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과, 매자나무, 자엽매자나무, 주목, 독일가문비나무

가끔 고양시 근처에 갈 일이 생기면 항상 일산호수공원에 가서 산책을 한다. 시원한 호수에 마음이 뻥 뚫리고 호수 둘레를 천천히 걸으면 2시간 정도는 충분히 걸을 수 있어 운동도 된다.

1996년 5월 일산신도시 택지개발과 함께 조성된 일산호수공원은 총면적이 30만 평에 이르는 동양 최대 인공 호수공원이다. 호수만 9만여 평이다. 호숫물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잠실 수중보 상류의 상수원을 정화해 담수한다. 공원을 순환하는 4.7㎞의 자전거 도로, 메타세콰이어길 등 9.1km의 산책로. 수변광장, 인공섬, 어린이 놀이터, 자연학습장, 음악분수 및 100여 종의 야생화와 20여만 그루의 울창한 숲은 주변 수도권 시민들의 여유와 휴식, 운동 공간이다. 

일산호수공원 가을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PRINT/966802.html)
일산호수공원 가을 사진(출처 : 한겨레신문 /https://www.hani.co.kr/arti/PRINT/966802.html)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리는 유명한 행사는 고양꽃박람회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4년간의 휴식기를 보내고 지난 4월 27일~5월 8일까지 열렸다. 가을에는 10월 초순에 열리는 가을꽃축제, 겨울에는 12월 중순에 열리는 호수꽃빛축제 등이 개최된다. 

형형색색의 튤립이 눈길을 끌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089690.html)
형형색색의 튤립이 눈길을 끌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사진 출처 : 한겨레신문 / 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1089690.html)

우리는 4월 중순에 호수공원을 찾았다. 먼저 봄이면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다는 꽃동산 달맞이섬에 갔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정자, 월파정이 있는 인공섬이다. 개나리는 이미 지고 없었고, 벚꽃은 거의 다 지고 있었고, 대신 만개한 '꽃사과'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꽃사과

꽃사과
꽃사과

장미과 사과나무속의 '꽃사과'는 4~5월에 산형꽃차례로 핀다. 가지 끝에 4~10개의 꽃이 피므로 가지가 휘어질 듯 꽃이 달려있다. 꽃이 벚꽃을 닮아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벚잎꽃사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꽃봉오리는 연분홍이지만 활짝 피면 꽃잎은 하얗다. 약 20개의 노란 수술 속에 4~5개의 암술이 숨어있다. 수술대는 꽃잎의 1/3 정도로 짧다. 9~10월에 열매는 붉게 익는다. 사과는 지름이 5~15cm이지만 꽃사과는 지름이 2~2.5cm로 눈깔사탕 만하다. 맛은 시어서 식용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열매보다는 관상용으로 심는다. 

꽃사과
꽃사과
꽃사과 열매(사진 출처 : 위키백과 / https://ko.wikipedia.org/wiki/%EB%B2%9A%EC%9E%8E%EA%BD%83%EC%82%AC%EA%B3%BC%EB%82%98%EB%AC%B4)
꽃사과 열매(사진 출처 : 위키백과 / https://ko.wikipedia.org/wiki/%EB%B2%9A%EC%9E%8E%EA%BD%83%EC%82%AC%EA%B3%BC%EB%82%98%EB%AC%B4)

매자나무

다음 만난 나무는 '매자나무'다. 매자나무과 매자나무속이다. 국내에서만 자생하는 특산종으로  내한성도 강하고 음지나 양지에서도 잘 자란다. 다 자라도 2m 정도 자라는 작은 나무로 꽃과 열매가 예뻐 관상용으로 심는다. 4~5월에 노랑꽃이 줄기에 대롱대롱 매달리듯 피며 9월에는 붉은 열매가 열린다.   

​매자나무
​매자나무

매자(鷹刺)는 매(鷹)와 자(刺)의 합성어로, 매자나무는 줄기에 매의 발톱과 같이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나무라는 뜻이다. 가시가 더 크고 날카로우면 ' 매발톱나무', 가시가 작으면 매자나무라고 한다.

매자나무 가시 (사진 출처 : 이호균의 풀꽃나무광( ​​매자나무(1) (tistory.com))
매자나무 가시 (사진 출처 : 이호균의 풀꽃나무광( ​​매자나무(1) (tistory.com))

자엽일본매자나무

'자엽일본매자나무'도 만났다. 자주색 잎을 가졌고 원산지가 일본이라 '자엽일본'이 붙었다. 매자나무보다는 키가 더 커서 2~3m다. 4~5월에 노랑꽃이 2~5송이씩 달랑달랑 달린다. 꽃받침도 붉은색이다. 잎은 여름까지는 자주색이지만 가을에는 진홍색으로 바뀐다. 열매도 9~10월에 붉은 색으로 열려 매자나무와 같이 공원에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줄기에는 가시가 있다.

자엽일본매자나무
자엽일본매자나무

주목

'주목'의 새순도 만났다. 기후온난화로 우리나라 고산지대에서 점점 사라져 가는 슬프디 슬픈 주목의 새순은 고와도 너무 곱다. 새 생명은 이렇게 고운 건가 보다. 

주목
주목

독일가문비나무

노르웨이가 원산지인 '독일가문비나무'는 유럽의 중북부에서 많이 자라는 키가 큰 침엽수다. 세상에 나오기 전 새순은 수줍은 듯 발갛다. 황색으로 변하면서 고개를 내밀고, 터지고 나면 새순이 나온다. 주목과 같이 고와도 너무 고운 연둣빛 새순이다.

독일가문비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독일가문비나무
독일가문비나무

그다음 주는 용인 광교산에 갔다. '종지나물'과 '애기나리'가 참으로 예뻐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종지나물

종지나물은 '미국제비꽃'이라고도 부르는 제비꽃과 제비꽃속 식물이다. 잎이 간장을 담는 종지처럼 안으로 말리고 먹을 수 있어서 종지나물이라 이름 붙었다. 8.15광복 후 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는데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 등에서 흔하게 무더기로 자란다. 특이하게 산이나 들에서는 볼 수가 없어 도시의 제비꽃이라고도 부른다.  

애기나리

백합과 애기나리속 '애기나리'는 이름처럼 작은 나리 꽃이다. 키가 15~40cm 밖에 되지 않는다. 4~5월에 아주 연한 녹색 꽃이 핀다. 줄기 끝에 1~2개가 아래를 향해 피어서 꽃 얼굴을 만나려면 바닥에 엎드려야 한다. 겸손해져야 인사할 수 있는 귀한 꽃이다.  귀한만큼 순수 그 자체의 느낌을 준다.  

꽃잎은 6장이다. 노란 꽃밥을 가진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을 가지고 있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약재로 쓰여 천식에 효과가 있고 소화작용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꽃의 줄기와 뿌리에는 독성도 있다고 하니... 작다고 만만히 보아서는 아니 될 듯....   

* 언제나 아낌없이 자료 사용을 허락해 주시는 이호균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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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이트 1 이호균의 풀꽃나무광
참고 사이트 2 모야모
참고 사이트 3 일산호수공원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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