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9살 도연에게 주는 엄마의 글

지난 6월 지역아동센터에서 주는 ‘나의 주장 말하기 대회’ 대상을 받은 김도연 어린이. 최정미씨 제공
지난 6월 지역아동센터에서 주는 ‘나의 주장 말하기 대회’ 대상을 받은 김도연 어린이. 최정미씨 제공

‘엄마 딸’ 도연아~,

그새 9살이 됐구나. 네가 갓 태어났을 때 엄마는 이름을 지으려고 머리를 쥐어짰던 게 생각이 난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래도 행복하고 건강하고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여기저기 다 찾아보고 조합해서 지은 이름 ‘도연', 평범한 이름일 수도 있지만 뜻은 아주 좋단다.

‘벼 도(稻), 넘칠 연(衍)’. 성경의 ‘마태복음 13장’에 보면, 하나님의 알곡은 곳간에 담는다는 말씀이 있듯이 우리 도연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이 땅에 태어난 자랑스런 딸이란다.

엄마의 바람대로, 도연이는 유치원 때부터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었지. 상담 주간에 선생님들 면담할 때면 항상 이렇게 말씀들 하셨지, “도연이는 상담할 게 전혀 없어요. 너무 잘하고 있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있답니다.”

김도연 어린이가 최근 받은 대상 상장. 최정미씨 제공
김도연 어린이가 최근 받은 대상 상장. 최정미씨 제공

 

그래도 막연히 잘하고 있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새하늘지역아동센터에서 주는 ‘나의 주장 말하기 대회-대상’이라니,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이야. 엄마는 네가 공부를 못해도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해. 그저 건강하고 행복하면 더 바랄 게 없거든. 그런데 ‘밥상’도 아닌 대상을 받아오다니, 그것도 ‘자신감 뿜뿜’이라니, 엄마 어릴적엔 감히 상상도 못할 상이구나.

엄마는 우리 도연이가 너무 자랑스럽고 대견해. 인사성도 바르고 늘 웃는 표정으로 밝은 너를 보며, 주변 사람들이 늘 어떻게 이렇게 딸을 잘 키웠느냐고 말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엄마는 ‘제가 울딸한테 배워요’라고 한단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우리 항상 웃으면서 자신감있게 살자. 엄마도 노력할게. 사랑하고 또 사랑해.

원주/엄마 최정미

원고를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 이 글은 2021년 7월 9일 <한겨레>에 실린 글입니다.
* 원문보기 : : “밥상 아닌 진짜 대상 받아온 우리딸 대견하구나”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경애 편집위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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