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기록 ④ 두 번의 참사, 아픔과 다짐
“꼭 만들게, 안전히 다닐 수 있는 대한민국”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추모의 글귀들이 붙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 추모의 글귀들이 붙어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8년 전 세월호로 친구를 잃으면서 그게 마지막 눈물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을 또 잃었다. 누군가를 잃는 것이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길…. 보고 싶어 내 친구들아. 2022.11.04 REMEMBER221029”

젊은 희생자들이 많았던 이태원 참사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글 중 ‘세월호’를 직접 언급한 것은 26개였다. 10대 때 겪은 세월호 참사에 이어 20대에 다시 또래 청년들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가 주는 상실감과 함께, 그럼에도 이 사회를 바꿔내겠다고 말하는 이들이 여럿 있었다.

“19살 때 세월호, 27살인 지금은 이태원 참사로 나의 친구들을 잃어 마음이 아파. 이제 성인으로 그 책임이 나에게도 있다는 생각에 미안해. 국민을 지킬 권리가 있는 국가, 정부가 제 기능을 못했어. 앞으로 나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거야”

“97년에 태어난 우리는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022년 이태원 압사 참사로 또다시 또래 친구들을 잃었다.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안전하고 생명존중이 우선인 사회 기필코 만들어 내겠다”

“세월호 참사로 동갑 친구들을 허망하게 잃었던 고등학교 2학년, 그리고 26살이 된 올해 또 한번의 비극은 또래 친구들을 앗아갔습니다. 앞날이 창창한 빛나는 청춘들인데 너무 애석하고 비통하고 부아가 치밉니다. 하늘의 별이 된 이들의 명복을 빌고 또 빕니다. 목소리를 내고 행동해서 세상을 바꾸겠습니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를 겪은 부모 세대 역시 미안함과 책임감을 함께 적었다. “세월호 때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썼는데 다시 또다시 쓰고 있는 아버지가 미안하구나” “아이들에게 세월호에 대해 알려줄 때도 매년 쉽지 않고, 마음이 아린데 그럼에도 잊지 않도록, 똑같은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오래도록 깊이, 함께 이야기할게요. 너무 아프지 않으셨기를, 너무 춥지 않으셨기를 바라요”

“세월호 때 우리는 얼마나 울었던가. 그동안 뭘 했나? 주무부처의 책임자는 무능과 부패로 대충 넘겼다. 이건 분명 인재이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 2022년 10월29일 이태원 참사. 분명히 약속했는데. 안전한 사회 만들겠다고. 미안합니다. 꼭 같이 만들겠습니다. 안전히 다닐 수 있는 대한민국”.

어떻게 분석했나

<한겨레> 이태원 참사 취재팀(고병찬·곽진산·박지영·서혜미·이우연·장예지·장현은·전광준·채윤태 기자)은 10월30일~11월7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번 출구 주변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붙인 추모 메시지들을 356장의 사진에 모두 담았다. 메모가 덧대어졌거나 훼손돼 알아보기 힘든 것을 제외한 3584개의 추모글을 추려 하나하나 텍스트로 입력했다. <한겨레> 미디어기획부 테크팀은 이렇게 쌓인 14만8398개 글자를 형태소 분석기를 활용해 문자열을 분류한 뒤, 조사 등을 제외하고 11번 이상 등장하는 단어 275개를 추려냈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한겨레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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