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과거와 미래
- 2세를 기다리며

                       

오래된 기억 속에서부터
나는 오고 있었고
나는 가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도 
나는 오고 있었고
나는 가고 있었다

지나온 날 속으로
다가올 미래로
나는 오고 있었고
나는 가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그곳으로
쉬지 않고 가고 있었다

어제로부터 오고
어제로부터 가고
오늘도 나는 오고
오늘도 나는 가고

나를 통해 오는 또 다른 나를
나를 통해 오는 또 다른 나를 
그렇게 기다리고 그렇게 오고
그렇게 우리네 삶은 둥그러지고 있었다

네팔인 아내 먼주 구릉과
한국인 남편 김형효는

오고 있었고 
그렇게 가고 있었다
오늘 김주형金主炯Kimjuhyoung으로
오고 가는 것이다

멀리 히말라야를 넘어서
나는 백두산을 몇 번
히말라야를 수십번 오고 갔다
그 길 위에 인연이 되어
오고 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천지자연이고
그것이 삶이다
그 자리에 함께
오늘은 주형이가 왔다

 

어린 시절은 그냥 살고, 젊은 시절은 가난도 모르고 견디느라 지친 일상을 살고, 조금 더 나이가 들어서는 세상 변화에 거칠게 몸부림치며 살다가, 남들은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삶을 완성해가는 듯 사는데. 그것도 모르고 세상 떠돌며 살았다. 이제 나이 들었나 싶은 흰머리 하나 둘 늘어가는 초겨울이다. 그런 2023년... 11월 20일 낮 11시 5분 아내와 나의 보물이 왔다. 저 멀리 히말을 넘고 중국 대륙도 넘어 내가 떠돌았던 길과 아내가 거닐었던 세세한 길을 두루 살피며 온 것이다. 나의 보물은 3.620g으로 출생한 사내아이다. 이름은 아내의 먼주에 주, 제 이름 형효에 형을 붙여 지었다. 아내의 이름은 네팔에서는 삼신할미의 뜻을 지닌 신 먼주쉬리에서 유래한 먼주인데 <주인 주>로 쓰고, 내 이름 <빛날 형>을 함께 써서 #金主炯 #김주형 #Kimjuhyoung이라 지었다. 다시 청춘이다. 내 현재 내 생애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진 날에.....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형효 객원편집위원  tiger30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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