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가는 것은 늘 즐겁습니다. 운동도 할 수 있고 구경거리도 많습니다. 계절마다 제각각의 모습을 보여주는 남산은 서울의 관광명소라고 하지요. 코로나가 끝나고 나니 요새는 외국인도 많이 보입니다. 

백범광장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단풍이 서서히 들기 시작합니다. 억새도 보입니다. 맑은 가을 하늘이 좋은지 구름도 새가 되어 춤을 추네요. 

남산 정상에서 남쪽 둘레길로 내려오다가 안내센터 바로 옆 아랫길로 가면 나오는 성곽길입니다. 북적북적한 남산 정상과는 아주 다른 호젓한 산책길입니다. 2주 후면 산성 위 저 나무도 화려한 단풍으로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 합니다. 이 길로 가면 남산 정상의 그 유명한 구절초 군락은 만날 수 없습니다. 바로 저 성곽 안쪽에 구절초가 피어 있거든요. 하여 이 길 끝에서 다시 남산 정상 쪽으로 몇 걸음만 가면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인사할 수 있습니다.

남쪽 둘레길을 돌다가 전망대에서 만난 저녁노을입니다. 구름 뒤로 숨으며 하루를 일찍 마감합니다. 오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공기 중 수분이 가득해서 노을이 강렬하지 않습니다. 마치 간유리 렌즈를 끼운 듯 뿌옇게 노을 지는 하늘이 색다른 맛을 줍니다.

남측 둘레길에서 야외수목원으로 내려갑니다. 야외수목원도 가을 물이 들어갑니다. 저는 야외수목원 이끼정원을 참 좋아합니다. 실개천과 함께 만들어진 이끼정원은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다른 공원에서는 이끼정원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이끼는 억지로 옮겨 심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하지요. 남산 이끼정원은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관리를 잘하나 봅니다. 관리해 주는 서울시 중부공원녹지사업소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이끼 정원
이끼 정원
이끼 정원
이끼 정원
이끼 정원 끝에 조성한 꽃밭 
이끼 정원 끝에 조성한 꽃밭 

7시가 다 되어가니 '남산타워'의 몸통이 푸르게 빛납니다. 공기가 가장 맑을 때 푸른빛을 띤다고 하지요. ‘에펠탑’이 프랑스 파리의 상징물인 것처럼 ‘남산타워’도 서울의 상징물이 될 수 있을까요? 비록 방송전파 송·수신탑으로 시작했지만 40년 동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으면서 서울 시내를 360도 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해왔고, 그 모습도 잘록한 허리를 가진 여인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아름다우니 서울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밤이 되니 더욱 아름답네요.

남산서울타워
남산서울타워

오전에 세차게 비가 왔습니다. 오후에 비가 멎었지만, 온종일 비 예보가 있었기에 나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좀 늦게 남산에 가서 4시경부터 산책을 했습니다. 비 온 뒤라 공기는 더욱 맑고 상쾌했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남산은 비가 와도 좋고... 추워도 좋고... 늦게 가도 좋고... 늘 좋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는 남산은 서울 시민들에게 큰 복덩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산 북쪽 둘레길과 남쪽 둘레길은 유명한 단풍길입니다. 앞으로 3주 정도 단풍 구경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포장된 무장애길이라서 누구나 쉽게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습니다. 

편집  : 김미경 편집위원

김미경 편집위원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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