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눈, 조용한 선택

조 석(48) 서울 종로구. 회사원 / 한겨레 제2창간 주주

한겨레 주주가 된 이유?

창간 때부터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학생이기 때문에 주주가 되겠다는 생각은 못했다. 계속 관심 가지고 있다가 다시 주주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참여해보자, 는 생각이었다.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 : 결국 그 싹이 많이 자라서 실천으로 실행되었네요.

조 석: 아! 그런가요.(웃음)

필자 : 고맙습니다.

필자 : 그 때 생각과 지금 변화가 있습니까?

조 석: 특별히 다른 것은 없어요.

한겨레가 그동안 어떻게 해왔다고 생각하십니까?

조 석 : 제 성향이랑 크게 다른 부분이 없어요. 매 번 참석해 왔는데 숙명여대 총회 때 오래 있으니 재미있더라구요. 활발하게 토의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그래서 아내랑 한 번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올해는 크게 관심을 안가지고 있어요.

조 석 : 최근에는 구독을 끊었어요.

필자 : 왜 끊었습니까?

신문을 보면 정독하는 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구요. 사실 다른 신문을 보면 일독 하는데 시간이 많이 안 걸리거든요, 그런데 한겨레는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려요. 사실 한겨레 21도 구독했었는데, 그런 문제로 구독 안했어요.

한겨레가 제일 못하고 있는 것은?

조 석 : 한 가지 맘에 안 드는 점이 있다면 광고를 보면 엉뚱한 광고가 많아요.. 예를 들면 주식 왕, 주식하는 사람 등 그런 이상한 광고들이 있더라고요. (혼잣말, 내가 다른데서 봤나?)

필자 : 그럼 광고가 한겨레 성향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십니까?

조 석 : 예. 한겨레 정신에 반한다는 생각이지요. 그런 광고까지 붙여야 되나 싶어요.

필자 : 다시 보실 생각 없습니까?

조 석 : 다시 보려고 해요. 다시 봐야지요.(웃음) 나는 구독을 끊었지만 영업실적을 보니까 다행이다 싶어요.

한겨레가 앞으로 지향해야할 길은?

조 석 : 남북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지요. 남북관계에서 반쪽 국가이니까 반이 합쳐져서 온전한 하나가 된다는 자체가 정체성면에서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겨레에 바라고 싶은 것은 ?

조 석 : 총선에서 야당한테 불리한 상황이잖습니까?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8이나 9정도 상처를 받겠지요? 왜냐면, 국회의원이란 게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기 위해서 입법 활동도 하고 그러잖아요, 집권여당 같은 사람들이 다수 여당이 되면서, 최근에 테러법이든가 국민들의 뜻과는 반대되는 법들을 입법화하고 있잖아요. 그렇게 하면 할수록 돈 많은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일반국민들한테는 안 좋은 상황들이 계속 발생할 것 같은데, 물론 별 상관없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상황들이 경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 하지요. 그런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한 관심과 정당한 역할이지요.

필자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제2창간 주주는 제1창간 주주에 비하면 대체로 부드럽다. 그리고 많이 이성적이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그 어떤 에너지가 정제되었다는 느낌이다. 1차 창간 때, 그 분들은 그렇게 뜨거운 열정과 손에 잡힐 것 같은 희망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이 조금만 돕는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이루어질 것만 같은 꿈을 만들었다. 비굴하지도 비겁하지도 않으려 했다. 그런 동력이 한겨레신문 창간이다. 와글와글, 어쩌면 그게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정치, 경제, 언론 이모든 것이 낯설어져 간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좋다’는 말은 틀린 말이 되었다. 가족이 외국으로 나가고 없어도 이웃은 필요하지 않다. 스마트폰으로 카톡으로, 모든 상황이 실시간 중계방송 되니까.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다. 이웃과의 단절이 가져오는 고립은 갈수록 심각해져 가지만, 이 또한 시대 문화라는 말로 묶어두기에는 그 위험이 너무 크다. 공동체의 붕괴. 누군가는 득이 되겠지만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는 이웃과 공동체만이 그 해답일 것이다. 그래서 그 때 그 사람들과의 단절이 아프다. 모르는 얼굴이 그냥 보고 싶다. 총회 때가 되면 찾아온다. 말 한 마디 걸어 보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잠시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위안이다. 위로다. 내 말을 아주 잠깐만이라도 들어주면, 더 없이 좋을시구....

그래서 “종로 사랑방‘은 매우 큰 대안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끼리끼리, 주저리주저리 말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입을 닫았던 탓에 검은 곰팡이 쓸 번 한 위기는 모면하리라. 한 사람의 용기가 많은 이들에게 위로의 품을 내어주었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순희 주주통신원  ym22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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