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오렐 포르틴(Marc-Aurèle Fortin)’

캐나다 구름은 왜 그럴까? 특히 몬트리올 구름은 왜 그럴까? 대서양과 가까워 대서양 바람이 그리 만드는 걸까? 몬트리올이 강에 둘러싸인 섬이라서 습기가 그리 만드는 걸까? 마치 하늘이라는 화폭이 구름에게  마음껏 그림을 그려보라고 붓을 내어준 것 같이 구름이 시시각각 각양각색으로 몽글몽글 피어난다. 그러다 천사도 그린다.

2021년 9월 17일 몬트리올 하늘에서 만난 구름천사
2021년 9월 17일 몬트리올 하늘에서 만난 구름천사

몬트리올 미술관에 가면 바로 이 캐나다 구름을 사랑한 화가가 있다. Marc-Aurèle Fortin(마크 오렐 포르틴)이다. 포르틴은 1888년 퀘벡 주 몬트리올 바로 옆 라발(Laval)의 Sainte-Rose(세인트 로즈)에서 태어났다.

포르틴은 몬트리올에서 미술 공부를 한 후 시카고 예술대학(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SAIC)에 진학했다. 이후 1914년 몬트리올로 돌아왔다. 처음엔 직장을 다니면서 여가시간에 그림을 그렸으나 1920년 유럽을 여행한 후 전업 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1940년의 포르틴(사진출처  / National Gallery of Canada(https://www.gallery.ca/collection/artist/marc-aurele-fortin)
1940년의 포르틴(사진출처  / National Gallery of Canada(https://www.gallery.ca/collection/artist/marc-aurele-fortin)

그 당시 몬트리올을 비롯한 퀘벡은 대부분 시골이었다. 그는 몬트리올을 중심으로 출생지인 Sainte-Rose의 모습, 세인트 로렌스 강의 풍경, 퀘벡의 농촌 마을 등 자연 풍경을 많이 그렸다.

1920년 전시를 시작으로 1933년 몬트리올 예술협회에서 첫 단독 전시회를 열었다. 퀘벡 미술관(1944년), 네덜란드 알멜로(1948년), 몬트리올 미술관(1954년), 캐나다 국립 미술관(1963년) 등에서 단독 전시회를 열었다. 포르틴은 1938년 몬트리올 예술협회에서 주는 '제시 다우상(Jessie Dow prize)'을 수상했으며,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에서 동메달도 땄다. 캐나다 왕립 아카데미 준회원이기도 하다.

1955년부터 포르틴은 건강이 나빠진다. 당뇨병으로 두 다리를 잃어 그림에 손을 대지 못했지만 1962년 휠체어에 앉아 다시 그릴 수 있었다. 1967년 퀘벡의 한 요양원에 머물다가 1970년 사망했다. 그가 82세 나이로 사망할 당시, 그는 8,000~10,000점이나 그린 다작가였다. 하지만 많은 작품이 딜러의 부주의로 분실되었다고 한다.

그는 캐나다에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화가다. 캐나다 우체국은 그의 작품으로 디자인한 우표도 발행했다. 그의 이름을 딴 선거구, 거리, 공원도 있고 그의 일생을 그린 영화도 있다. 2007년, Marc-Aurèle Fortin 미술관은 소장품 전체를 몬트리올 미술관에 기증하면서 그는 그렇게 캐나다 대중 속으로 완전히 들어왔다.

아래 사진은  몬트리올 미술관에서 허락을 받고 찍은 사진이다. 실내는 약간 어두웠고 프래쉬는 금지되어 있어서 어떤 그림은 색이 밝지 않고 어둡다. 아쉽다. 

'Tall elms at Sainte-Rose(Oil on canvas) 
'Tall elms at Sainte-Rose(Oil on canvas) 

1920년 그의 초기  작품 'Tall elms at Sainte-Rose'다. 그가 태어난 곳인 세인트 로즈의 느릅나무를 그렸다. 높고 푸른 하늘을 향해 몽글몽글 피어나는구름을 보고 그가 몬트리올의 하늘과 구름을 사랑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Tall elms at Sainte-Rose(Oil on canvas) 
Tall elms at Sainte-Rose(Oil on canvas) 

1926년 그린 'Tall elms at Sainte-Rose' 역시 세인트 로즈의 느릅나무를 그린 작품이다. 1920년에 그린 것과 다른 점은 나무에 비해 사람과 집이 아주 작다. 그는 위대한 자연 앞에 인간은 얼마나 작은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작품에서 구름은 하늘에서만 몽글몽글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무 사이사이에서도 몽글몰글 피어난다.

Trees  by the Roadside((Oil on canvas) 
Trees  by the Roadside((Oil on canvas) 

1926년 그린 'Trees  by the Roadside'이다. 길가의 큰 나무 한그루가 화면 전체를 덮고 있다. 나무 사이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 구름 역시 사람보다 그 존재감이 뚜렷하다.  

Farm at Sainte-Rose(between((Oil on canvas) )
Farm at Sainte-Rose(between((Oil on canvas) )

1923년과 1930년 사이에 그린 그림 'Farm at Sainte-Rose'다. 세인트 로즈 농장의 장엄한 느릅나무 사이로 하얀 구름과 농가들이 사이좋게 그러져 있다.

Paysage à Hochelaga(oil on paperboard/출처 : https://www.gallery.ca/collection/artwork/landscape-hochelaga)
Paysage à Hochelaga(oil on paperboard/출처 : https://www.gallery.ca/collection/artwork/landscape-hochelaga)

1931년 그린  'Paysage à Hochelaga'는 몬트리올의 Hochelaga 지역을 그린  풍경이다.  이전 화풍과 많이 다르다. 나무가 주제였던 이전 그림에 비해 집과 건물들이 주제로 들어온다. 구름이 강조된 하늘은 여전하다. 하지만 구름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 그림은 몬트리올 미술관에서 본 그림은 아니다. 그의 화법이 변화하는 것을 맛보기 위해  국립캐나다미술관에서 가져왔다. 

Autumn Landscape Sun Valley(사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irmavepisalive/2944725475/)
Autumn Landscape Sun Valley(사진 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irmavepisalive/2944725475/)

1935년 작품 'Autumn Landscape Sun Valley'다. 나무 밑에 사람은 여전히 작지만 거대한 나무는 등장하지 안는다. 보다 시실적인 느낌이 난다.  무료사진에서 가져왔다. 

November Snow(oil ans enamel painted o Board)
November Snow(oil ans enamel painted o Board)

1930년대 후반부터 그의 그림은  또 달라지기 시작한다. 검은 색이나 회색으로 바탕을 덮은 후 그 위에 풍경을 그렸다. 1937년 혹은 1938년 완성한 'November Snow'에서 이와 같은 그의 화법이 잘 드러나고 있다. 구름도 흰색과 회색의 어두운 모습이다. 그는 회색 바탕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퀘벡의 포근한 분위기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Saint-Siméon(oil on panel)
Saint-Siméon(oil on panel)

1938년 그린 'Saint-Siméon'이다. 그는 이 작품을 무척 사랑했다. 자신이 그린 '세인트 시메온'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며 그림을 그리는데 적용한 화법은 매우 경이롭다고까지 말했다. 일생 중 가장 만족할만한 것이라 여기는 3가지 중 하나라고 할 정도를 그는 이 작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구름 모습이 1920년경 그린 그림과 많이 다르다. 구름이 산 모습과 비슷하다. 보통 구름은 하늘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땅에서 만들어진 창조물이라고 여기지 않았나 싶다.

Storm Brewing over Hochelaga(약 1940/ il and enamel paint on heavy cardboard mounted on Masonite) 
Storm Brewing over Hochelaga(약 1940/ il and enamel paint on heavy cardboard mounted on Masonite) 

1940년 완성한 'Storm Brewing over Hochelaga'는 몬트리올 지역 Hochelaga에서 해지는 어스름한 저녁에 폭풍이 다가오고 있는 하늘을 실감나게 그렸다.   

Montreal Harbour(oil on hardboard)
Montreal Harbour(oil on hardboard)

1934년~1944년에 그렸다는 'Montreal Harbour'는 굉장히 강렬하다. 하늘을 온통 뒤덮고 있는 구름도 막 폭발할 듯이 강렬하다.

1950년, 1960년대 그의 작품은 어디에 있을까? 1984년 문을 열고 23년간 포르틴 작품을 전시했던 Marc-Aurèle Fortin 미술관이 2007년 소장품 모두를 몬트리올 미술관에 기증했다면 굉장히 많은 작품이 있을 것인데... 1944년 이후 작품은 만날 수 없었다. 몬트리올 미술관에 들어가 보면 'Quebec and Canadian Art - Under renovation'이라고 나온다. 내가 갔을 때는 수리 중이라 작품 일부만 전시하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시점을 달리해서 돌아가면서 순환 전시할 수도 있고.... 다시 몬트리올 미술관에 갈 수 있으려나?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참고 사이트 :캐나다 국립박물관 https://www.gallery.ca/collection/artist/marc-aurele-fortin
참고사이트 : 마크 오렐 포르틴 뮤지엄 Musée Marc-Aurèle Fortin http://www.fondationmafortin.org/en/museum.html
참고 사이트 : 몬트리올 미술관 https://www.mbam.qc.ca/en/collections/quebec-and-canadian-art/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 양성숙 편집위원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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