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합니다] 손자 박윤하 첫돌 축하하는 할아버지의 글

돐을 맞이한 손주 박윤하 아기
돐을 맞이한 손주 박윤하 아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모두들 사랑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이란 언제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관계 속에서 그 꽃을 피우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간의 사랑은 더욱 더 아름다운 사랑의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요새 저는 1년 전 태어난 손자 윤하의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두 살 된 손자가 따라 하는 재롱이 참 귀엽고 예쁩니다. 저는 전북 완주에 살고 손자는 서울에 살아서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그나마 영상통화로 자주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지난해는 우리 가정에 슬픈 일과 기쁜 일이 함께 일어났습니다. 가장 슬픈 일은 그동안 우리 자식들의 버팀목이었던 부친께서 돌아가신 일이고, 기쁜 일은 새 식구가 태어난 일입니다. 안타깝게도 손자는 태어나자마자 입원했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일주일 이상 전문적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선친은 생전에 증손자를 무릎에 앉혀보기를 소원하셨지만 결국 80여일의 시간 차이로 소망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셨습니다. 저는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바라고 원하는 일과 하나님 예정하신 시간표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가정에 한 세대가 가고 한 세대가 오게 되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8년 전, 제가 만학으로 기숙사에서 지낼 때 동료 중에 먼저 손주를 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시간 날 때마다 휴대전화를 꺼내 손주 찍어놓은 사진을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우리 손주 얼마나 예쁘냐?”고 물을 때면 “그래 친구, 손주 참 이쁘다. 얼마나 예쁜지 친구 할아버지 입이 코에 걸리겠다”며 놀리곤 했습니다. “그래, 친구는 할아버지니까 손주 보고 이쁘다고 하겠지, 근데 나는 별로다!”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우려로 가족들끼리도 만남이 뜸해진 요즘, 매일처럼 영상 통화를 하면서, 이제야 그 친구처럼 손자가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박윤하 아기의 백일 기념
박윤하 아기의 백일 기념

저는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습니다. 젊은 시절 아들을 낳았을 때는 지금 손주 보듯 사랑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두 달 전, 손자 첫돌을 맞아 모처럼 큰아들 집을 찾았습니다. 윤하는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빠른 편입니다. 키도 크고 체중도 더 나가는 우량아입니다. 안정감 있게 잘도 걸어다니니 참으로 기특합니다.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목회자로 살면서 텃밭에 청계 몇 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토종 계란을 얻기 위함입니다. 직접 키운 닭이 낳는 계란의 맛은 일품입니다. 참 고소하고 맛있고 싱싱합니다. 그 계란을 저 혼자 먹기 아까워 손자에게 보냈습니다. 제가 먹는 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합니다. 양질의 단백질로 어린 손자가 성장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내는 밭에서 손수 거둔 콩을 가져갔습니다. 그 콩을 손자가 어찌나 잘 먹는지, 아내는 내년에 콩을 많이 심어야겠다고 합니다.

그새 조금 더 커서 요샌 손자와 영상 대화도 나눕니다. “사랑해” 말하면 손자는 두 손으로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보여줍니다. 코와 입이나 귀가 어디냐고 물으면 얼마나 정확히 가리키는지요.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입니다. 저와 아내는 내리사랑에 푹 빠졌답니다.

원고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 이글은 2021년 12월 10일 <한겨레>에 실린 글입니다. 
* 원문 보기 :  https://www.hani.co.kr/arti/society/media/1022760.html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박명수 주주통신원  kosen21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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