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령(牛耳嶺)은 우이동에서 송추로 넘어가는 고개다. 이 고개를 사이에 두고 북한산과 도봉산이 나뉜다. 우이동에서 볼 때 우이령 왼쪽은 북한산이고 오른쪽이 도봉산이다. 우이령 길은 비포장도로인 임도를 따라 갈 수 있기에 걷기 아주 편하다.

우이령 길은 북한산에서 유일하게 예약탐방제를 실시하는 곳이다. 하루 이용한도가 400명이다. 6.25 때 미군이 만들었다 한다. 1968년 북한 김신조가 서울 침투 때 이용했던 길이라 그 후 폐쇄했다가 2009년 개방했다. 41년간 등산객 발길이 닿지 않았던 곳이라 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어 너무 많은 사람이 오면 자연이 놀랄까봐 하루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다.

모든 산은 계절마다 나름 아름다움을 갖고 있지만 나는 가을 산에만 가면 정신을 놓고 감탄에 감탄을 한다. 올 가을 가기 전에 우이령 단풍을 봐야하는데... 하는데... 하면서 미뤘는데 11월 1일은 비가 왔다. 올 가을 첫 비다. 이 비 그치면 우이령 단풍이 다 떨어지고 말 것만 같았다. 서둘러 국립공원 예약시스템에 들어가 보니 3자리가 남아 있다. 운이 좋아도 너무 좋다.

비 오는 우이령에서 만난 단풍을 소개한다.


단풍잎이 이렇게 물이 드나?

담쟁이넝쿨 잎도 참 곱게 물들었다. 나무도 자신을 치장해주는 담쟁이넝쿨이 사랑스러울 거다.  

 

어찌된 일인지 이곳은 완전 주황이다. 단풍잎이 이렇게 온통 주황으로 바뀌는 것은 처음 보았다. 잠시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주황나라에 온 것 같다.

사람들이 왜 우이령 단풍... 우이령 단풍... 노래를 하는지 알겠다. 

비가 그치려나 보다. 하늘이 조금씩 열린다. 이 비로 바싹 말랐던 낙엽도 물기를 흠뻑 먹게 될 거다. 그렇게 가을을 무사히 보내고 그들은 또 다른 생명을 위한 자연으로 돌아가겠지?     

명상의 집에 올라 두 손 맞잡고 명상하듯 멀리 도봉산을 바라보았다. 운무에 싸인 산이 신비롭고 포근하다. 우리 조상들은 인간이 나온 곳도 산이요, 다시 돌아갈 곳도 산이라며 산을 생명의 본향으로 여겼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저 운무 속 어딘가에 숨처럼 가볍게 들어갈 수 있다면 나도 본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북한산 가까이 살다보니 산에 쉽게 갈 수 있다. 공기도 좋아 자주 걷게 되니 건강에도 좋다. 가까이 있어 가벼이 여길 수도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가 들면서... 산에 애정은 커져만 간다. 나도 산처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착한 자연이 되고 싶다. 

 

* 우이령길 탐방 신청하는 곳 : 
https://reservation.knps.or.kr/information/trailInfoList.action

*우이령길 가는 길 : 우이동 탐방센터는 북한산 우이동역에서 하차 후 찾아간다. 교현리 탐방센터는 구파발역 1번 출구에서 704번, 34번 버스를 타고 우이령오봉산석굴암입구에서 하차 후 찾아간다.

 

편집 : 박효삼 객원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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