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 Tremblant의 정상 White peak

몽트랑블랑(Mont Tremblant)은 퀘벡 로렌티안(Laurentian) 산맥의 한 산이다. 정상 높이는 875m다. Mont는 산이란 뜻이고 Tremblant는 부들부들 떨린다는 의미이니 ‘떨리는 산’이라는 뜻이다. 분명 떨린 뭔가가 있어 이름을 붙였을 터인데... 어디서도 알려주는 곳이 없다.

몽트랑블랑은 스키 리조트와 단풍으로 유명한 산이다. 단풍은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절정이다. 우리는 절정에 맞춰 9월 28일 몽트랑블랑에 갔다.

몽트랑블랑은 몽트랑블랑 공원의 가장 남쪽에 있고 몽트랑블랑 시와도 가장 가깝다. 아래 빨간 동그라미가 전날 방문한 몬로 호수이고 파랑 동그라미가 트랑블랑 산이다. 산 왼쪽으로 긴 트랑블랑 호수(Lac Tremblant)가 있다.

몬로 호수와 트랑블랑 산(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몬로 호수와 트랑블랑 산(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몽트랑블랑 정상인 White peak까지는 여러 방향에서 올라가는 곤돌라와 등산 코스가 있다. 캐나다 최대 스키 리조트가 있는 만큼 곤돌라는 스키어를 위한 시설이다. 스키 시즌에는 다 운행하겠지만 스키 시즌이 아닌 때는 남쪽 방향에서는 'Espress Gondola' 하나만 운행한다. 주로 단풍 관광객들이 쉽게 정상에 오르기 위해 애용한다. 곤돌라로 정상까지 15분 걸린다.

몽트렘블랑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출처 : 구글 지도)
몽트랑블랑 정상으로 가는 곤돌라(출처 : 구글 지도)

등산하러 간 것이 아니라 관광하러 간 것이니 곤돌라를 타고 쉽게 올라갔으면 하고 생각했다. 헌데 딸이 안내소 직원에게 문의한 후 좋은 코스를 알아왔다고 신나했다. 1시간만 걸어가면 되는 짧은 코스인데 조금 경사는 있지만 직원 말로는 어렵지 않은 코스라고 했다. 그 코스 아닌 길로 가려면 정상까지 3~4시간 걸리는 우회로를 택해야 한단다.

열심열심 문의하는 딸. 안내소 건물이 참 예쁘다.
열심열심 문의하는 딸. 안내소 건물이 참 예쁘다.

남편은 계속 조그만 소리로 "곤돌라 타고 가고 싶은데... 곤돌라 타고 싶은데..." 했으나 딸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딸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는 것은 노약자나 가는 것으로 생각했는지... “우리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직원이 쉬운 코스래파이팅!!!"을 외치며 동생과 함께 힘차게 앞장섰다. 엄마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인데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했다. 우리는 이것저것 까탈스럽게 굴다간 아이들이 피곤해할까 봐 암말 못하고 따라갔다

몽트렘블랑 남쪽 사이드 지고 / 보라색 선이 우회길 / 빨간 선이 올라간 길 / 파란 선이 곤돌라를 타고 내려온 길 
몽트랑블랑 남쪽 사이드 지도 / 보라색 선이 우회길 / 빨간 선이 올라간 길 / 파란 선이 곤돌라를 타고 내려온 길 

산 정상을 두고 왼쪽과 오른쪽 보라색 선이 우회 코스다. 왼쪽은 '6번 Nansen Haut + 3번Nansen + 2번 La Crete '코스가 합쳐진 하이킹 코스다. 오른쪽은 '49번 La Carriole + 95번 L'alconguin + 40번 Franc Sud' 코스가 합쳐진 하이킹 코스다. 우리는 거의 직선 코스라고 말할 수 있는 빨간 선 길로 갔다. 이 길은 겨울에는 스키 슬로프가 되고, 평소에는 하이킹 코스가 되는 24번 'Ryan Haut'다. 스키 슬로프인 만큼 경사가 있는 길이다.

자... 이제 화이트 피크까지 씩씩하게 걸어가 보자. 먼저 Cabriolet(좌석 없이 서서 타는 오픈 리프트)를 타고 주변 경관을 보면서 곤돌라가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이건 무료다.  이것만 타도 멋진 몽트랑블랑 마을을 볼 수 있다. 

올라가다가 1차 휴식 지점에서 뒤돌아 봤을 때 만난 몽트랑블랑 마을  

다음 휴식지에서 만난 마을. 트랑블랑 호수가 보인다. 

호수를 가까이 잡아 보았다. 

이 길 후반부는 거의 30~40도 경사진 곳을 계속 올라가야했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헉헉 코스'였다. 하지만 이게 진짜 묘미였다. 힘들어 잠시 쉴 때 뒤를 돌아보면 펼쳐지는 전경이 그리 멋질 수가 없었다. 성취감도 느끼고.... 

3차 휴식지점이다. 많이 올라왔다. 여기까지가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이제 고지가 바로 저기니 조금만 힘을 내면 된다.  

몽트랑블랑 정상에 도착했다. 멋지다.

정상에는 차와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카페가 있다. 카페에는 대형 유리창이 있어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사람이 많이 없어 운 좋게 최고의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 후 감탄하며 찰칵 찰칵.  

정상 카페 대형 유리창에서 찰칵 
정상 카페 대형 유리창에서 찰칵 

정상에서 5분만 걸어가면 전망대와 정상을  중심으로 도는 짧은 둘레길이 있다.  전망대에서 찍은 트랑블랑 호수와  몽트랑블랑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875m 높이의 몽트랑블랑 정상에는 이런 식물들이 산다.

하산은 도저히 걸어서는 못하겠다고 고백했다. 경사가 너무 심해서 잘못하면 발목과 무릎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엄마 아빠를 위해 아이들은 곤돌라를 타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곤돌라 안에서 보는 몽트랑블랑도 너무 예쁘다. 

곤돌라 안에서 찍은 몽트랑블랑
곤돌라 안에서 찍은 몽트랑블랑

 

 

쉽게 하산하고 나니 힘이 나서 여기 저기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관광객을 위해 만들어진  몽트랑블랑 마을이 참 예쁘다. 

원 없이 몽트랑블랑 단풍을 보았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생각했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더 이상 바라지 말자고... 가족 4명이 함께한 가을 여행은 15년 만이다. 아이들 방학인 여름에는 함께 자주 여행을 했지만, 15년 동안 가을엔 4명이 모이기 어려웠다. 두 아이 다 우리 옆에 없을 때가 많았고... 한 아이가 옆에 있으면 한 아이가 없었다.

숙소를 향해 발길을 옮기며... 
숙소를 향해 발길을 옮기며... 

우리 4명이 이렇게 모여 여행할 날이 또 올까? 이제 아이들은 각자 다른 곳에서 각자 다른 인생을 살아가겠단다. 엄마 아빠와는 멀리 떨어져... 그렇게 살아가겠단다. 딸은 "엄마, 우리랑 미리미리 시간 잘 맞추면 되지" 한다. 하지만 앞으론 그게 쉽지 않은 일이란 걸 안다. 짝이라도 생기면 더욱 어렵겠지... 욕심내지 말아야지... 그래서 이번 여행이 그렇게 소중하고 또 소중하다. 각자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귀한 시간을 내준 아이들에게 고맙고 또 고맙다.

참고 사이트 : https://en.wikipedia.org/wiki/Mont-Tremblant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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