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래세대에게 행복을 어떻게 물려줄까?”

▲ 제 7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강의하고 있는 정재승 교수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우리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과학자. 현재 야구학회 회장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물리학 박사. 둥글둥글 선한 얼굴로 강연장에 들어선 정재승 교수는 그에 어울리는 평범하지만 진실성이 깊이 배어있는 목소리로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 자신이 할 이야기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고, 어쩌면 매우 비현실적인 이야기라며 그의 강연은 겸손하게 시작되었다.

강연의 제목은 “우리는 미래세대에게 행복을 어떻게 물려줄까?”

정재승 교수는 미래세대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미성년인 이유로 정책 결정이나 입법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나, 현세대의 결정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니까 지금 현 시대의 정책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사실상 그 정책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아주 섬뜩한 지적이었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핵폐기물처리장을 만들기로 하며 그 대가로 많은 지역 편의시설을 지어주기로 했을 때, 그 폐기물처리장이 미래 혹시라도 일어날 어떤 심각한 문제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존재는 사실상 우리의 후세대들이고 지금 당장 정책의 결정으로 받는 많은 이득은 현세대들이 단기적으로 누릴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정재승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미래세대의 행복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털린의 역설에서 드러나듯 물질적 풍요로움이 어느 수준까지는 행복을 계속해서 늘어나게 할 수는 있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는 아무리 물질적 풍요가 증가한다고 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할 수 없을 것이고,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나라 경제정책은 계속해서 취업률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높이는데 집중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이 점점 불행해지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도모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우리 미래세대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대표하듯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넘어가며 사실상 미래에는 47%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고, 노동현장에서 신체적 한계를 가진 인간은 로봇에게 밀려날 것이라고 역설하며, 이러한 미래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교육현장 역시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류대학에 입학시키기 위한 한줄 세우기식 교육으로 획일화 된 인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사고를 하고 전뇌적 사고를 하는 미래세대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승 교수의 강연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의 의미들이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세대의 행복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재승 교수의 강의자료 마지막에 나온 구절을 떠올리며 강연의 기록을 마친다.

“Future generations will judge us not by what we say, but what we do.”

“미래세대들은 우리가 말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한 것으로 우리를 평할 것이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안지애 편집위원  phoenic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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