋은 해설 방법입니다.

여행객을 도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산림욕에 몰두하게한 후 그들에게 서서히 나무, 꽃, 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떤 여행객은 마음 속 스트레스를 날리고 편안해지면 자신의 인생 역정을 꺼냅니다. 그러면 숲 해설가는 경청해주면서 재미있는 사회학을 공부합니다.

<인자요산, 지자요수(仁者樂山, 智者樂水)>
제가 이토록 산중 생활에 취해있으니 저는 어진 사람(仁者) 인가요?

번역 및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

<遠離城市生活5>

俗話說:隔行如隔山。

不管您過去的專業是什麽,您過去的職位高低,換到一個完全没有接觸過的新的工作時,就必須一切從頭開始。

最近看著我家老爺對於退休後轉換的新工作<森林解說員>每天都非常認真的學習著,我很佩服。

我家老爺以前對於樹,花,草是個毫不關心的人,最近為了做好森林解說員這份工作,走在山路上,他看到不知道的樹,花,草就馬上拍照,查詢。我被他感染了,對花草也開始產生了興趣,每天走在山野間,细看着花草它們,我也對花,草發問:漂亮的花兒,你叫什麽名字啊。

三峰國立自然休養林位於江原道海拔750~800公尺,

滿山花草,隨著季節氣候的變化,每個月都會有新的花草出現,來到這裡快一個月了,天天都在驚喜中和花草們相遇。

5月下旬茂盛翠綠的

<山木蓮>枝葉上突然佈滿白色花苞,有天早上,我發現山木蓮花開了,潔白的大花瓣中心是圓形深紫色的花蕊,正中心突出翠綠的蕊心,真是讓人一見鐘情啊。

清淡高雅的山木蓮花!

花名<福袋花>像是古代待嫁的少女,用精緻的女红,细心的縫製著要送给未曾謀面的夫婿訂情物~福袋。

色澤红中帶紫,佩帶在那俊俏的郎君腰間,再適合不過了。

但聽到這裡的原住民說出福袋花它的俗名是<狗的睾丸>時,

我忍不住大笑,偷瞄一眼每天陪我運動的小黑,哈哈哈!牠的没有福袋花的美,色澤也不對啊!

為什麽?為什麽?

為什麽把這麽美的福袋花扣上了<狗的睾丸>這樣的俗名啊!

花名<凸鷹的脚>遍佈山野小路,没有细看,您只會看到尖長下垂的咖啡色花瓣如凸鷹的長爪。

看了幾天。我好奇的把下垂的花翻轉上來看,發現它的結構是那麽的特别,有五個柔和又堅固的秘密通道,花下垂著,用像凸鷹的脚的花瓣來掩護它,讓小昆蟲爬入了地雷。

樹名<野奇異果>它開的花很细小,為了要吸引蜜蜂的關注,野奇異果樹在開花期會把每片葉子的一半轉為白色,在太陽照射下,成為顯眼的目標。蜜蜂好奇的飛過來,看到了小花兒,就可以幫忙花粉的傳遞,結滿野奇異果。

花草隨著環境的需求,都有自己的生存之道。

森林解說員的工作,

也是很有意思的,每天會遇上來自韓國各地的游客,不同的身份,不同的生活階層,不同的嗜好。

對森林生態的求知慾也大不同,森林解說員用<因材施教>是最好的解說方法。

協助游客放慢脚步,沉浸在森林浴裡,慢慢的告訴他們樹,花,草的典故。

有的游客放鬆了心中的壓力後,會傾訴自己的人生經歷。森林解說員這時候也可以當個好的傾聽者,吸收著有趣的社會學。

<仁者樂山,智者樂水>

我如此的沉醉在山中生活,我是仁者吧?

라문황 주주통신원  low0309@hotmail.com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