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한화 4억4천만원 가량 기부
시의원 배출해 의료 여건 개선에 목소리 내, 지역 가치에 공감하는 의학생 양성에도 기여

민의련 산하 주민조직체 ‘건강한 벗의 모임’의 무사시무라야마지부는 오오미나미 클리닉을 거점으로 지역 건강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건강한 벗의 모임 회원이 오오미나미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의 이동 지원을 나서는 모습.
민의련 산하 주민조직체 ‘건강한 벗의 모임’의 무사시무라야마지부는 오오미나미 클리닉을 거점으로 지역 건강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은 건강한 벗의 모임 회원이 오오미나미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의 이동 지원을 나서는 모습.

1953년 117개 사업소로 출발한 민의련은 2023년 1월 기준 병원, 의원, 치과, 방문간호스테이션, 약국, 헬퍼스테이션 등 전국에 총 1천749개 사업소를 두고 있을 만큼 규모가 크다. 적십자 등 유사 단체와 비교해도 직원, 병원, 의원, 방문간호스테이션 숫자가 월등히 많다. 

노동자 및 농민 운동과 같은 주민운동에서 출발한 민의련이라도 규모가 커지고 조직체계가 견고해지면 주민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법도 하지만 민의련의 중요한 동반자는 여전히 주민들이다. 특히 타치카와 상호병원이 위치한 타치카와시와 오오미나미클리닉이 위치한 무사시무라야마시 등 일명 산타마 지역(도쿄내 26개 시, 1개 군 포함) ‘건강한 벗의 모임’은 경제적·정신적 지주로서 민의련의 실질적인 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산타마 건강한 벗의 모임은 15개 지부, 총회원은 약 3만명 규모다. 이 가운데 회원 1천800명이 속한 무사시무라야마 지부는 1년에 한번 오오미나미클리닉, 방문간호스테이션, 헬퍼스테이션 등 8여개 단체와 1년 간의 활동을 공유하는 등 활발하게 협업하는 곳 중 하나다. 

건강한 벗의 모임 부회장인 무사시무라야마 이노우에 타타오 지부장은 “건강한 벗의 모임 회원은 대체로 타치카와 상호병원과 같은 민의련 산하 병원과 진료소를 다니는 환자가 많지만 환자만 있는 것은 아니고 민의련의 가치에 공감하는 지역 주민들도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민의련 소속 의료법인 건생회 마츠즈키 마사토 전무이사는 “벗의 모임 회원들이 타치카와 상호병원이 코로나19로 어려울 때 1년 동안 5천만엔(약 4억4천만원)을 모아 기부해주셨다. 비닐로 된 앞치마가 부족할 땐 회원들이 직접 앞치마를 만들어 병원에 기부해줬다. 이러한 주민들의 지원이 의료진으로 하여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보람을 느끼고 계속 일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의료진도 주민들이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힘이다”라고 말했다. 

경제적 지원도 지원이지만 정치 활동을 통해 의료 여건 개선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무사시무라야마 지부는 지역 노동자-민의련 사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최근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3명을 배출시킨 경험이 있다. 의료인력 확충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문닫을 위기에 놓인 방문간호스테이션을 지켜낸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벗의 모임은 주민들끼리 건강을 챙기는 공동체 활동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무사시무라야마, 타치카와 등 일부 지부는 의료기관의 제정적 한계를 감안해 스스로 이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은 집과 병의원을 오가기가 수월해졌다. 

코로나19 당시에는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려고도 노력했다. 한국 역시 경로당, 복지관 등 각종 돌봄 공간이 문을 닫은 가운데 건강한 벗의 모임은 워킹서클(걷기모임), 요가교실을 열어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적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왔다. 

지역축제나 먹거리 나눔 행사에서는 의료진을 도와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관검사, 골밀도 검사 등 건강검진을 진행하기도 한다. 건강한 벗의 모임 가입을 통해 무료 대장암 검사를 할 수 있음을 홍보하거나 민의련을 소개함으로써 주민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민의련의 외연을 확장해나간다. 또한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건강한 벗의 모임과 민의련 사업에 반영해나가고 있다.   

건강한 벗의 모임 이노우에 타타오 부회장은 “올해 간호사, 영양사 등 의료진과 함께 80세 이상 고령회원들을 방문해 선물과 메시지 카드를 전달하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설문조사 내용은 건강한 벗의 모임에서 어떤 사업을 할지 고민하는 자료가 된다. 이번에는 시정촌(우리나라의 지자체)에 전달해 개호보험(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험)계획을 설립하는 데 있어 기초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 모임인 건강한 벗의 모임은 민의련 사업소에서 수련 중인 의학생에게 학습의 장 그 자체가 되기도 한다. 의학생들은 레지던트 수련 기간 건강한 벗의 모임 학습 모임에 참석해 민의련과 지역의 가치를 배우고 있다.  


옥천신문  허원혜·이훈 기자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기사는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옮긴 이 : 김미경 편집위원

옥천신문  허원혜·이훈 기자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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