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에서 만난 솔체꽃, 두메부추, 층꽃나무... 이렇게 예쁜 꽃이 있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예쁘다.
솔체꽃 꽃말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다. 꽃말처럼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한 마을에 전염병이 돌았다. 한 소년이 병든 가족을 구하기 위해 깊은 산에 약초를 캐러갔다. 약초는 구하지 못하고 헤매다 쓰러졌는데, 요정이 나타나 소년에게 약초를 주었다. 소년은 이 약초로 마을 사람들을 살렸다. 소년은 요정과 좋은 사이로 지냈지만 다른 소녀와 결혼한다. 요정은 너무나 슬퍼 매일 울다 죽고 말았다. 산신이 이를 불쌍히 여겨 꽃으로 태어나게 했는데 그 꽃이 솔체꽃이라 한다.
산속 요정처럼 솔체꽃은 한국 중북부와 중국의 깊은 산속에서 자라는 꽃이다. 깊은 산속에서 자란다는 것은 반그늘에서 키워야 한다는 건데 국립수목원에서 자라는 솔체꽃은 햇볕에 강하게 노출되어 살고 있다. 그렇게 키워도 잘 자라는 것을 보니... 끈질긴 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 너무 예뻐 주로 관상용으로 심지만, 여름에 나온 연한 잎은 삶아 나물로 먹거나 말려 떡을 해 먹기도 한다고 한다.
두메부추는 이름처럼 사람이 살지 않는 두메산골에서 사는 부추다. 주로 울릉도, 동해안 산지, 함경북도 백두산과 관모봉 등지에서 산다. 개체 수는 많지 않다고 한다.
꽃은 이리 연분홍으로 곱고, 부추라는 이름이 붙은 것처럼 잎은 부드럽고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먹으면 장도 튼튼해지고 항균, 항염작용도 있다고 하니 인간에게 유용한 꽃이다. 누군가 대량재배에서 성공하면 큰 돈을 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층꽃나무는 꽃이 층층으로 핀다고 하여 이름 붙었다. 일본, 중국, 대만, 경상남도, 전라남도 남쪽 섬 및 제주도 등에서 산다. 햇볕이 잘 드는 건조한 땅 또는 바위 곁에서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다. 강한 광선이 내리쬐는 척박한 땅을 비롯하여 노출된 절개지에서도 잘 자라 녹화용으로 쓰인다. 꽃도 예뻐 관상으로도 심고 실용성도 있으니 역시 인간에게 기쁨을 두 배 주는 꽃이다.
깊은 산골에서 피는 솔체꽃, 울릉도 등 두메산골에서 자라는 두메부추, 척박한 땅에서 잘 사는 층꽃나무 등 만나기 어려운 꽃들을 반나절 돌아다니며 쉽게 구경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국립수목원이 가까이 있어서 참 고맙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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