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교학회(大同敎學會) 취지서 – 이종만(1945)

6. 올바른 산업은 신성하고 유쾌한 근로를 바탕으로 한다.

산업은 원래 인생의 의식주를 풍족하게 하고 안락하게 함이 목적이요 업자의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다. 근대의 산업이 병적으로 발달하여 인생생활을 위하여 있을 산업이 인생생활의 고통과 불행의 원인이 되는 일이 적지 않았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 빈부의 차이, 황금을 우상으로 섬기는 혐오할 모든 사상과 행위가 국내의 정치적 투쟁과 국제의 갈등의 주요 원인이 되어서 인류 행복의 방편일 산업이 도리어 일대 혁명을 치르고서야 올바로 잡을 수 있는 문제점을 만들어 놓았다.

세계의 산업은 모름지기 본래의 올바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니, 토지를 경작하고 광물을 채굴하고 기계를 돌리는 노동이 인생으로서 네 가지 은혜에 보답하고 자신과 처자를 보살피는 신성하고 유쾌하고 자유로운 일이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수요를 예측해서 생산을 하고 생산한 후에는 수요에 맞게 공급하는 것은 당연히 국가의 정치가 조절할 일이나, 농업, 어업, 광업, 공업 등 모든 근로가 종교적 자유와 기쁨에서 나오도록 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노예처럼 일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하는 것이 또한 국가의 중대한 임무일 것이다.

70여 년 전에 작성한 이 글의 내용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실정을 그대로 말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의 정치적 투쟁과 국제의 갈등의 주요 요인이 노사의 대립, 빈부의 차이, 황금을 우상으로 섬기는 모든 사상과 행위에 있다고 밝히고 있고 산업이 본래의 올바른 자리로 돌아가려면 일대 혁명을 치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대동사상의 실천으로 노사화합과 공동번영의 성과를 이루었던 이종만의 대동콘체른 경영철학과 시스템 바로 오늘날의 산업의 일대혁명의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의 방편으로서의 산업의 목적과 노동(근로)의 본질을 말하면서 “모든 근로가 종교적 자유와 기쁨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종만의 대동사상은 종교적 차원에 노동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업과 노동을 이렇게 꽃피워가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임무라고 한다면 이종만이 생각하는 정치적 이념은 또한 어떤 것일까? 그것은 앞서 언급한 도덕국가의 이념이 아닐까 싶다. 여기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은 뒤에 다시 펼쳐질 것이다.

 

7. 일터와 배움터가 하나 됨에서 수련과 보은의 인생이 이루어진다.

근로의 자유화, 행복화를 위하여는 ‘교장즉직장 직장즉교장’의 제도를 확립할 것이니, 다시 말하면 모든 교육장은 즉 산업의 직장이요 모든 직장은 즉 교육의 장소가 되게 하는 것이다. 종래의 교육은 실생활에서 멀리 떨어진 이른바 학원 교육이었고 종래의 산업은 전연 배움을 떠난 힘든 일일 뿐이었다. 이리하여서 배움과 일이 서로 분리할 뿐더러 학습하는 자는 학습에만 전념하고 일하는 자는 일에만 빠져서 학습이 없는 자와 일이 없는 자를 생기게 하니 이는 국민을 기형화 하는 것이다.

인생은 모름지기 평생교학, 평생근로로써 수련과 보은(報恩)이 멈춤이 없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문화가 뒤떨어지고 산업이 초창기에 있는 우리 조선 민족으로서는 교학과 근로의 일체화, 보편화, 평생화는 절대로 긴요한 것이다. 이것이 ‘직장즉교장, 교장즉직장’을 주장하는 이유이다.

 

일과 학습이 같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제도를 말하고 있다. 평생교육과 평생근로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며 유쾌하고 신성한 일과 평생을 같이 한다는 것, 이것이 개개인과 사회가 올바로 성장하는 길이라는 것을 이종만은 말하면서 또한 수련의 중요성을 논하고 있다.

수련과 보은(報恩)이 멈춤이 없는 인생, 이것은 이종만의 일생의 실천이었고 기업경영의 기본이었고 이상사회 건설의 토대로 삼은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일이 곧 수행이고 수행하는 것이 곧 일을 잘 하는 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삶과 진리의 수행이 유리되지 않고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인생의 길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종만은 그 수행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 이어서 말한다.

 

* 편집자주 : 이 글은 이종만 선생의 외손녀  김반아 주주통신원이 쓴 글입니다. 

편집 : 최성주 객원편집위원 

김반아 주주통신원  vanakim7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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