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159일이 지났다. 사진은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의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지 159일이 지났다. 사진은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의 모습.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5일 오후 세찬 봄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시청 광장 동쪽 편에 설치된 작은 가설무대에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159명의 희생자를 낸 이태원 참사 발생 159일째를 맞아,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주관한 추모제였다. 

‘어두울수록 빛나는 159개의 별’이라고 쓰인 무대 배경을 뒤로 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이어졌고, 공연이 끝날 때마다 희생자의 사연들이 소개됐다. 고 박가영씨 어머니와 인연이 있는 ‘춤꾼’ 윤해경씨는 무대에서 “소외된 아이들이 참여하는 패션쇼를 열고 싶어 했던 가영이를 생각하며 춤을 올린다”고 말했다.   

빗줄기가 굵어지는 와중에도, 삼삼오오 모인 유가족들과 시민 10여명은 우산을 든 채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말없이 공연을 지켜보던 고 송채림씨의 유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이태원 참사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이 너무 많다. 진상이 제대로 알려져, 다른 유가족분들도 이런 활동들에 많이 참여하셨으면 좋겠다.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도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공연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각, 유족들을 태운 ‘10.29 진실버스’는 경기도 수원시에 정차했다. 지난 열흘 전국 13개 도시를 돌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한 진실버스가 서울로 되돌아오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도시다. 유족들은 그간 방문한 지역들에서 간담회, 서명전 등을 벌이며 시민들에게 이태원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태원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우리가 진실을 찾겠다. 독립적 진상조사 특별법, 시민의 힘으로 반드시 제정하겠다”며 “다시는 국가의 부재로 이런 참사가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지는 그 날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태원 특별법 제정 청원은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오른 지 열흘 만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들은 “이제 국회가 나서 특별법 제정에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진실버스는 이날 서울에 도착한 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시민들과 함께 행렬을 이뤄 거리행진에 나선다. 거리행진은 이태원역에서 시작해, 용산 대통령실 앞 전쟁기념관과 서울역 12번 출구를 거쳐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끝을 맺는다. 

이들은 이후 합동분향소 앞에서 진실버스 보고대회 및 해단식을 가진 뒤 저녁 7시부터 본격적으로 추모대회를 연다. 유가족들은 이 자리에서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희생된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낭독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소속 국회의원 10여명도 이태원 특별법 제정을 약속하기 위해 이날 추모대회에 참석한다.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인근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59일 추모 릴레이 콘서트에서 무용가 윤해경씨의 무대가 이어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인근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59일 추모 릴레이 콘서트에서 무용가 윤해경씨의 무대가 이어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인근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59일 추모 릴레이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5일 낮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인근에서 10.29 이태원 참사 159일 추모 릴레이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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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한겨레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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