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리향, 기린초, 물레나물, 일월비비추. 애기금어초

6월에 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야생화 중 산수국을 중심으로 소개했더니 다른 꽃들이 불만이 많다. 나도 선보여 달라고 아우성친다. 꽃들의 아우성이 시끄럽게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니... 빼내지 않곤 살 수 없다. 내가 어떻게 되었나 보다.

백리향
백리향

잎과 줄기에서 나는 향이 백 리를 간다는 '백리향'은 7~8월에 분홍색 꽃이 핀다. 잎겨드랑이에도 꽃이 달리지만 대부분 가지 끝에서 오밀조밀 달린다. 꿀풀과에 속하는 백리향은 원래는 높은 산 양지바른 바위 위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바위에서 자라는 다른 식물들처럼 키가 10~ 20cm로 작다. 향이 좋아 향수나 비누에도 사용된다.

국립수목원에서는 실내수목원 앞 모래 깔린 바위에서 자란다. 강한 번식력이 있어 옆으로 퍼지면서 빠르게 성장해서 온 주변을 덮는다. 

서향나무와 돈나무 (사진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풀꽃나무광 / https://blog.daum.net/ihogyun/2763366 / https://blog.daum.net/ihogyun/2766144)
서향나무와 돈나무 (사진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풀꽃나무광 / https://blog.daum.net/ihogyun/2763366 / https://blog.daum.net/ihogyun/2766144)

향이 천 리를 간다는 '천리향'이라는 꽃도 있고, 만 리를 간다는 '만리향'이라는 꽃도 있다. 학명은 아니고 향이 좋아 일반인들이 부르는 이름이다. 천리향은 '서향나무'를 말하고 만리향은 '돈나무'를 말한다. 베란다에서 서향나무를 키웠는데 어릴 때는 쑥쑥 잘 자랐는데 어느 정도 크니까 시들시들해졌다. 어느 해 봄, 꽃도 맺지 못하고 죽었다. 올해는 돈나무를 사다 키우고 있는데 잘 자랄지 모르겠다.  
 

기린초
기린초

돌나무과 돌나무속 여러해살이풀인 '기린초'가 아주 싱싱하고 깨끗하게 꽃을 피웠다. 6~9월에 노랑 꽃이 피는 기린초는 흔한 야생화다. 남산에 가도 볼 수 있다. 바위 등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잘 내리고, 가뭄과 추위에도 강한 식물이다. 이렇게 강인한 식물이기에 건물 옥상과 지붕에서도 키울 수 있어 도시 속 녹색환경을 만들 수 있다. 어린잎은 식용으로, 꽃, 잎, 줄기, 뿌리 모두 약용으로 쓰인다. 약효도 뛰어나서 혈액 순환 촉진제, 항우울증제, 항염증제로 사용하고 있다. 흔한 것에 비해 용도는 아주 귀하다 

기린초
기린초

'기린초'의 이름은 목이 긴 기린에서 따온 것이 아니다. 기린초의 키는 20~30㎝ 정도다. 키는 작지만 줄기는 기린 목처럼 쭉 뻗어 나오긴 했다. 보통 재주나 지혜가 아주 뛰어나 장래가 촉망되는 아이를 ‘기린아’라고 부르는데, '기린초'는 그 약초 효능이 가장 뛰어나고, 모든 것이 버릴 것이 없이 쓰임새가 있어 ‘기린초’라 이름 붙었다 한다. 
 

물레나물 

6~8월에 꽃이 피는 '물레나물'은 여러해살이풀이다. 5개의 꽃잎이 휘리릭 도는 물레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실 물레 보다는 구부러진 낫 모양의 꽃잎 5개가 모인 바람개비 같다. 꽃이 활짝 피면 유난히 많은 갈색 수술이 눈에 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8~10월에 익는 열매는 소화기,피부과 질환 등에 약효가 있어 끓여 사용하기도 하고 술을 담그기도 한다.
 

일월비비추
일월비비추

산에서 자라는 백합과인 '일월비비추' 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비비추' 앞에 '일월'이란 말이 붙었다. 비비추의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데 잎을 손으로 한참 비벼서 먹는다 해서 ‘비비추’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비비추는 들과 산에서 자라지만 일월비비추는 주로 산에서 자란다.

일월비비추
일월비비추

꽃은 6~9월에 핀다. 아마 산속에서는 좀 늦게 피고 국립수목원은 평지라 그런가~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6월에도 꽃봉오리를 많이 달았다. 꽃은 잎 중앙에서 나온 줄기 끝에 모여 달린다. 꽃은 타원형으로 연한 자줏빛이 돈다. 막 피려는 꽃봉오리는 작은 연꽃 몽우리 같이 동그랗다. 그래 그런지 '방울비비추'라고도 부른다. 꽃말이 '신비한 사랑'이라고 하는데.. 나는 몽우리나 핀 꽃이 고상한 귀부인 같은 느낌이 나서 '고귀한 사랑'이라고 부르고 싶다.   

휜일월비비추
휜일월비비추

'흰일월비비추'는 일월비비추에 비해 꽃 색이 희다. 옥잠화와 비슷하지만 옥잠화는 꽃이 크다. 

비비추와 옥잠화(사진 출처 :  https://blog.daum.net/ihogyun/2764494 / https://blog.daum.net/ihogyun/2764821)
비비추와 옥잠화(사진 출처 :  https://blog.daum.net/ihogyun/2764494 / https://blog.daum.net/ihogyun/2764821)

비비추, 일월비비추, 흰일월비비추, 옥잠화  4개의 꽃이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조금씩 달라 다름의 재미가 있는 꽃들이다. 
 

애기금처초
애기금처초

'애기금어초'다. '금어초(金魚草)'는 꽃이 입을 뻐끔거리며 헤엄치는 금붕어 입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가 만난 애기금어초는 노랑 꽃이지만 빨강, 분홍 등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 주로 씨를 뿌려 재배하는 한해살이풀이지만 자생종인 경우 이년생, 다년생도 있다고 한다.

금어초(사진 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풀꽃나무광 / https://blog.daum.net/ihogyun/2768667)
금어초(사진 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풀꽃나무광 / https://blog.daum.net/ihogyun/2768667)

'금어초'는 5~7월에 꽃이 핀다. 한해 혹은 두해살이풀로 씨를 뿌려 관상용이나 꽃꽂이용으로 많이 재배한다. 

왼쪽이 5월 초순에 만난 자엽일본매자나무, 오른쪽이 6월 27일 만난 자엽일본매자나무 
왼쪽이 5월 초순에 만난 자엽일본매자나무, 오른쪽이 6월 27일 만난 자엽일본매자나무 

4~5월에 꽃이 피고 9~10월에 열매를 다는 '자엽일본매자나무'는 벌써 열매를 달았다. 어찌된 일일까? 심상치 않은 기후위기 때문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4013.htm)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https://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1004013.htm)

북유럽 폭염, 일본 폭우, 미국 서부 폭염과 산불, 캐나다 서부 폭염과 어패류 떼죽음, 러시아 모스크바 폭염과 시베리아 이상고온, 서유럽의 폭우와 홍수 등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벌써 작년에 '기후비상사태'란 말이 나왔는데... 우리나라는 운이 좋아 약하게 지나가고 있지만 한국도 예외없이 닥칠 것이다. 단단히 각오해야할 것이다. '자연의 보복'은 누구를 가리고 말고가 없기에...    

* 참고 사이트 :  이호균의 풀꽃나무광 블로그(https://blog.daum.net/ihogyun/)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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