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솔체꽃, 두메부추, 층꽃나무... 이렇게 예쁜 꽃이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다.

▲ 솔체꽃

솔체꽃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꽃말처럼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마을에 전염병이 돌았다. 한 소년이 병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깊은 산에 약초를 캐러갔다. 약초는 구하지 못하고 헤매다 쓰러졌는데, 요정이 나타나 소년에게 약초를 주었다. 소년은 이 약초로 마을 사람들을 살렸다. 소년은 요정과 좋은 사이로 지냈지만 다른 소녀와 결혼한다. 요정은 너무나 슬퍼 매일 울다 죽고 말았다. 산신이 이를 불쌍히 여겨 꽃으로 태어나게 했는데 그 꽃이 솔체꽃이라 한다.

▲ 솔체꽃

산속 요정처럼 솔체꽃은 한국 중북부와 중국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꽃이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다는 것은 반그늘에서 키워야 한다는 건데 국립수목원에서 자라는 솔체꽃은 햇볕에 강하게 노출되어 살고 있다. 그렇게 키워도 잘 자라는 것을 보니... 끈질긴 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 너무 예뻐 주로 관상용으로 심지만, 여름에 나온 연한 잎은 삶아 나물로 먹거나 말려 떡을 해 먹기도 한다고 한다.

▲ 두메부추

두메부추는 이름처럼 사람이 살지 않는 두메산골에서 사는 부추다. 주로 울릉도, 동해안 산지, 함경북도 백두산과 관모봉 등지에서 산다. 개체 수는 많지 않다고 한다.

▲ 두메부추

꽃은 이리 연분홍으로 곱고, 부추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잎은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먹으면 장도 튼튼해지고 항균, 항염작용도 있다고 하니 인간에게 유용한 꽃이다. 누군가 대량재배에서 성공하면 큰 돈을 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층꽃나무

층꽃나무는 꽃이 층층으로 핀다고 하여 이름 붙었다. 일본, 중국, 대만, 경상남도, 전라남도 남쪽 섬 및 제주도 등에서 산다. 햇볕이 잘 드는 건조한 땅 또는 바위 곁에서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다. 강한 광선이 내리쬐는 척박한 땅을 비롯하여 노출된 절개지에서도 잘 자라 녹화용으로 쓰인다. 꽃도 예뻐 관상으로도 심고 실용성도 있으니 역시 인간에게 기쁨을 두 배 주는 꽃이다.

깊은 산골에서 피는 솔체꽃, 울릉도 등 두메산골에서 자라는 두메부추, 척박한 땅에서 잘 사는 층꽃나무 등 만나기 어려운 꽃들을 반나절 돌아다니며 쉽게 구경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국립수목원이 가까이 있어서 참 고맙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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