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문황 통신원의 남편이 숲 해설가로 강원도에서 복무 중입니다. 잠시 서울을 비우고 남편과 함께 강원도의 한 민박집에 머물며 보내온 일기를 싣습니다. - 편집자 주

중학교에 다닐 때로 기억합니다. 대만TV방송에서 <보표(保鏢)>라는 연속극을 방영했습니다. 극의 내용은 표국(물건을 호송하여 전달하는 업체)에서 무술이 고강한 일가가 표물(배송할 물건)을 호송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어느 때는 표물이 북경에서 산 넘고 고개 넘어 천리 밖 떨어진 현으로 보내지기도 하고, 어느 때는 변경(국경지역)에서 진귀한 약재를 북경으로 호송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긴 여정에서 다른 무림방파가 표물을 탈취하려는 경우도 만나게 되고, 보표 내의 남녀 대원 사이에 일어나는 애정 등등도 일어났습니다.

산을 넘고 고개를 넘어 길을 가다보면 지나는 손님과 말이 쉬기도 하고 숙박할 역잔(관영) 혹은 주막(민영)이 있는 곳이 나타납니다. 극중에서는 <주막>의 여주인이 대부분 화끈한 성격에 고강한 무술을 지녀 약자를 보면 몸소 나서 협의를 행합니다.

지금 제가 머무는 이곳의 지리적인 위치로 보아하니, 예로부터 동해안에 거주하는 사람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거나 물자를 운송하려면 반드시 이곳 산과 고개를 넘어가야만 했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산중에서 지내다보니 불현듯 <주막>이라는 객잔에 머물고 있는 느낌입니다. 저는 이 주막의 여주인을 <산양 언니>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민박집의 산중 <주막>
제가 머물고 있는 민박집의 산중 <주막>

한 달여를 지내며, 허당인 저의 눈에는 바위를 오르내리며 산나물을 꺾는 그녀를 보니 두 발이 마치 산양처럼 잽싸더군요. 그래서 저보다 한 살 많은 이 언니를 <산양 언니>라 부르기로 했답니다.

산양 언니는 성격이 호방하여 정원의 떨어진 구석에서 손님과 대화를 나누어도 호탕한 웃음소리가 2층 우리 방 창문으로 항상 전해집니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높으며 하나하나 띄어 길게 하~하~하~하~ 웃습니다.

저와 우리 집 양반은 방안에서 산양 언니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마주보고 하! 하! 회심의 웃음을 웃게 되지요.

산양 언니의 남편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묵묵히 닭을 기르고, 채소를 가꾸어 음식점 식재료로 공급하며 손님과는 접촉이 드뭅니다.

이 음식점은 산양 언니의 할머니 때부터 시작하였기에 오가는 낯익은 손님이 아주 많습니다. 예약하려면 모두가 산양 언니를 찾고, 특별한 손님이라도 오면 산양 언니는 우리 방 창 가까이 와서 큰 소리로, “라선생! 내려오셔!” 그리고는 사방팔방에서 온 친구를 저에게 소개시켜줍니다. 그러다보니 온 지 한 달도 안 되어 새 친구를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는 2km도 안 떨어진 곳에 사는 은행나무 숲 주인인 두 내외분이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은행나무 숲 사장님과 함께
은행나무 숲 사장님과 함께

듣기에 은행나무 숲 여주인이 오랜 세월 소화불량으로 몸이 허약했답니다. 남편은 35년 전 삼봉휴양림의 샘물이 위장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부인의 건강을 위해 함께 삼봉휴양림에 와서 며칠 묵었는데, 샘물을 마신 후에 부인의 위장이 많이 편해졌답니다. 즉시 공기 좋고 수질도 훌륭한 이곳에 땅을 사기로 결정했고, 수백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었으며, 부인이 여름이면 은행 숲에서 피서 겸 건강을 다스리게 했답니다. 겨울에는 제주도 별장에서 추위를 피하고, 봄가을은 서울에서 지낸다고 합니다.

은행나무 숲에 있는 나무 집
은행나무 숲에 있는 나무 집

산양 언니가 자기 친구들에게 저를 소개할 때마다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선생님은 재주가 특별해. 양파 같다니까. 한 꺼풀 벗길 때마다 다른 놀라움을 준다고.”

저는,

“산양언니! 저는 공심채(주: 미나리 비슷하게 속이 비어있는 열대 식물)야! 머리가 텅텅 비었다고!

제가 오히려 빌어봅니다. 우리 집 영감이 양파와 같아서, 제가 한 꺼풀 벗길 때마다 놀랍고 기뻐하게 되길~저의 4계절 생활이 은행나무 숲 여주인처럼 보낼 수 있기를.

은행나무 숲
은행나무 숲

그러면 저의 웃음소리도 이렇게 될 것입니다. 하~하~하~하~.

하늘을 뚫고 올라 멀리 대만까지 전해지겠지요.

주: 은행나무 숲은 가을이면 무료로 여행객에게 개방합니다.

번역 및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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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遠離城市的生活6>

記得我中學的時候,台灣電視台有個每天播放的連續劇<保鏢>。它的劇情是講一家武功高强的鏢局,在護送鏢物的過程發生的情節,鏢物有時候是從京城翻山越嶺送往千里之外的另一個縣城,有的是從邊境護送珍貴的藥材回京城。在這漫長的路途會遇到别的武林幫派來搶劫鏢物或保鏢隊伍的男女成員日久生情發生的情愛……等。

在翻山越嶺的路途上一定會有驛站(官營)或酒幕(民營),提供給過客和馬兒休息夜宿的地方。

在劇情裡<酒幕>中的老板娘都是個性豪爽,武功高强,見到弱者也會挺身俠義相助。

我現在居住的地方,

按古代的地理位置來看,居住東海岸的人要去京城考試或運送物資一定要翻越過這個山嶺才能進京。

我在這山中過著過著,突然覺得我好像住在<酒幕>客棧裡。

我稱呼這酒幕老板娘<山羊姐姐>。

理由是這一個月來,我這軟脚蝦看她在山岩攀登摘野菜,雙脚如山羊般的俐落。所以我就稱呼這位大我一歲的姐姐為<山羊姐姐>。

山羊姐姐個性爽朗在庭院任何一個角落和客人談話,豪邁的笑聲,常傳入我二樓房間窗口,她的笑聲堅亢字字斷落拉長哈~哈~哈~哈~。

我和老爺在房間内,聽到山羊姐姐的笑聲,两人對看一眼,也忍不住哈!哈!

的會心一笑。

山羊姐姐的丈夫從早到晚默默的養雞,種菜供餐廳食材,很少接觸客人。

這餐廳是從山羊姐姐的婆婆年代就開始營運,往來熟客很多,預約聯系都找山羊姐姐,遇到較特殊的客人到來,山羊姐姐會大聲的在我窗口下喊著:羅老師您下來一下,然後介紹這些來自四面八方的朋友給我認識,就這樣,我來此不到一個月,認識了好多新朋友,其中距離我住處不到2公里的銀杏樹林的主人賢伉儷是讓我最敬佩的。

聽說銀杏樹林女主人的胃長年消化不好,身體虚弱,她的丈夫為了夫人的健康,35年前打聽到三峰休養林的泉水可以治胃病,就帶夫人來到了這三峰休養林住几天,喝了泉水後,夫人覺得胃腸舒服多了,就决定在這空氣好,水質佳的地方,買地種了幾百棵的銀杏樹成林,讓夫人夏天在銀杏林避暑養身。冬天到濟州島的别墅避寒冬,春秋住首爾。

山羊姐姐介紹我給她的朋友時常說一句話,她說:這位羅老師的才能像洋葱,每剝開一層就會有不同的驚喜。

我說:山羊姐姐啊!

我是空心菜啦!腦袋空空的。

我倒是祈求我家老爺能像洋葱,讓我剝到驚喜~我的四季生活也和銀杏樹林的女主人那樣過。

那我的笑聲也會哈~哈~哈~哈~

響徹雲霄傳到台灣。

註:銀杏林秋天免費開放給游客進入。

라문황 주주통신원  low0309@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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