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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눈과 호수가 많고 빙하를 볼 수 있는 나라다. 따라서 캐나다 출신 화가 작품이 있는 전시실에는 이 세 가지를 주제로 그린 풍경화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그 중 내 눈길을 확 끈 작품 몇 점을 소개하려 한다.

Marc-Aurèle de Foy Suzor-Coté(마르크-오렐 드 포이 수조르 코테)

'수조르 코테'의 아래 작품은 캐나다 풍경을 그린 것은 아니지만... 워낙 인상적이어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아름다운 노랑 숲을 뒤로한 소녀가 벽면 한쪽을 다 차지하고 서서 나를 보고 있다.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가 넘는 길쭉한 작품으로 제목은 'Shepherdess at Vallangoujard'(발랑구자르에서 만난 양치기 소녀)다. '수조르 코테'가 그림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은 1898년에 그린 작품이다. 시골 소녀의 무심한 눈길이 나를 사로잡는다. 발길이 떨어지지 못하고 뭐에 홀린 듯 나도 그녀를 바라본다. 마치 말 없는 대화를 주고받는듯...

1869년 퀘벡에서 태어난 '수조르 코테'는 1890년 바리톤으로 성악을 배우러 파리로 간다. 그는 어찌 된 영문인지 1890년대 후반 프랑스 인상파 작품에  매료되어 회화와 조각을 공부한다. 인상파의 이론과 자연 풍경을 그리는 기법을 배운 후 1908년 퀘벡으로 돌아와 캐나다 풍경을 주로 그렸다. 

몬트리올 미술관에서 만난 '수조르 코테' 작품은 저 그림 한 점이다. 아쉬운 마음에 그의 풍경화 한 점을 캐나다국립미술관에서 가져왔다. 1911년 작품  'A CORNER OF MY VILLAGE, ARTHABASKA' 다. 그가 태어난 고향인 눈 덮인 아르타바스카를 그렸다.  

Maurice Cullen(모리스 컬렌)

다음 작가는'Maurice Cullen'이다. 컬렌은 1866년 캐나다 북동부의 뉴펀들랜드 주 세인트존스에서 태어났지만 4세 때 몬트리올로 이사했다. 1884년 몬트리올에서 회화와 조각을 배운 후 1889년 파리로 유학 간다. 전통적인 프랑스 회화 이론을 배우면서 인상파, 특히 클로드 모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1895년 퀘벡으로 돌아와 인상파의 기법을 활용하여 캐나다 풍경 특히 겨울의 독특한 분위기를 변화하는 빛의 효과로 표현했다. 캐나다에서 그는 인상파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화가와 교수로서 활동하다가 1934년 퀘벡 주 참블리에서 사망한다. 

컬렌이 파리에서 캐나다로 막 돌아온 후 1897년 그린 'Quebec City from Lévis'이다. 리바이스에서 보이는 강 건너 퀘벡 시티를 그렸다. 얼음궁전이다. 

다음 그림은 좀 재미있어서 무료사진에서 가져왔다. 1906년 그린 'Lévis from Quebec'이다.  1897년 그림과는 반대로 퀘벡 시티에서 보이는 강 건너 리바이스를 그렸다. 그는 퀘벡 주변에 머물며 그 지역 풍경화를 많이 그렸다.  

몬트리올 미술관에 있는 'Winter Street Scene'이다. 1911~1912년 사이에 그린 작품이다.

1914년 그린 'Ice Harvest'다. 말이 끄는 썰매가 퀘벡의 얼어붙은 강을 가로질러 이동하며 얼음을 수확하는 장면을 그렸다. 하늘이 묘하다. 컬렌의 작품 중 가장 높게 평가받는 작품이다.

컬렌의 네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가 그리는 하늘은 정말 오묘하다. 빛의 변화로 인한 효과를 독특하게 표현함으로써 하늘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는 말이 딱 맞다. 더불어 눈 내린 땅과 강의 모습까지...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함을 느낀다.  

Lawren S. Harris(로렌스 해리스)

관람을 마치고 나오려다가 한 번 더 보고 싶어 뒤돌아가 한참을 보고 나올 정도로 내 정신을 쏙 빼앗은 작품이 있다. Lawren S. Harris가 그린 1925년 작품 'Mount Temple'과 1921-1928년 사이 그린 'Morning, Lake Superio'다.  

'해리스'는 1885년 온타리오 주 브랜트포드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사업가 아버지를 둔 탓에 평생 돈에 구애받지 않고 살았지만, 9세 때 아버지는 사망하고 가족 모두는 토론토로 이사한다. 1903년 토론토 대학에 진학했다가, 1904년부터 1908년까지 베를린으로 가서 현대미술을 공부한다. 1908년 토론토로 돌아온 그는 넉넉한 유산으로 예술가들의 활동을 돕는 일에 집중한다. 특히 캐나다 미술계가 자랑하는 풍경화가 클럽인 'Group of Seven'을 결성하고 지원한다. 그도 이 그룹의 일원이다. 

그는 1921년부터 1928년까지 캐나다 로키 산맥에 있는 여러 공원들과 캐나다 호수를 탐방하면서 스케치한다. 빙하를 산머리에 이고 있는 'Mount Temple'이나,  잔잔히 빛나는 호수의 아침 햇살을 그린 'Morning, Lake Superio'도 그 당시 탐방의 산물이다.  

1926년 그린 'North Shore, Lake Superior'는 해리스의  Lake Superior 시리즈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한다. 영롱한 광채가 그림을 뒤덮고 있다. 그 광채에 고사목은 마치 비너스 같다. 캐나다국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져왔다. 

해리스는 빛과 물과 나무와 구름과 바위의 형태를 최대한 단순화시켰다. 색도 최소한으로 깔끔하게 썼다. 하지만 단순한 그의 그림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장엄함이 느껴진다. 간결한 빛의 조화에서 우주의 따뜻함과 무한함도 느낀다. 참 신기한 일이다. 

1929년 그린 'Mountains in Snow'도 마찬가지다. 빙하로 둘러싸인 봉우리에 흐르는 정적이  신비롭다.

1929년 그린 ‘Mountain Forms’은 부채처럼 펼쳐진 빙하 봉우리를 보라와 파랑 능선이 감싸 안고 있다. 아름다우면서도 웅장함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이 'Mountain Forms'은 2016년 11월 보스톤 박물관에서 열린  경매에서 $11.21million에 낙찰되었다. 2016년 당시 해리스 작품가의 신기록이었으며, 캐나다 화가 작품 중 최고가였다고 한다. 해리스는 캐나다 미술계의 선구적인 모더니스트이며, 그의 환상적인 그림들은 사실상 20세기 캐나다 예술을 대표한다고 하니... 그의 그림 한 점이 약 131억원의 가치를 가질만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마지막으로 내가 만난 해리스 작품 중 가장 맘에 드는 한 점을 소개한다. 사진은 캐나다국립미술관에서 가져왔다. 1934~1940년에 캐나다 앨버타 주 재스퍼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산을 그린 작품이다. 'Mountain Forms' 과 다르게 이 그림은 선이 둥글둥글해서 한결 포근하다. 청록색이 하늘과 산에 가득해서 동양적인 신비함이 느껴진다. 마치 신선들이 사는 세계 같다. 내가 돈이 많으면 이 그림을 사겠다.

참고사이트 :

1 캐나다국립미술관 : https://www.gallery.ca/magazine/your-collection/examining-canadian-identity-up-close-lawren-harris-and-the-great-white   
2 .https://en.wikipedia.org/wiki/Marc-Aur%C3%A8le_de_Foy_Suzor-Cot%C3%A9  
3. https://en.wikipedia.org/wiki/Maurice_Cullen_(artist)                         
4,  https://en.wikipedia.org/wiki/Lawren_Harris

참고 기사 : https://www.cbc.ca/news/entertainment/lawren-harris-mountain-forms-auction-1.3864470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