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돛의 종류

돛이란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것이지만, 돛의 형태 등에 따라 다르고 어떻게 하여 배를 추진시키고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하나씩 풀어보려 한다.

이러한 돛이 언제부터 사용하였다고 단정 짓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는 신라 때 이미 이슬람제국에 범포(帆布, 돛을 만드는 천)를 수출했다는 기록이 있다.

 최치원의 시문집인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 제17권 계편에 배를 빌려 준 것을 감사한 글(謝借舫子狀)이란 제목의 기록을 보면 무명 돛폭이란 말이 나오는데 이 시기에도 무명천으로 돛을 만들었던 것을 알 수가 있다.

 또한 신라선 한척이 흰 돛을 달고 바다 입구로부터 건너오더니 오래지 않아 돛을 돌려서 만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위의 기록에서 신라 때는 돛을 만드는 천이 따로 있었을 만큼 우리는 앞서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그 색깔은 흰색이었음도 알 수 있다. 항법에서 다시 설명이 되겠지만 돛을 돌려서란, 역풍항해에서만 할 수 있는 돛의 조작법이다.

<그림 86> 사각 돛
<그림 86> 사각 돛
<그림 87>  삼각 돛(출전: 세계의 역사를 움직인 배들)
<그림 87> 삼각 돛(출전: 세계의 역사를 움직인 배들)

                                         

이러한 돛들을 대별한다면 사각 돛과 삼각돛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서양의 돛과 동양의 돛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림 86>은 서양의 사각 돛이다. 이 돛은 오직 뒤바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돛으로 앞장에서 설명했던 홑이불로 돛을 대신해 사용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림 87>은 서양의 삼각돛이다. 이 돛도 모양만 다르지 사각 돛과 거의 같은 형태의 돛으로 둘 다 역풍항해는 할 수 없는 돛이다.

그럼 동양의 돛은 어떠했을까? 서양의 돛에 비해 많이 앞선 것으로 과학적인 돛을 달고 역풍항해를 하면서 대해를 누비고 다녔다. <그림 88>은 중국의 돛이다. 이 돛은 비교적 잘 만들어진 돛이다.

<그림 88>  중국의 돛(출전: 우리배의 역사)
<그림 88> 중국의 돛(출전: 우리배의 역사)

                                                 출전: 우리배의 역사

<그림 89> 조선의 돛(출전: 어선조사보고서)
<그림 89> 조선의 돛(출전: 어선조사보고서)

                                                    

 <그림 89>는 조선의 돛이다. 이 돛도 중국의 돛과 큰 차이는 없다. 그림의 오른쪽 맨 밑에 늘어져 있는 줄을 망머리 줄이라고 하는데 돛을 달아 올린 다음에 이 줄을 당겨서 메는데 이렇게 하므로 돛에 각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

이 돛에 비하여 중국의 돛은 한 단계 발전한 돛으로 보아지는데 우리보다 후대에 만들어진 돛의 그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돛은 그 모양이 현대의 돛과 거의 같다는 점을 들 수가 있다. 이 돛의 년대를 정확히는 알 수가 없으나 현대의 돛과 거의 같다.

그러나 이 두 돛의 공통점은 아두줄이 활죽마다 메어져 있어서 돛을 올리거나 내릴 때 엉키어 많은 불편을 주었을 것이다.

또한 끌어당길 때 돛 전체에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조선의 돛에서 아두줄의 그림을 보면 소위 아디채라고 하는 꼭지 점의 위치가 잘 못 그려져 있다. 최대로 끌어당길 때 밑에 세 줄은 제구실을 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보통의 배들은 항해를 할 때 선장은 앉아서 치를 잡는데 끌어당기면 아래의 세 가닥의 줄은 느슨해지도록 꼭지 점이 잘 못되어 있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 현대에 오면서 아두줄은 하나가 되고 활죽을 붙이는 것도 달라졌다. 그래서 역풍항해를 할 때 더 많은 각도를 유지하면서 항해를 하게 된 것이다.

<그림 90>  현대의 돛
<그림 90> 현대의 돛
<그림 91> 현대의 돛으로 항해 중인 배
<그림 91> 현대의 돛으로 항해 중인 배

<그림91>은 70년대까지 우리의 바다에서 조업을 하였던 연승어선(주낙배)이다.

<그림90>은 이 돛을 설명하기 위한 그림이다. 이 돛의 그림을 보면 아두줄이 하나인 것을 알 수가 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아두줄이 활죽마다 메어져 있으면 역풍항해 시 아두줄을 최대로 끌어당길 때 하활이 끌려오면서 아래로 내려온다.

그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림90>처럼 하활의 각을 잡아주었기 때문에 옛날의 돛에 비하여 더 많이 당길 수가 있다.

또한 아두줄이 많으면 돛 전체에 인위적인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돛이 많이는 끌려오지만 상대적으로 밀리려는 힘이 더해진다.

반면에 현대의 돛은 아두줄은 하나지만 최대로 당겼을 때 하활에서부터 상활에 이르는 곡선이 아주 자연스럽게 되기 때문에 밀리려는 힘보다 전진하려는 힘이 더 많아진다.

또한 활죽의 간격이 옛날의 돛은 모두 같은 간격으로 붙였지만 현대의 돛은 상활 쪽에 더 많은 공간을 두었다.

이것은 하활 쪽은 옆으로 밀리려고 하는 반면에 상활 쪽은 바람을 가두어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얻어진 각도나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단축된다.

또한 돛을 접어서 보관하려고 할 때 맨 위의 활죽까지는 접어가지만 나머지 한 칸으로 둘둘 말아서 보관하기 때문에 아주 간단히 정리를 할 수가 있다.

그러나 뒤바람 항해를 할 때야 별문제 될 것이 없지만 역풍항해에서는 이처럼 돛의 만듦새에 따라서 큰 차이가 생긴다.

우리의 어민들은 긴 세월동안의 바다생활에서 얻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이렇게 사용하기에 편리하고, 항해하기 좋은 돛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림 92> 일본의 돛배(출전: 우리배의 역사)
<그림 92> 일본의 돛배(출전: 우리배의 역사)
<그 림 93> 옹기선(출전: 강진군청)
<그 림 93> 옹기선(출전: 강진군청)

                                                      

<그림 92>는 일본의 배 돛인데 임진전쟁 당시의 안택선(安宅船)이다. 이 배도 활죽이 없는 사각 돛으로 뒤바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돛이다. 이러한 배로 우리의 거북선과 전쟁을 하였으니 전쟁마다 대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림 93>은 강진의 옹기배로 실제의 배로는 마지막 남은 옹기배인 것이다. 그런데 영화 촬영을 하면서 그나마 불태워 없어지고 말았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강진군청에서 사진으로나마 소장하고 있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림 94> 불타버린 배
<그림 94> 불타버린 배
<그림 95> 버려진 배
<그림 95> 버려진 배

<그림94>는 영화촬영을 마지막으로 불에 타버리고 밑판과 두드레만 남은 채로 강진 봉황마을 앞 바다에 수년을 방치해 두었으나 마의 경관을 해친다고 주민들이 치워서 없어졌다.

저자가 우연히 그곳에 갔다가 찍어 놓은 것이다. <그림95>는 잘 써먹고 이제 낡아서 쓸 데가 없어져 그대로 방치한 상태에 있는 배이다. 어느 해안을 가나 이러한 배들이 한 두 척은 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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