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오른쪽 건물 1층에는 오오미나미 클리닉이, 2층에는 방문간호스테이션이, 3층에는 주민조직 ‘건강한 벗의 모임’ 활동 공간이 위치해있다. 바로 왼쪽 건물 1층은 약국, 2층은 헬퍼스테이션으로 통합돌봄 실행주체들이 집적돼있다.
사진 오른쪽 건물 1층에는 오오미나미 클리닉이, 2층에는 방문간호스테이션이, 3층에는 주민조직 ‘건강한 벗의 모임’ 활동 공간이 위치해있다. 바로 왼쪽 건물 1층은 약국, 2층은 헬퍼스테이션으로 통합돌봄 실행주체들이 집적돼있다.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이하 민의련)의 노력은 무료·저가 진료사업으로 경제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타치카와 상호병원과 같은 건생회 의료법인 소속 오오미나미 클리닉은 방문의료, 주민 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주민들과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민의련 사업소 간 혹은 다른 기관 간 협력을 통해 기관 간 칸막이도 낮춰 환자에게 필요한 각종 보건·복지·의료 서비스가 빠짐없이 제공되도록 챙겨보고 있다. 

오오미나미 클리닉은 도쿄도 내 유일하게 전철이 들어오지 않는 무사시무라야마시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과거 닛산의 하청 노동자와 건설노동자가 주로 거주해 노동자를 위한 진료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노동자운동에 기반해 1987년 처음 설립되었다. 

민언련의 가치에 공감하는 주민조직 ‘건강한 벗의 모임’의 이오누에 타타오 지부장은 “지역에 전철역이 없다는 것은 출퇴근하는 회사원이 없다는 뜻이다. 즉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이곳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득이 낮고 빈곤의 대물림이 심해 저가,무상 진료가 필요했던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오오미나미 클리닉 가나타니 츠요시 사무장은 “여기는 닛산(일본의 자동차 대기업)의 하청 노동자와 건설노동자가 살던 지역이다. 콘크리트, 철근, 레미콘을 다뤄 현장 사고가 잦고 특정 물질에 의한 암에 걸릴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의료 종사자들이 작은 진료소를 순회 진료를 하는 식으로 시작했다. 의사1명, 간호사1.5명, 사무직원1명에서 시작해 현재는 소장을 포함한 외래진료의3명, 시간제근무자1명, 전문의(3~5년차)1명과 간호사8명, 사무직원5명, 총회계 담당자1명 규모로 커졌다. 건설 노동자들이 여전히 진료소를 찾아 준다”고 설명했다. 

■ 이동 어려운 환자 위해 월2회 방문진료 실시, 코로나19 발생하며 방문진료 수요 급증

오오미나미 클리닉의 강점 중 하나는 바로 방문진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오전에는 외래 진료, 오후에는 외래 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고 방문진료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2020년 110건이었던 방문진료 횟수는 현재 160건까지 늘어났다. 

가나타니 츠요시 사무장은 “코로나 환자가 입원할 경우 면회가 안 돼 재택진료 수요가 늘어났다”며 “월 2회 방문진료를 목표로 하고 있고 하루 평균 5~8건 방문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일단 나가면 의사, 간호사, 운전기사가 한 팀이 되어 환자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죽음을 앞두고 있는 환자가 입원치료, 수술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남은 시간을 스스로 선택해 보낼 수 있도록 호스피스 치료도 제공한다. 

가나타니 츠요시 사무장은 “살던 집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다. 이게 가능하려면 집에서 돌봄, 간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력이 방문할 수 있어야 한다. 특별한 병이 없고 노쇠한 환자 등의 경우 가족들에게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원한다면 호스피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1층 오오미나미 클리닉, 2층 방문간호스테이션 3층 주민조직 ‘건강한 벗의 모임’ 사무실 옆건물엔 약국, 헬퍼스테이션까지…의료·복지·보건 기관 집적, 연계 활발

민의련은 병원, 의원, 치과의원 뿐만 아니라 방문간호스테이션, 헬퍼스테이션, 약국, 그룹홈, 케어하우스 등 총 1천749개의 다양한 보건,복지,의료 기관이 가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의료 사업 간 연계도 활발하다. 

오오미나미 클리닉의 경우 1층에는 의원, 2층에는 같은 의료법인 건생회 소속 방문간호스테이션, 3층에는 민의련의 가치에 공감하는 주민운동조직인 ‘건강한 벗의 모임’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또한 바로 옆 건물엔 1층에 약국, 2층에 헬퍼스테이션(한국의 요양보호사격인 헬퍼들을 지원하는 복지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나아가 오오미나미 클리닉은 민의련 소속 약국과도 활발하게 협력 중이다. 일본의 지역포괄케어를 모델로 하고 있는 한국의 통합돌봄체계 속에서도 보건, 복지, 의료기관이 연계하는 경우는 있지만 약국과의 연계는 드물다. 

이토우 미카 약제사는 “거리가 가깝다보니 오오미나미 클리닉에서 매번 같이 회의를 한다. 약국에 부족한 게 뭔지, 환자에게 필요한 약이 있는지, 새로운 약을 소개한다던지 교류하고 있다”며 “1985년부터 의약 분업이 실시되면서 별도 조직을 만들었지만 같은 민의련 소속이다. 약국의 경우 병의원과 달리 법률상 무료,저가 약물 처방이 불가능해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가나타니 츠요시 사무장은 “건생회나 민의련 소속이 아닌 기관과도 협력하고 있다. 유선 전화상으로 연계하기도 하고 같은 종류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경우 환자 차트가 공유돼 필요한 기관에 연계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타치카와 상호병원도 마찬가지다. 타치카와 상호병원은 사회복지직 인력을 두고 팀을 만들어 환자의 기관 간 연계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옥천신문  허원혜·이훈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기사는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옥천신문  허원혜·이훈 기자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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