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엽일본매자나무,일본앵초, 으름덩굴, 골담초, 큰꽃으아라, 황매화

몇 년 전부터 엄마는 실버카를 몰고 다닌다. 척추 한번 다치고, 넘어져 고관절 두 번 다친 후 지팡이에 의지해도 30분을 걷기 힘들어하던 엄마가 실버카를 만난 후 요새는 1~2시간은 잘 걸어 다닌다. 물론 중간에 자주 쉬기는 하지만...

봄ㆍ가을이 되면 실버카를 모는 엄마와 경기도 포천에 있는 '광릉국립수목원'에 자주 간다. 동네 공원과 달리 국립수목원은 워낙 커서 걷다 보면 최소 2시간은 걷게 된다. 엄마도 멀리 나들이 해준 사위에게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좋다. 참 좋다.“를 연발하며 고관절이 시큰거릴 때까지 열심히 걸어 다닌다. 참 행복한 시간이다. 국립수목원은 계절마다 여러 가지 꽃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엄마를 모시고 나와 좀 무리한(?) 운동시간을 드릴 수 있으니 행복하고 꽃까지 볼 수 있으니 또 행복하다.

엄마와 실버카
엄마와 실버카

지난 5월 초순에도 국립수목원에 갔다. 입구에서부터 아주 예쁜 꽃을 만났다. 살짝쿵 숨어 있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작은 키의 '자엽일본매자나무'다. 

자엽일본매자나무
자엽일본매자나무

4~5월에 노랑꽃이 피는 '자엽일본매자나무'는 줄기에 가시가 있는 매자나무의 한 종이다. 붉은 가지에 붉은 잎을 가졌고 키는 2~3m다. 양지나 반음지에서 잘 자라고 키도 적당해서  공원 울타리에 많이 심는 나무라서 쉽게 만날 수 있지만 꽃을 보긴 처음이다.   

자엽일본매자나무
자엽일본매자나무

4~6월에 피는 일본앵초도 만났다. 5월 초에 만난 녀석들이다. 막 피기 시작한 녀석도 있고 이제 몽우리만 달고 있는 녀석도 있다. 

일본앵초
일본앵초

알주일 후에 다시 갔더니 활짝 피었다. 가운데서 꽃대가 나와 꽃대 끝에 꽃이 둥그렇게 층층이 달린다. 자주색 꽃이 피는 앵초에 비해 분홍색, 살구색, 붉은색 등 색이 다양하고 화려하다. 일본이 원산지라 앵초 앞에 '일본'이란 말이 붙었겠지?

일본앵초
일본앵초

강은성 통신원님의 '으름덩굴 꽃'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어쩜 저리 예쁠까... 나도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나도 '으름덩굴'을 만났다. 

으름덩굴 암꽃과 수꽃
으름덩굴 암꽃과 수꽃

으름덩굴은 한 나무에서 암꽃과 수꽃이 다른 모양으로 핀다. 보랏빛이 도는 갈색이 나는 암꽃은 크고 적게 달린다. 꽃잎은 없고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이 3개 있다. 6~9개의 암술이 꽃 가운데서 방사형으로 나오고, 수술은 퇴화되었다. 자줏빛 도는 갈색이 나는 수꽃은 작고 많이 달린다. 6개의 수술이 모여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암술은 퇴화되었다.  

으름덩굴 암꽃과 수꽃
으름덩굴 암꽃과 수꽃

'으름'은 '으름덩굴'의 열매를 말한다. '으름'은 얼음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열매 색이 하얀 얼음 같기도 하고 과육을 씹는 맛이 톡톡 터지는 얼음 알갱이 씹는 맛 같다고 해서 온 말이다. 으름은 산 나무 열매 중 머루, 다래와 함께 손꼽히게 맛난 열매다. 꽃이 진 후 열리는 열매는 초록이지만, 가을이 되면서 갈색으로 바뀐다. 더 익으면 열매는 갈라지면서 하얀 속이 드러난다. 이 속은 부드럽고 달콤하다.  속이 바나나처럼 생기기도 하고 바나나 맛이 난다고 하여 '코리안 바나나'라고도 부른다 한다. 외국에서는' Ice Tree'라고 한다고 하니 아래 열매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으름나무 열매(사진 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https://blog.daum.net/ihogyun/2763145)
으름나무 열매(사진 출처 : 이호균 주주통신원 블로그 /https://blog.daum.net/ihogyun/2763145)

'골담초(骨擔草)’는 풀 '草'가 붙었지만 풀은 아니고 나무다. 키가 2m 정도로 작아 草가 붙었지 싶다. 뿌리는 한약재로 쓰인다고 하니 뼈를 책임진다는 骨擔 의미 그대로 뼈에 좋은 식물인가 보다. 콩과식물이라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나비 같은, 새 같은 노랑꽃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집 주변 담 옆에 흔히들 심는다고 한다

골담초
골담초

'큰꽃으아리'도 만났다. '으아리'만큼 예쁘지는 않지만 꽃이 아주 크고 탐스럽다. 덩굴식물로 우리나라 으아리 중 가장 큰 꽃을 피운다고 한다. 으아리는 6~8월에 꽃이 피지만 큰꽃으아리는 5~6월에 꽃이 핀다.

큰꽃으아리
큰꽃으아리

하얀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다. 꽃잎은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암술과 수술이 아주 아름답게 보인다. 꽃받침이 더 활짝 피면 바깥 쪽에 있는수술대가 평평히 펴지고 안쪽의 암술은 꼿꼿이 서있다

큰꽃으아리
큰꽃으아리

몇 년 전 북한산에서 만났던 애기나리도 만났고.... 

애기나리
애기나리

유럽에서 날아온 가짜 양귀비인 '개양귀비'도 만났다. 개양귀비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뭔가에 홀리는 기분이 든다. 꽃 속이 환상적이다.  

개양귀비
개양귀비

'황매화(黃梅花)’'는 공원에 많이 심는1.5~2m 정도의 키 작은 나무다. 황매화는 잎과 함께 피는 노란 꽃이 매화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 붙었다. 아무 곳에서 잘 자라고 너무 흔해 그 예쁨을 인정받지 못하지만 이렇게 막 피어나려는 꽃 몽우리는 더할 나위 없이 귀해 보인다. 누가 뭐래도 묵묵히 피는 꽃이 간직한 숨겨진 수줍음이랄까?

황매화 
황매화 

'덜꿩나무'다. 들꿩들이 좋아하는 열매를 가진 나무라서 들꿩나무로 불리다가 덜꿩나무가 되었다 한다. 2~3m의 작은 키 나무로 5월에 피는 하양꽃과 가을의 붉은 열매가 예뻐 공원수로 많이 심는다. 

덜꿩나무
덜꿩나무

'미국덜꿩나무(라나스덜꿩나무)'란다. '백당나무'인줄 알았다. 백당나무처럼 흰 무성화를 가진 것은 닮았으나 잎이 다르다. 백당나무는 잎 끝이 단풍나무처럼 세 갈래로 갈라졌다. 미국덜꿩나무는 잎이 덜꿩나무와 비슷하다. 산수국, 백당나무, 미국덜꿩나무 모두 암술과 수술이 없는 장식꽃인 무성화로 나비와 벌을 유혹하여 살아남는 식물이다.    

미국덜꿩나무(라나스덜꿩나무)
미국덜꿩나무(라나스덜꿩나무)

'미나리아재비'도 만났다. 이번에 만난 미나리아재비는 왠지 애처로워 보인다. 2년 전 금대봉에서 만난 미나리아재비는 햇볕에 반짝반짝 아주 싱그러웠는데... 이 녀석들은 바위틈에서 비집고 나와 자라 그런지 살기 힘겨워 보인다. 

미나리아재비
미나리아재비

지난 4월 초에 만났던 '갈마가지나무'는 벌써 열매를 달았다. 심지어 어떤 녀석은 붉기까지 하다. 하튼 부지런함은 알아줘야 한다. 

갈마가지나무
갈마가지나무

'이제 좀 힘드네... 언제 가나~~' 하고 슬쩍 내색하시는 엄마에게  저녁 먹기 너무 이르다고 마지막 코스로 '생태숲탐방길'을 걷자고 밀어붙였다. 편도 약 500m거리다. 돌아오는 길까지 합하면 또 제법 걷게 되니 운동이 부족한 엄마에게 좋은 코스다. 국립수목원은 한 번 발걸음하면 맑은 공기 마시면서... 눈 호강하면서... 많이 움직이게 된다. 국립수목원이 가까이 있어 참 좋다. 

좀 힘들어 하시는 엄마와 '생태숲탐방길' 걷기   
좀 힘들어 하시는 엄마와 '생태숲탐방길' 걷기   

관련기사 : 으름덩굴꽃   http://cms.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74
참고자료 : https://blog.daum.net/ihogyun/2763145)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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