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범철 기자 kartoon@hani.co.kr
“다른 증인하고도 이렇게 답변하기로 했나요? 보고서 쓰는 내내 수십분간 앉아 있었는데 처음 봤다고 하면 납득이 될까요?”지난 20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이태원 참사 관련 공판 중 검사가 증인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검찰이 증인으로 부른 안아무개 이태원파출소장과 황아무개 전 용산서 생활안전과장은 증거자료인 상황보고서를 보고 입을 맞춘 듯 “기억이 안 난다”, “문건은 조사할 때 처음 봤다” 같은 대답을 이어가던 차였다.CCTV 보고도 모르쇠…법원 “누가 이해하겠나”검찰은 이 전 서장이 자신의 과실을 숨기기 위
“아 몇 사람이 내 가슴속에서 죽어갔느뇨/ 아 몇 사람이 내 가슴속에서 재 되었나뇨/ 오 가신 님이어, 내 가슴속에 조그마한 무덤을 만들고/ 길이 길이 잠드신 님이여// (중략) 가을의 비가 오도다 가을의 바람이 불도다/ 오 봉분조차 무너진 헤일 수 없는 무덤이여”(양주동, ‘무덤’, ‘조선문단’, 1925. 11)100년 전 발생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알리려는 청년이 있다. 건국대 대학원 석사과정 천승환(29)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간토 조선인학살 100주기 추모사진전 ‘봉분조차 헤일 수 없는 묻엄’을 지난 16일부터 내년
이태원참사 1주기를 담은 영화 상영회와 관객과의 대화가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해 전국 관객을 찾아간다.10.29이태원참사강릉시민대책위원회는 24일 저녁 7시30분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서 이태원참사 1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별은 알고 있다’ 강릉 상영회를 연다고 23일 밝혔다.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인디스페이스가 공동주최하며, 10.29이태원참사강릉시민대책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상영회에서는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유가족과 감독이 강릉시민과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의 시간도 마련돼 있다.관객과의 대화
‘기록이 없다’며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부정하던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이 12년 전 국회 질의에선 학살을 인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일 때는 조선인 학살을 인정하고, 정부 대변인 차원에선 부정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 일본 국회에서 논란이 됐다.이시가키 노리코 입헌민주당 참의원은 9일 자민당이 야당이던 2011년 7월 마쓰노 관방장관이 국회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을 인정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이시가키 의원이 공개한 속기록을 보면, 마쓰노 관방장관은 중의원 회의에서 교과서 검정 문제를 이야기하던 중 간토대지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지난달 29일 정부·여당의 외면 속에 이태원 참사 1주기 행사가 치러진 가운데, 국제기구도 유가족들과 같은 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엔의 권고를 성실히 이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이미 대대적인 조사와 수사가 이뤄졌다는 기존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자유권 규약)은 생명권과 평등권, 신체의 자유, 양심·종교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의 기본권을 폭넓게 규정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2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추모대회가 거행됐다. 유가족과 시민들(주최 쪽 추산 1만7천여명)이 광장을 메웠다. 유가족들은 “159명의 희생자들이 어떤 이유로 하늘의 별이 됐는지” 여전히 묻고 있었다. “진실이 밝혀졌을 때 비로소 모두의 생각이 모아질 것이고 유가족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호소했다.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지도부,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사로 5
최근 미국에서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과정을 짚어낸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가 공개됐지만 영상 공급 계약 문제로 아직 한국에서는 시청할 수 없는 가운데, 한 외신 기자가 해당 다큐멘터리를 본 뒤 “한국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소감을 남겼다.국내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영국 출신 라파엘 라시드 기자는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세부 장면이 보기에 참혹하다”면서도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고 싶다면 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인터뷰와 관련해 다소 불미스러운
서울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에 보라색 별 모양 전등 159개가 걸렸다. 오는 29일이면 이 골목길에서 별보다 찬란했던 159명의 젊음이 스러진 지 1년이 된다. 왜 이런 참혹한 일이 벌어졌는지 지난 1년간 수많은 이들이 묻고 또 물었다. 그러나 대통령실도, 행정안전부도, 경찰도, 검찰도, 구청도, 소방도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원인 규명은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라는 틀에 갇혀 파편적인 사실들만 건져냈을 뿐이다. 정부 차원에서 참사의 전말을 확인하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찾는 작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제야 기초적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가 오는 29일 1주기를 맞는다. 국가의 부재로 벌어진 일이지만, 정부 고위직 중 책임진 이는 없고 희생자 유족들은 지금도 길거리에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1주기 추모식 참석 여부가 민생과 통합을 향한 국정기조 전환의 가늠자가 될 것이다.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정부·여당에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참석을 공개 제안했다. 앞서 유족들은 29일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의 참석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더 많은 ‘신칠라’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어요. 신칠라는 나를 찾아, 내 이름을 찾아 떠날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신칠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깜짝 놀랐어요. 걱정했어요. 보고 싶지만 괜찮아. 신칠라는 슬퍼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자신의 이름을 찾아 떠났습니다.”지난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원서동의 한 카페에 모인 ‘신칠라’의 친구 32명과 가족 9명은 이제는 다시 보지 못하는 ‘신칠라’를 기억하며 그림책을 읽어나갔다. 그가 자주 듣던 플레이리스트가 배경음악이 됐고, 대형 스크린엔 그의 성장 과정을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