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탈리아에서 서쪽 해변을 따라 1시간 10분 정도 가면 올림포스산이 나온다. 다시 40분 가면 올림포스 고대 도시가 나온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올림포스산이지만, 독특한 올림포스 고대 도시도 간단히 스쳐 지나가 보고자 한다.

올림포스(Olympos)

고대에 '올림포스'라 불리는 산은 20곳 정도 된다고 한다. 주로 그리스, 튀르키예에 있다. 태양계에도 올림포스산이 있다. 화성에 있는 산으로 태양계에서 알려진 것 가운데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올림포스산은 그리스  테살로니카 시에서 1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 등 열두 신이 살고 있다는 산이다. 주봉의 높이가 2,919m로 그리스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제우스가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에 지은 황금궁전에서 산다고 생각했다.

그리스 데살로니카 근처 올림포스산. 조현 기자(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그리스 데살로니카 근처 올림포스산. 조현 기자(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은 '제우스의 아들'로 점지되어 세상을 다스리게 되리라는 축복을 받았다. 알렉산더는 이 축복을 받는다고 올림포스 산을 찾았다. 이후 그는 원정을 떠난 아버지 대신 16살 때부터 마케도니아를 통치했고, 아버지가 암살된 후 20살에 왕위에 올랐다. 22살 때부터 전쟁에 나서 10년도 안 되어 이집트, 페르시아 전역에 인도 북서부까지 점령했다. 그는 전투에서 패한 적이 없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군사 지도자 중 한 명이라지만 31세에 바빌론에서 갑자기 사망했다. 신의 축복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떠나는 거였나? 그 수많은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신화까지 동원했다. 하긴 역사는 이긴 자들이 쓰는 거니까.    

튀르키예 올림포스산(=타탈리산(Tahtali Mountain))

고대에 이 산은 올림포스산이라고 불렀지만, 현재는 튀르키예어로 '왕좌'를 뜻하는 '타탈리'를 붙여 타탈리산이라 부른다. 제우스 신을 비롯한 신들의 왕좌가 있다는 뜻이다. 타탈리산은 지중해와 아나톨리아고원을 가르는 어마어마한 토러스산맥의 젊은 줄기인 베이산맥이 해안가 쪽으로 슬쩍 던져놓은 산이다. 

베이 산맥과 타탈리 산
베이 산맥과 타탈리 산

타탈리산은 '올림포스 베이 마운틴 해안 국립공원(Olympos-Bey Mountains Shore National Park)에 속해있다. 이 공원은 안탈리아(Antalya)– 케메르(Kemer)–쿰루카(Kumluca)까지 이어지는 방대한 공원이다. 공원 서쪽은 주로 석회암과 구불구불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산들이 버티고 있고, 동쪽은 지중해를 끼고 있다. 산과 바다가 가까워 해안 절벽이 이어질 것 같지만, 군데군데 자연 해변이 여럿 있어 산도 즐기고 해변도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 관광지이다.  

올림포스 베이 마운틴 해안 국립공원(사진 출처 : https://nationalparksofturkey.com/olympos-beydaglari-bey-mountains-coast-national-park-antalya/)
올림포스 베이 마운틴 해안 국립공원(사진 출처 : https://nationalparksofturkey.com/olympos-beydaglari-bey-mountains-coast-national-park-antalya/)

타탈리산은 '올림포스 베이 마운틴 해안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산이면서 연안에서 가까운 산이라서 멀리 바다로 나간 어부에게도 보이는 산이라고 한다. 높이 2,365m로 11월부터 6월까지는 정상이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다. 이렇게 높은 산이 바다와 가까우니... 아래 사진처럼 바다와 가까워졌는데도 뚝 떨어지는 산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올림포스 해변에서 보이는, 우뚝 솟아있는 타탈리산(무료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lympos_beach.jpg))
올림포스 해변에서 보이는, 우뚝 솟아있는 타탈리산(무료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lympos_beach.jpg))

타탈리 산은 하이킹 코스도 유명하다. 정상까지 걷는 사람들은 도로를 따라 식물과 야생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도보로 4시간, 6시간 걸리는 코스가 있지만, 우리는 높이 726m에 있는 정거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 총길이 4,350m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길고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가장 길다는 케이블카는 타탈리 정상까지 약 10분 정도 소요된다. 2007년 6월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2007년 개장 이래 방문객 약 350,000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울창한 삼나무 숲
울창한 삼나무 숲

케이블카를 타고 가다 보면 처음에는 울창한 삼나무 숲이 보인다. 어느 지점을 통과하면 삼나무 숲은 사라지고 멋진 석회암 바위들이 보인다. 더 올라 정상 가까이 가면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이다. 벌거숭이 민둥산 정상은 시야가 트이고 하늘과 가깝다고 하여 고대로부터 신을 숭배하는 장소로 많이 애용되었다 하니.. 타탈리산이 왜 올림포스산이 되었는지 이해가 간다. 

석회암 바위가 시작하면서 삼나무숲은 점점 사라진다.  
석회암 바위가 시작하면서 삼나무숲은 점점 사라진다.  
석회암 바위를 지나면  민둥산이 시작하다 
석회암 바위를 지나면  민둥산이 시작하다 
타탈리 민둥산 정상에서 베이산맥 쪽을 향해 
타탈리 민둥산 정상에서 베이산맥 쪽을 향해 

타탈리산 꼭대기에서 360도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정상에서 만나는 일몰과 일출도 참 멋질 것 같다. 멀리 보이는  베이산맥 꼭대기가 설산처럼 하얗다. 눈으로 덮여있는 걸까? 9월에 갔으니, 눈은 녹았을 테고 저기도 석회암 민둥산이라 눈에 덮인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능선에서 뾰족 튀어나온 봉우리가 보인다. 저 봉우리가 베이산맥에서 가장 높다는 3,086m Kızlar Sivrisi봉이 아닐까? 약간 분홍빛이 도는 능선이 신비한 느낌을 주어 처음엔 저 봉우리가 신들이 산다는 타탈리산인 줄 알았다. 바로 내가 타탈리산에 와 있는 것도 깜박 잊고선....  

타탈리산 정상에서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를 향해
타탈리산 정상에서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를 향해
타탈리 정상에서 해안을 향해서 한 컷. 번지 점프대가 있다. 
타탈리산정상에서 해안을 향해서 한 컷. 번지 점프대가 있다. 

 

올림포스 고대 도시(Olympos Ancient City)

이 도시 이름은 올림포스산에서 나왔다. 이 도시가 언제 세워졌는지는 확실치 않다. 도시에 남아 있는벽과 석관 비문이 기원전 4세기 말로 추정되므로 그 이전에 세워졌을 것으로 본다.  

에우데모스 대장의 석관(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8Ty1kOJF57KOD04.jpg)
에우데모스 대장의 석관( 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8Ty1kOJF57KOD04.jpg)

이 도시는 리키아 동맹의 6대 도시 중 하나였다. 리키아 동맹은 기원전 1400년 무렵에서 기원전 546년까지 안탈리아에서 번성한 국가들의 연합이었으므로 기원전 1,000년도 더 되었을 수도 있다. 로마 시대 전에는 오랫동안 지중해를 공포에 떨게 한 해적 기지가 있었다고 한다. 기원전 78년 로마 장군이 이 도시를 정복했고. 서기 43년 로마의 통치 아래 들어가면서 번성을 누렸다. 하드리아누스의 문에 나오는 하드리아누스가 이 도시를 방문한 적도 있어서 이후 하드리아노폴리스(Hadrianopolis)로 개명되었다고 한다.

좁은 계곡을 따라 세워진 도시에서 남아 있는 유적은 목욕탕, 사원 문 등이 있다. 

올림포스 고대 도시의 목욕탕 유적(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lympos_Gesamtansicht.JPG)
올림포스 고대 도시의 목욕탕 유적(사진 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Olympos_Gesamtansicht.JPG)
올림포스의 사원 유적(사진 출처 : By Güney Özdamar - Own work,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91181141)
올림포스의 사원 유적(사진 출처 : By Güney Özdamar - Own work,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91181141)

이제 드디어 파묵칼레로 향한다. 차로 4시간 걸린다. 점심도 먹고 화장실도 가면 6시간 이상 걸리겠지. EBS 테마기행에서 보고 또 봤던 바로 그 파묵칼레....  드디어 나도 가본다.

 

참고 사이트 : 다음 백과, 위키 백과
참고 사이트 : https://www.kulturportali.gov.tr/turkiye/antalya/gezilecekyer/olympos
참고 사이트 : https://antalya.ktb.gov.tr/TR-310897/olympos.html
참고 사이트 : https://antalya.ktb.gov.tr/TR-175457/dag-ve-doga-yuruyusu.html
참고 사이트 : https://nationalparksofturkey.com/olympos-beydaglari-bey-mountains-coast-national-park-antalya/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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