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20살 가현에게 주는 엄마의 글

필자의 큰딸 진가현씨. 한영경씨 제공
필자의 큰딸 진가현씨. 한영경씨 제공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 가현아.

엄마에게는 아직도 마냥 어린아이처럼 보이는데 언제 이리 커서 20살이 되었는지 새삼 놀랍네. 아직도 아빠 배 위에서 자던 모습, 검지·중지 두 손가락 빨던 모습이 생생한데….

항상 자신보다는 동생들과 엄마, 아빠를 생각하던 너였지만, 재작년 아빠 돌아가시고 나선 엄마보다도 더 동생들을 챙기는 모습에 고마우면서도 네 어깨가 더 무거워진 거 같아서 미안했단다. 얼마 전, 엄마랑 한 잔하면서, 넌 동생 석현이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할 거라고 했지. 너무 놀랐고 기특하면서도 미안하고 그날 엄마는 수만 가지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느라 잠을 이루기 어려웠어.

그래, 정말 이젠 다 컸구나! 생각이 들더구나. 알바를 다녀와서 힘든데도 티 안 내려고 항상 웃어주는 딸을 보며 항상 안타까웠어. 속으론 그만두라고 열두번도 더 외쳤을 거야. 이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밝고 건강하게 착하게 자라줘서, 정말 뿌듯하구나.

이제 어른으로서 첫걸음을 시작하는 우리 큰딸. 무엇을 하든 간에 뒤에 엄마가 항상 응원하고 지켜주고 있을 테니, 너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길 바란다. 성년의 날 축하해. 그리고 사랑해.

양주/엄마 한영경

원고를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 이글은 2021년 6월 11일 한겨레신문 20면에도 게재된 기사입니다. 
원문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998925.html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경애 편집위원  ccand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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