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ronto Island Park

아들이 사는 토론토에는 3박 4일 있었다. 아들은 앞으로도 토론토에 오래 있을 예정이고 딸은 내년 상반기에 몬트리올을 떠날 거라 했다. 토론토는 다음에 다시 길게 온다고 생각하고 아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볼 겸... 대충 눈요기 관광만 하러 잠시 들렀다.

토론토는 온타리오 주의 수도이며 캐나다에서 가장 큰 도시다. 토론토 면적은 630km²이다. 서울이 605km²이니 서울과 비슷하다. 주변 위성 도시들을 합친 'Greater Toronto Area'(GTA) 면적은 7,124km²으로 토론토 면적의 10배가 넘는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reater_toronto_area_map.svg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reater_toronto_area_map.svg

2016년 토론토 인구는 270만 명이고 GTA 인구는 약 640만 명이다. 2020년 캐나다 인구가 총 3.801만 명이니 인구의 약 17%가 GTA에서 살고 있다. 서울과 토론토 면적이 비슷한데 서울 인구는 973만 명이다. 토론토는 인구밀도가 캐나다에서 3위(1위는 밴쿠버, 2위는 몬트리올, 4위는 캘거리)라 캐나다에서 복닥복닥한 편인데, 서울은 토론토보다 인구밀도가 3.5배 높으니 얼마나 뽁딱뽁딱한 도시인지 저절로 알 것 같다.

붉은 표시가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e/ee/Population_Density_Map_of_Canada_%282016%29.png)
붉은 표시가 캐나다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출처 :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e/ee/Population_Density_Map_of_Canada_%282016%29.png)

토론토는 온타리오 주 남쪽에 있고 온타리오 호수 서북부에 있다, 토론토란 이름은 인디언 단어 '트카론토'(tkaronto, 물속에 나무들이 서있는 장소)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이름만큼 토론토는 물과 가까이 있다. 온타리오 호수는 바로 끼고 있고, 차로 2시간 내외로 휴런 호수와도 만날 수 있고, 이리 호수와도 만날 수 있다. 북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심코 호수(Lake Simcoe)도 있다. 주변이 물천지 도시다.

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이미지 출처 : 구글 지도

토론토에 방문하면 제일 먼저 이곳을 가보라고 한다. 'CN 타워'다. CN은 1976년 캐나다 국철(Canadian National Railway)이 세웠다. 현재는 ‘캐나다 토지공사’ 소유다. 토론토 시민들이 처음 이름인 ‘CN'(Canadian National)’을 유지하길 원해서 계속 'CN 타워'로 불린다. 이 타워는 2010년 전까지 553.33m로 세계 최고 높은 건축물이었다. 우리는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토론토 아일랜드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CN 타워 
CN 타워 

그런데 이 토론토가 약간 시카고 냄새가 난다. 멋진 건물들이 많다.  

토론토 워터프론트 근처의 콘도(운동시설 등 편의시설이 다 갖춰진 아파트) 
토론토 워터프론트 근처의 콘도(운동시설 등 편의시설이 다 갖춰진 아파트) 
 토론토 워터프론트 근처의 오피스 타워 
 토론토 워터프론트 근처의 오피스 타워 

아래 건물은 차를 타고 가다 아들이 알려주어 멀리서 보았다. 토론토 바로 옆 미시사가에 있는 앱솔루트 타워(Absolute Towers)다. 2012년 세계초고층학회(CTBUH)가 대륙별 세계 최우수 신축 고층빌딩을 선정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앱솔루트 타워’가 가장 멋진 고층빌딩으로 뽑혔다.(관련기사 : “신기하게 생겼네”…세계에서 가장 멋진 고층 건물은?) 지금 다시 뽑으면 2020년 완공된 시카고의 ' 비스타 타워'(Vista Tower)가 뽑히지 않을까? 내 눈엔 '비스타 타워'가 더 아름다워 보인다. 

'마를린 먼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앱솔루트 타워는 56층 콘도건물 두 동이다. 가까이서 보면 애칭처럼 성숙한 여인의 곡선미를 연상하기엔 좀 거대하다. 멀리서 봐야 느낌이 더 좋다. 

앱솔루트 타워(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bsolute_Towers_Mississauga._South-west_view.jpg)
앱솔루트 타워(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bsolute_Towers_Mississauga._South-west_view.jpg)

잠시 옆길로 샜는데... 이제 토론토 아일랜드 간 이야기를 써보고자 한다. 

Toronto Island(출처 : 구글 지도)
Toronto Island(출처 : 구글 지도)

주변에 물천지인 토론토에서 가장 가깝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온타리오 호수의 섬인 토론토 아일랜드(Toronto Island)다. 토론토 아일랜드는 토론토 워터프론트에서 페리호로 13분이면 간다. 15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토론토 아일랜드는 그야말로 토론토 시민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공원 역할을 하기에 'Toronto Island Park'라고 부른다. 

150년 된 마을도 있고, 백사장도 많다. 각종 운동시설, 어린이 놀이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 반달 모양 섬은 백사장을 따라 산책로가 잘 꾸며져 끝에서 끝까지 걸어갈 수 있다. 5km 조금 넘는 거리에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린다.

출처 : 구글 지도 
출처 : 구글 지도 

마을구경을 해도 되고, 자전거, 카누와 카약을 빌려 탈 수도 있다. 개인 보트 정박지도 있고피크닉을 위한 큰 잔디밭도 있다, 시원시원한 공원으로 없는 게 없다고 해도 될까?

마을, 자전거 대여점, 잔디광장의 운동시설, 정원 
마을, 자전거 대여점, 잔디광장의 운동시설, 정원 

많은 사람들은 주로 걷는다. 그만큼  호수를 바라보고 걷는 길이 아름답다.

호수를 바라보며 
호수를 바라보며 

걷다가 카누 타는 곳에서 가장 멋진 경관을 만났다. 가운데 우뚝 선 'CN 타워'가 토론토의  스카이라인을 장악하고 있다. 구름도 못 가고 매여 그만 깃발이 되었다. 

페리호를 타고 돌아오다 만난 토론토 다운타운 모습이다. 시카고 냄새가 더 난다.  

아침은 사과로 때우고, 점심은 캐나다에서 유명한 비버테일(Beavertails)로 때웠다. 1978년 판매를 시작한 비버테일은 식사라기보다는 간식에 가깝다. 그런데 이 간식에 얹는 토핑이 120가지나 된다. 토핑을 여러 가지 선택하면 칼로리가 꽤 나가 간단한 식사대용으로 손색이 없다. 주문 즉시 통밀가루 반죽을 튀겨내 원하는 토핑을 얹어준다. Beavertails이란 이름은 통밀 반죽을 튀겨낼 때 반죽 끝이 비버 꼬리처럼 된다고 해서 붙여졌다. 대표 메뉴 중 우리는 두 가지를 먹었다. 나는 첫 번째 것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지금도 생각난다.

사진 출처  : https://beavertails.com/products/
사진 출처  : https://beavertails.com/products/

간식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토론토 아일랜드를 걸어 다녀 배가 몹시 고팠다.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소문난 맛집,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NERVOSA'에 갔다. 이 식당 이름 'NERVOSA' 뜻이 식욕부진증 혹은 거식증이다. ㅎㅎㅎ 별난 식당 이름값을 하려고 그러는지.. 예약 손님은 받지 않고 오는 순서대로 기다렸다 들어가야 한다. 아들은 우리를 식당 앞에 내려주고 대기 번호를 받으라고 하고는 주차하러 가버렸다.

NERVOSA
NERVOSA

직원은 20분 후에 자리가 난다며 동네를 돌고 있으면 전화 할테니 그때 오라고 했다. 아들은 오지 않았고... 이 지역 지리도 하나도 모르고... 잘못하면 미아 되겠다 싶어 그냥 식당 앞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아들을 기다렸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10분 정도 지나자 자리를 안내 받았다. 멀뚱멀뚱 불안한 모습으로 어디 가지도 못하고 왔다 갔다 하는 우리가 안 돼 보였나?

NERVOSA 뒤에 건물도 멋지다. 건물이 황금색이다.  콘도라고 한다. 
NERVOSA 뒤에 건물도 멋지다. 건물이 황금색이다.  콘도라고 한다. 

실내는 손님을 받지 않고 전부 야외 테이블에서만 받았다. 테이블을 배정받아 자리에 앉았는데 물도 주지 않고 주문도 받으러 오지 않았다. 캐나다 식당에서는 종업원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종업원이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기다리면 오겠지... 하고 또 멀뚱멀뚱 앉아 있었다. 나중에 직원이 답답한지 와서 테이블에 붙은 QR코드 찍고각종 정보 입력하고 NERVOSA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메뉴를 고르고 알려달라고 했다. 아마 메뉴판도 코로나 전염 가능성 때문에 주지 않는 것 같았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어 할 수 없이 메뉴판을 달라 하고 아들이 와서 어찌저찌해서 주문했다.

우리는 애피타이저로 쇠판 그릴에 녹인 치즈에 빵을 찍어 먹는 이름 모를 음식과 소고기 덩어리가 장조림처럼 얹어 있는 리조또, 양고기가 들어간 토마토 파스타, 곰팡이 파스타를 먹었다. 처음 먹을 때는 '아.. 맛집이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는데... 먹을수록 짜고 기름졌다. 배가 고프기도 하고 불평하면 아들이 불편할까봐 남김없이 먹었다. 

네르보사 리조또, 토마토 파스타, 곰팡이 파스터,
네르보사 리조또, 토마토 파스타, 곰팡이 파스터,

토론토는 '코로나 락다운'으로 상당기간 식당은 문을 열 수조차 없었고 테이크아웃만 허용했다. 다시 문을 열게 되었을 때 실외 좌석에만 손님을 받게 했다. 실외 좌석이 없는 식당에게는 도로 한 편을 내주어 간이테이블을 설치해서 장사하도록 했다. 겨울에는 불가능하지만... 추위를 잘 견디는 캐나다 사람들은 아마 11월까지도 이용했을 거다.

조용하던 캐나다도 오미크론이 번지면서 최근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12월 29일 기준 온타리오 주만 7일 평균 1만 명대에 가깝다. 대신 사망자는 예전 같지 않다. 7일 평균 5명이다. 이전 확진자가 급등했을 때와 양상이 좀 달라서 아직 락다운은 하지 않았다지만... 앞으로 저 식당들은 또 어찌 될까? 코로나 바람 앞에 등불이다.  

야외 테이블
야외 테이블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1899년에 지어진 옛 시청 건물을 만났다. 멋지다. 다음에 다시 오면 꼭 방문해야지...

다음 날은 온타리오 호수 물을 거의 대주다시피 하는 나이아가라 폭포에 갈 예정이다. 캐나다 7대 불가사이에 뽑혔다고 하니.. 얼마나 장관일까~ 기대가 된다. 거기선 멀뚱멀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  사이트 :  https://en.m.wikipedia.org/wiki/Toronto_Islands
참고 사이트 : https://ko.wikipedia.org/wiki/%ED%86%A0%EB%A1%A0%ED%86%A0참고  사이트  :  https://ko.wikipedia.org/wiki/CN_%ED%83%80%EC%9B%8C
참고  사이트  :  https://beavertails.com/
참고 사이트 : https://www.toronto.ca/explore-enjoy/parks-gardens-beaches/toronto-island-park/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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